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음제를 아시나요?

배정원의 Sex in art(21)

장 에티엔 리오타르, 『초콜릿 잔을 든 소녀』

영리해 보이는 어린 하녀가 쟁반에 맑은 물 한 컵과 함께 받쳐 들고 가는 것은 뜨겁고 진한 코코아차다. 아마도 하녀의 여주인이 잠자리에 들면서 그것을 침대로 가져다 달라고 주문했을 것이다. 흐트러짐 없이 쟁반을 받쳐 든 하녀는 매끄러운 얼굴에 한 톨의 머리카락도 삐져나오지 않도록 단정하게 모자를 썼고, 하얀 앞치마는 다리미로 다려 둔 것을 방금 꺼내 입은 듯 깔끔해 그림의 분위기는 그야말로 똑떨어지듯 ‘단정’하다.

당시 귀족들의 실생활을 마치 도자기의 그림처럼 투명하고 섬세하며 우아하게 그려낸 화가는 장 에티엔 리오타르(1702~1789)다. 망명한 프랑스인의 아들로 태어난 그는 제네바에서 자랐으며, 이 그림 같은 파스텔화 뿐 아니라 에나멜화, 유리그림 등 다양한 재료를 능숙하게 사용할 줄 알았던 계몽주의 시대 화가다. 터키 이스탄불을 여행했던 그는 터키의 동양적인 매력에 이끌려 5년간 체류했고, 유럽으로 돌아온 후에도 계속해서 터키의상을 입고, 수염을 기르는 등 묘한 버릇을 가진 ‘터키화가’로 유명했다. 터키에 머무는 동안 그는 세밀화와 밝은 광선의 터키양식에 깊은 영향을 받았다고 한다.

사치스럽고 호화롭기만 하던 바로크 시대를 지나 좀 더 이성적이고 정확하고 통제된 형태의 예술형태가 도래한 것이 바로 계몽주의 양식이다. 계몽주의의 특징인 일상적인 주제를 직접적이고 단순하고 정확한 묘사로 그려낸 그의 그림 속 인물들은 ‘실제와 너무 똑같다’는 평을 들을 정도로 활기에 넘치며 생명력으로 가득하다.

그림 속 하녀가 들고 가는 핫코코아 차는 당시 귀족 계급, 수도사, 법관들이나 마실 수 있는 고귀한 신분을 상징하는 귀한 음료였고, 귀부인들 사이에서는 사랑을 부르는 최음제로 알려졌던 ‘사랑의 묘약’이었다. 쟁반 위에 놓인 특이한 잔은 출렁이는 침대에서 마셔도 쏟아지지 않게 잔 받침대가 접시에 붙어있다. 귀부인들은 독일어로 ‘Zittertasse’라고 하는 흔들리지 않는 잔에 뜨겁고 진한 코코아차를 담아 ‘황홀한 밤’을 기대하면서 잠자리에 들기 전에 마셨다.

코코아는 아시다시피 고대 마야인의 음료이다. 신대륙을 발견한 콜럼버스가 스페인으로 가져왔으며 곧바로 유럽 전역에 귀족층의 음료로 대유행하였다. 코코아차는 카카오 콩을 말린 후 칠리, 바닐라 등을 향료와 섞어 걸쭉하게 마셨는데, 그림에서 보듯 맑은 물 한잔을 입가심으로 마셔야 할 정도로 진했던 모양이다.

실제로 코코아 속에는 페닐에틸아민이라는, 사람이 어떤 사람에게 빠질 때 분비되는 호르몬과 같은 성분이 들어 있다. 누군가를 사랑하게 될 때 활발하게 분비되는 호르몬 중 하나다. 이 호르몬은 도파민, 세로토닌, 엔도르핀 등의 행복과 사랑의 쾌감을 불러일으키는 호르몬들의 분비를 촉진한다.

