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때문에? 국내 간암 사망 OECD 1위

간암의 주된 원인은 술이 아니라 B형 간염과 C형 간염 등 바이러스성 간염이다. 최근 바이러스성 간염이 B형에서 C형으로 급변하고, C형 간염 신약들이 국내에 속속 도입되면서 대한간학회가 C형 간염 가이드라인 개정을 예고했다.

간학회는 지난 11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국제학술대회인 ‘The Liver Week 2015’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아직 국내에 승인되지 않은 C형 간염 치료제까지 가이드라인에 포함시킬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간학회는 이를 위해 다음 달 말 서울아산병원에서 만성 B형 간염과 만성 C형 간염의 가이드라인 개정을 위한 공청회를 열 계획이다.

안상훈 간학회 홍보이사는 “국내에도 먹는 C형 간염 신약이 진입하고, B형 간염의 완치율을 높이는 요법들이 활발히 연구되는 등 바이러스성 간염의 치료법이 발전하고 있다”며 “최신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한 가이드라인 개정이 필요하다”고 했다.

간학회에 따르면 국내 간암 발생의 74.2%는 만성 B형 간염, 8.6%가 C형 간염에서 진행한다. 우리나라의 간암 사망률은 인구 10만명당 28.4명으로 OECD 국가 중 압도적 1위이며, 이웃한 일본보다 2배 이상 높다.

하지만 바이러스성 간염에 대한 인식은 낮아 술과 담배만 피하면 간암을 염려할 필요가 없다고 오해하는 사람들이 매우 많다. B형 간염은 많이 퇴치됐지만, 최근 급증하는 C형 간염은 백신도 없고, 감염초기에 자각증상도 거의 없어 20-30년 뒤 뒤늦게 발견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C형 간염 치료제는 주사제인 페그인터페론과 먹는 약인 리바비린을 병용하는 기존 치료법 외에 다양한 먹는 신약들이 국내 진입하고 있다. 일단 한국BMS제약과 길리어드의 경쟁이 치열할 전망이다.

BMS가 다클린자(다클라타스비르 성분)와 순베프라(아수나프레비르 성분) 병용요법, 이른바 ‘닥순요법’으로 시장 선점에 나선 가운데 길리어드의 소발디(소포스부비르)가 지난 10일 국내 허가를 획득했다.

닥순요법은 24주 치료 기준으로 약값이 863만원으로 저렴하다. 환자 본인부담액은 259만원 정도다. 치료성공률이 높은 신약이면서 기존 인터페론 기반 치료요법(원내 처방 기준 392만원)보다 저렴한 것이 장점이다.

소발비는 리바비린과 병용해 치료기간이 12주로 짧으면서 치료성공률이 높은 게 특징이다. 길리어드는 올해 하반기에 복합제인 하보니(소포스부비르/레디파스비르 성분)의 허가도 앞두고 있다.

BMS의 닥순요법, 길리어드의 소발비와 함께 글로벌제약사인 애브비가 3상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는 복합제(옴비타스비르/파리타프레비르/리토나비르)와 다사부비르 병용요법도 개정될 가이드라인에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B형 간염 치료제 시장에서는 BMS제약의 바라크루드(엔테카비르 성분) 제네릭의 출시가 예고돼 있다. 바라크루드의 물질 특허는 다음 달 9일 만료된다.

지난해 매출이 1500억원에 이르는 블록버스터 품목이다 보니 60여개에 이르는 제네릭(복제약)이 출시 대기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제네릭의 파상공세가 예상되자 BMS제약은 녹십자와 지난 1일 바라크루드의 국내 영업에 대한 전략적 제휴를 맺으며 방어 태세를 갖췄다.

바이러스성 간염의 가이드라인 개정과 함께 향후 비바이러스성 간질환에 대한 연구도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한광협 대한간학회 이사장은 “앞으로 바이러스성 간염과 더불어 한국과 중국 등 주요 아시아 국가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지방간 등 비바이러스성 간질환에 대한 연구와 정책 협력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배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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