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 폐렴, 공포 휩싸여선 안될 이유

[이성주의 건강편지]

제 1387호 (2020-01-28일자)

우한 폐렴 공포 휩싸일 필요 없는 이유

우한의 약국 앞에서 시민들이 마스크와 약품을 구하기 위해 줄 서 있다. 사진 출처=Wikipedia

인구 1100여만 명의 중국 중부지방 최대 도시. 신해혁명이 발발한 우창(武昌)과 전통의 도시 한커우(漢口), 한양(漢陽)이 합쳐진, 3500년 역사의 우한(武漢)이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때문에 폐허로 변하고 있습니다. 중국 당국의 늑장 대처로 한 도시가 기울고 있고, 우한 시민의 절반이 중국 각지로 흩어져 나라 전체가 위기에 빠졌습니다. 상당수는 해외로 떠나 지구촌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닙니다. 27일 현재 국내 확진 환자는 4명으로 늘어났고, 보건당국은 감염병 위기경보를 ‘주의’에서 ‘경계’로 격상했습니다. 의료관광 코디네이터로 보이는 3번째 확진 환자는 서울 강남과 경기 고양시 일산 등에서 최소 74명을 접촉했다고 하며, 4번째 확진 환자는 그 전에 동네병원에 갔는데도 체크가 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대통령은 국민에게 “과도한 불안을 갖지 말라”고 당부한지 하루 만에 우한 입국자 2000명에 대한 전수조사를 추진하라고 지시했습니다. 우한에서 다른 곳을 경유해서 입국한 사람이 더 많을 수 있는데….

인터넷에서는 괴담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중국인 폐렴 환자가 지하철에서 쓰러졌다느니, 제주도 서귀포의료원이 환자 때문에 폐쇄가 됐다느니 유언비어가 난무하고 있습니다. 맘 카페에서는 아이를 어린이집이나 학교에 보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과 휴교령 요구가 빗발치고 있습니다. 중국인 입국 금지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습니다. 공포감이 폐렴 바이러스보다 훨씬 빨리 번지고 있는 것은 확실해 보입니다.

전염병에 대해서 철저히 대비할수록 좋겠지만, 공포가 사회를 억누르는 일은 없어야 할 겁니다. 숱한 사람이 픽픽 쓰러지는 영화처럼 되지는 않습니다.

첫째, 우리나라 도시환경과 국민의 위생 수준이 중국인들과 비교하기를 거부할 정도로 좋습니다. 둘째, 메르스 사태를 겪으면서 보건 당국과 병원들은 철저한 대응 시스템을 갖췄습니다. 셋째, 우리나라 병원의 바이러스 질환이나 폐렴에 대한 치료 수준이 중국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높습니다. 특히 코로나 바이러스는 코감기를 일으키는 바이러스인데 대증(對症)치료를 합니다. 이것이 변형된 신종코로나바이러스는 폐렴을 일으키지만 일찍 발견하면 대증치료로 충분히 다스릴 수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국내의 확진 환자 모두 잘 치료되고 있으며, 아직 중국 바깥 15개국 환자 60여명 가운데 사망자는 한 명도 없습니다.

정부는 여론에 휩쓸려 우왕좌왕하지 말고, 전문가 그룹의 판단을 존중해서 잘 대처하기 바랍니다. 정부 책임자는 말을 아끼시기 바라며, 보건당국 홈페이지를 보면 대응속도가 좀 느린듯한데, 질병의 전파도, 대응도 속도가 생명이라는 것을 염두에 두시기 바랍니다. 야당은 보건당국의 대응을 일일이 정치 이슈화하겠다는 생각은 버리고 정부의 대응에 적극 협조하고 필요하다면 더 나은 대안을 제시하기 바랍니다. 이것이 ‘수권정당’으로서의 모습을 보이는 걸 겁니다. 중국이 의료용 방호복, 마스크 등의 절대 부족을 호소하고 있는데 이를 긴급 지원하는 것이 우리나라에도 좋을 겁니다.

여러분은 질병관리본부의 권고에 따라 비누거품을 내서 30초 이상 꼼꼼히 손을 씻고, 기침할 때 옷소매로 입과 코를 가리는 등  생활수칙을 지키시기 바랍니다. 여기에 더해서 외출 시 마스크를 쓰고, 눈으로도 감염될 수 있으므로 손으로 눈을 비비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열이 나고 마른기침, 호흡곤란 등의 증세가 나타나 병이 의심되면 1339로 문의하시기 바랍니다. 겁에 질려 공포감을 전파하기만 하면 공포의 상황이 올 수도 있지만, 이성적으로 대처하면 충분히 대처할 수 있습니다. 의료강국, 한다면 하는 대한민국이기에.

그래픽 출처=질병관리본부

 


[오늘의 건강] 뇌출혈 수술 대한민국 베닥은?


매주 월요일자(오늘은 연휴 때문에 화요일자) 건강편지에서 베닥(BeDoc) 앱에서 최고의 의사로 선정된 의사의 인터뷰를 소개합니다.

첫 회는 뇌혈관질환 수술 분야 베닥인 서울대병원 신경외과 김정은 교수입니다.

김 교수는 뇌종양을 전공해서 제주도병원에 내려갔지만, 중증 뇌출혈 환자의 생명을 살리다가 이 분야 최고에 오른 의사입니다. 제주대병원에서 김 교수의 모습은 ‘돌담병원 낭만닥터 김사부’를 연상케 합니다. 그는 성인 모야모야병의 세계적 권위자이기도 합니다.

☞‘낭만닥터 김사부’ 김정은 교수 Story 보기

 

오늘의 음악

[첫곡은 1887년 오늘 폴란드에서 태어난 피아니스트 아르투르 루빈스타인의 연주로 쇼팽의 야상곡(Nocturne) 작품번호 9번 중 2번 준비했습니다. 2016년 오늘 세상을 떠난 폴 켄터너가 리드기타를 맡은 록그룹 제퍼슨 스타쉽의 ‘Count on Me’ 이어집니다.]

  • 쇼팽 야상곡 2번 – 아르투르 루빈스타인 [듣기]
  • Count on Me – 제퍼슨 스타쉽 [듣기]

    이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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