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 후 아이스크림을 퍼먹게 되는 ‘과학적’ 이유

[사진=Dasha Petrenko/shutterstock]
연인의 이별 통보를 받고, 집에 돌아와 소파에 앉아 아이스크림 한 통을 들고 눈물을 뚝뚝 흘리며 아이스크림을 먹는 모습.

이는 단지 영화나 드라마에 등장하는 케케묵은 장면이 아니다. 실제로 연인과 헤어지고 난 뒤 아이스크림을 찾게 되는 과학적인 이유가 있다.

식품 심리학자 젠 베이트먼은 이별 후 아이스크림에 의존하는 이유의 하나로 ‘향수를 불러일으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특정 음식에 대한 욕구는 과거에 경험했던 이 음식에 대한 좋은 기억과 연관이 있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아이스크림은 유년 시절의 좋은 추억으로 자리 잡고 있다. 아이스크림을 먹고 기분이 좋아진 경험이 있기 때문에 화가 나거나 슬프거나 불쾌한 기분이 들 때 아이스크림에 대한 식탐이 일어난다는 것이다.

아이스크림을 찾는 또 다른 이유는 지방과 설탕이다. 아이스크림에 든 지방과 설탕은 슬픈 감정을 경감시키는 효과가 있다. 미시간대학교에서 ‘음식 중독 과학과 치료’에 대해 연구 중인 애슐리 기어하트 교수는 정크푸드와 중독성 사이의 연관성을 연구하고 있다. 기어하트 교수에 의하면 우리 뇌는 보상을 위해 칼로리가 높은 음식을 찾도록 세팅이 되어 있다. 이러한 보상 반응에 기여하는 대표적인 성분이 바로 지방과 설탕이다.

단 이런 음식을 자주 먹는 사람에게는 보상 효과가 크지 않다. 기어하트 교수팀이 실험참가자들에게 초콜릿을 베이스로 한 밀크셰이크를 마시도록 한 다음, 뇌를 fMRI로 촬영한 실험 결과다. 초콜릿은 물론 아이스크림에 대한 잦은 소비 역시 보상 영역 반응을 감소시킬 것이란 추정이다.

이는 약물 중독에서 관찰되는 내성과 유사하다. 아이스크림을 많이 먹을수록 우리 몸이 이에 적응해 내성이 생긴다는 것인데, 이로 인해 연인과 헤어지는 일처럼 슬픔이 클 때는 초콜릿 한 조각 정도로는 해결이 안 된다. 아이스크림 한 통을 통째로 먹게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남성보다는 여성이 이러한 경향을 보인다. 남성은 스트레스를 받거나 슬플 때 혹은 화가 날 때 술에 좀 더 의존하는 경향을 보인다면, 여성은 단 음식으로 스트레스를 푸는 일이 더 많다.

기분이 안 좋을 때 가끔 한 번씩은 단 음식으로 어느 정도 마음을 달랠 수는 있다. 하지만 건강한 음식 역시 함께 먹도록 하자. 채소와 과일처럼 건강한 음식 역시 기분을 북돋우는 효과가 있다. 운동이나 사교생활처럼 음식이 아닌 활동들도 슬픔이나 심적 고통을 관리하는 데 도움이 된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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