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중보건의 군사훈련 복무기간 미산입…형평성의 문제

[박창범의 닥터To닥터]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현재 군의관과 공중보건의사의 경우 기초군사훈련 교육기간 1개월은 군복무기간에 포함되지 않는다. 이에 대해 2018년부터 국회에서도 문제의식이 충분히 공유됐고 토론회를 통해 많은 공감대가 형성됐다. 병역법 개정안을 발의하기도 했지만 국방부의 지속적인 반대로 국회 국방위원회 심의를 통과하지 못하고 좌절됐다. 이에 2019년 대한공중보건의협의회는 공보의 4주를 의무복무기간에 산입하지 않도록 규정한 병역법은 복무기간이 군사교육소집기간만큼 연장되어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하고 과 직업수행의 시점을 늦춘다며 헌법소원을 청구했다.

최근에 이 헌법소원에 대한 판결이 내려졌다. 헌법재판소는 군사교육소집기간만큼 연장된 복무기간 동안 전공의 혹은 전임의 수련을 하지 못한다는 주장에 대해 현재 제도에서 공중보건의들은 복무 중이더라고 하더라도 다른 지원자들과 동일하게 수련병원의 채용절차에 지원하는 취업기회를 가진다고 했다. 또 3월부터 근무하는 다른 의사들에 비해 5월부터 근무할 수 있지만 취업의 기회를 보호받고, 수련기간에서 2개월이 제외되었다고 하더라도 어떠한 불이익한 처우를 받지 않기 때문에 직업선택의 자유, 직업수행의 자유가 침해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시했다. 또한 병역판정검사 전담의사, 공익법무관, 공중방역수의사와 같이 군사교육수집기간이 복무기간에 산입되지 않는 보충역이 존재하기 때문에 공중보건의만 차별이 발생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재판부에 따르면 국가산업발전에 기여하기 위한 전문연구요원의 경우 상시 연구인력이 존재하며 일정기간 자리를 비워도 심각한 업무공백이 발생하지 않는다. 이에 비해 공중보건의는 임기제 공무원의 신분을 가지고 농어촌 등 보건의료 취약지역에서 보건의료업무에 종사하기 때문에 다른 전문연구요원에 비해 수행업무의 공익적 기여도가 크다. 군사교육소집기간이 의무복무기간에 포함되면 공중보건의 소집해제일인 3월부터 다른 공보의가 배치되는 4월까지 1개월간 의료공백이 발생하는데 이런 공보의 부재가 매년 1개월씩 일부 지역에서 발생하는 것이 반복되면 보건의료취약지역의 의료상황이 더욱 악화될 우려가 있다. 같은 병역유형인 보충역의 경우 개별 보충역마다 제도도입취지, 복무형태, 복무내용, 신분 등이 다르기 때문에 군사교육소집기간 산입여부와 같은 병역의무이행의 세부적 내용이 모두 동일하게 적용돼야 한다고 볼 수 없다. 마지막으로 공중보건의는 군의관과 근간을 같이하여 군의관 선발과정, 보수, 수행업무, 내용 등 여러면에서 동일하거나 유사한데 이러한 점을 고려한다면 군사교육소집기간의 복무기간 산입여부와 같은 정책적인 사항에 대하여 전무연구요원과 달리 규정한다고 해서 이를 부당한 차별취급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7:2의 의견으로 헌법소원청구를 기각했다. (헌법재판소 2020.9.24. 2019헌마472, 473, 474 병합 결정)

헌법재판소의 이러한 결정에 대해 여러 비판이 가능하다. 우선 헌법재판소는 군의관이나 병역판정검사 전담의사, 공익법무관, 공중방역수의사도 기초군사훈련기간을 군복무기간에서 제외하기 때문에 형평성에 차이가 없다고 했지만 비교대상을 현역병으로 했을 때 현역병이 훈련소에서 받는 기초군사훈련기간을 군복무기간에서 제외한다는 것은 상상하기도 어렵다. 헌법재판소에서 예시한 직역 모두 일반적이고 평균적인 상식에서 벗어난 대우를 받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단지 이들이 기초군사훈련기간을 군복무기간에 제외하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결정은 납득하기 어렵다. 공보의 배치까지 1개월의 진료공백이 생기는 것에 대해서는 의료취약지가 아닌 지역의 공중보건의를 취약한 지역으로 일시적으로 재조정하거나, 인근 공중보건의로 하여금 순회진료를 하는 방법으로 복무기간을 연장하지 않더라도 합리적으로 의료공백을 해소할 방법이 있다. 아니면 공중보건의가 아닌 의사직 공무원을 직접적으로 고용해서 이런 문제들을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방법도 있다. 이런 합리적인 방법을 모색하지 않고 단지 복무기간을 연장하는 식으로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하는 행정편의적인 방법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 결정에 대해 대한공보의협의회 회장은 공중보건의와 군의관은 다른 직군인데 불구하고 또다시 군의관과 비교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하면서 강한 유감을 표했다. 특히 사병들의 복무기간이 18개월로 점차적으로 줄어들고 있지만 공중보건의들은 36개월 유지되고 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초군사훈련기간 1개월조차 이에 산입시켜주지 않겠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대한공중방역수의사협회 회장도 군복무를 하는 개인의 형평성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제도자체의 목적만을 고려해 내려진 판결이라고 비판하면서 양심적 병역거부자나 병역기피자들의 경우 별도의 군사훈련은 받지 않고 기본교육/직무교육을 받을 수 있는데 해당 교육기간은 복무기간에 산입하도록 규정된 것에 비하면 현재의 제도는 비합리적이고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주장했다.

앞으로 상식에 벗어나 운영되고 있는 현재의 제도에 대해 좀 더 사회 전체의 노력과 참여가 필요할 것으로 생각한다.

 

에디터 kormedimd@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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