전염성 강한 ‘스텔스 오미크론’, 더 치명적일까?

입력 2022.02.26 21:00 입력 2022.02.26 21:00수정 2022.02.26 14:47 조회수 117,283

한건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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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과 덴마크의 초기 연구에 따르면 BA.2는 오리지널 오미크론 변종인 BA.1보다 약 30% 더 전염성이 높으며 현재 전 세계 코로나19 환자 5명 중 1명꼴로 감염을 유발하고 있다. BA.2는 적어도 43개국에서 원래의 오미크론 균주를 능가하고 있어 다른 파괴적인 전염병 파동에 대한 두려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미국 베스 이스라엘 디코니스 메디컬센터(BIDMC)의 댄 바로치 바이러스학·백신연구센터장은 “BA.2가 BA.1보다 더 많이 퍼질 가능성이 있기에 주의를 기울일 필요는 있지만 세계적 경종을 울릴 필요까지는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BA.2가 백신과 단일클론 치료제로 형성되는 면역력을 우회하는 능력은 BA.1과 비슷한 수준이다. 지금까지 연구를 종합해보면 BA.2가 유전적 사촌쯤 되는 BA.1을 능가해 그 자리를 대체할 수는 있겠지만 더 치명적이라고 할 수는 없다.

캐나다 서스캐처원대의 안젤라 라스무센 교수(바이러스학)는 “BA.2가 숫자상으로는 계속 늘고 있지만 BA.1가 혜성처럼 등장할 때와는 다르다”고 말했다. 그는 “BA.1이 최고조에 달한 시점 전후로 코로나19에 감염되거나 부스터 샷을 맞은 수많은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높은 중화 항체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BA.2로부터도 안전하다”고 설명했다.

동료검토를 아직 거치지 않은 2가지 연구도 이를 뒷받침한다. 첫 번째 연구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연구진의 것이다. 남아공은 신규 코로나19 감염에서 BA.2의 비중이 최근 1주에만 27%에서 86%로 빠르게 증가했다. 연구진은 코로나19 양성검사를 받은 9만5000건 중 입원치료가 필요할 만큼의 위중증 사례를 추적했다. 그 결과 BA.1 감염에 의한 입원율 추정치는 약 3.4%, BA.2 감염 추정치는 약 3.6%로 엇비슷하게 조사됐다. 연구진은 기절질환과 노령 등의 요소를 감안해봐도 BA.1에 감염된 사람과 BA.2에 감염된 사람 사이의 입원위험의 차이를 발견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BA.1과 BA.2 입원환자 중 약 1/4은 백신 접종을 완료한 사람들이었다.

이번 연구책임자인 남아공 국립전염병연구소(NICD)의 니콜 월터 박사는 “BA.1으로 인한 4차 대유행 물결의 파고가 BA.2의 등장과 함께 꺾이지 않고 계속되곤 있지만 이는 두 번째 정점이 아니라 꼬리가 더 길게 이어지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코로나19 발생환자가 오미크론 유행기보다 살짝 더 늘어난 것은 짧은 겨울방학을 마친 학교의 개교와 전반적 규제완화가 맞물렸기 때문”이라고 덧붙여 설명했다. 실제 남아공에선 BA.2로 인한 확진자는 늘고 있으나 입원환자는 계속 줄고 있다.

두 번째 연구는 덴마크 국립혈청연구소(SSI)의 것이다. 덴마크는 BA.2가 신규 코로나19 감염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SSI 연구진은 델타 및 BA.1에 감염됐던 코로나19 환자가 BA.2에 의한 재감영 위험성을 조사했다. 그 결과 델타나 BA.1에 감염됐던 사람도 BA.2로 인해 재감염 될 수는 있지만 그 사례가 많이 않으며 백신접종을 완료한 사람의 경우엔 대부분 경미한 증세만 일으킨다는 것이 확인됐다.

한건필 기자

hanguru@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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