낭만적이고 뜨거운 밤을 위해서 마셨던 달콤하고, 쌉쌀하며, 우아하고 묵직한 뒷맛으로 입안을 감도는 코코아차는 귀부인들의 마음을 들뜨게 해서 곧 침대로 들어올 남편을 더욱 설레는 마음과 몸으로 기다리게 할 수 있었다. 게다가 단맛 식품을 먹은 사람은 단기간이긴 하지만 다른 사람에게 더욱 상냥하고 다정하게 대한다는 실험결과도 있다. 코코아차를 마신 귀부인들은 코코아에 원래 들어있는 페닐에틸아민의 영향에 단맛이 더해진 시너지 효과로 파트너에게 더욱 다정하고 상냥하며, 상대에게 매료된 반응을 보였을 테니 그날 밤의 잠자리는 분명 풍성했을 터이다.

이렇게 사랑의 감정을 키워주는, 그리고 감각을 예민하게 해서 성감을 높여주는 식품을 최음제라고 한다. 가장 악명이 높은 최음제는 유럽남부에 서식하는 딱정벌레의 일종인 스페니쉬파리로, 그 효능은 로마에서부터 유래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일설에는 1758년 프랑스의 한 남자가 이것을 먹고 지속발기상태가 되어 하룻밤에 마흔 번이나 아내와 섹스를 한 후 죽었다고 하니 가히 최음성 독약이라고 할 만하다.

최음제 말고도 성기능에 좋다는 식품, 예컨대 강장식들은 시대와 나라를 불문하고 구전되어 온 것들이 많다. 카사노바가 즐겼다는 굴이 대표적이고, 와인, 초콜릿, 셀러리, 송로버섯, 설탕당근, 아스파라거스, 무화과, 아보카도, 캐비아, 석류, 맨드레이크, 토마토, 감자, 아사이베리, 샤프란, 병아리콩, 양파, 장어, 꿀, 인삼, 개불, 사슴피, 해구신, 호랑이 성기 같은 것들이 그것이다.

이 중에서 토마토나 셀러리, 굴, 초콜릿 같은 것들은 실제 성감을 높여주고, 성욕을 불러일으키거나, 성기능을 좋게 하는 등의 효과가 있지만, 감자나 사슴피, 호랑이 성기 같은 것들은 생김이나, 비슷한 이름 혹은 오해 등에서 연유한 엉뚱한 것들이다.

토마토는 항산화 식품으로 요즘 유명세를 올리고 있는데 실제 남자들의 전립선을 보호하고 건강하게 한다. 2007년 영국의 포츠머스대학 연구팀의 연구는 토마토의 리코펜이 남자의 정자를 ‘수퍼정자’로 만드는 효과가 있음을 밝혀냈고, 토마토 수프를 매일 먹는 남자는 생식력이 증가한다는 연구결과도 나왔다. 또 하버드의대의 한 연구팀은 일주일에 10회 이상 토마토 주스를 마신 남자들의 암발생률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무려 45%나 낮았다는 결과를 보고하기도 했는데, 어쨌든 토마토는 여러 면에서 남자의 식품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리고 정자의 성분인 아연을 많이 함유한 굴 같은 해산물, 고단백 식품인 장어, 테스토스테론의 원료가 되는 빨간 고기 등도 남자에게 좋은 음식이다.

여자에게는 석류, 콩, 감초, 당귀, 블루베리, 작약, 블랙 코호시, 익모초 같은 에스트로겐과 관련이 깊은 식품과 계란노른자, 오메가 3가 함유된 생선류, 칼슘의 보고인 톳, 미역 등의 해조류, 무청, 고춧잎 등이 강정제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특히 콩단백질은 폐경기 여자들의 피부, 머리카락, 손톱에 윤기와 탄력을 더해 주고, 질 분비물을 증가시킨다. 또 월경증후군, 편두통, 월경불순, 체중증가에도 좋은 영향을 줄 뿐 아니라 지방을 감소시켜 날씬한 조직을 증가시킨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그렇다면, 오늘 그대와의 뜨거운 잠자리를 기대하는 당신의 메뉴는?

글 : 배정원(성전문가, 애정생활 코치, 행복한성문화센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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