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윤희 사지로 몬 루푸스는 ‘천가지 얼굴의 병’

방송인 정미홍은 15년 투병 끝에 극복

7일 남편과 동반자살한 채 발견된 ‘행복전도사’ 최윤희(63, 사진)씨는 최근

루푸스(전신 홍반성 난창)를 앓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최씨의 사건을 담당한 경기 일산경찰서 관계자는 “지난달 최 씨가 입원치료를

받은 병원에 정확한 병명을 문의한 결과 ‘루푸스’와 ‘세균성 폐렴’이라는 답변을

받았다”고 8일 밝혔다. 이어 그는 “최 씨가 지난달 14일부터 일주일간 입원하며

치료를 받은 것으로 기록이 남아있다”며 “병원기록과 유서 내용으로 볼 때 최 씨가

최근 건강이 악화되면서 투병으로 인한 고통이 극심해 결국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루푸스는 ‘전신홍반성난창’으로 불리는 병. 외부의 질병으로부터 신체를 방어하는

면역계가 이상을 일으켜 오히려 자신의 신체를 공격하는 병이다. 이로 인해 피부,

관절, 신장, 폐, 신경 등 전신에서 염증 반응이 일어나게 되며 개인마다 증세와 치료법이

다르기 때문에 ‘천의 얼굴을 가진 병’이다. 루푸스는 장기손상여부가 가벼운지,

심각한지에 따라 치료 방법을 달리한다. 탈모, 피부발진, 관절통, 늑막염 등 증상이

비교적 가벼우면 항말라리아제,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제, 소량의 스테로이드제 등으로

조절할 수 있다. 그러나 심장근육에 발생하는 염증인 심근염, 신장염, 폐렴 등이

나타나면 고용량의 스테로이드 및 강력한 면역억제제를 통해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한다. 최 윤희 씨는 폐렴이 나타나서 힘든 치료를 받는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최씨는 유서에 “2년 동안 입원 퇴원을 반복하면서 많이 지쳤다”며 “추석 한

주 전에 폐에 물이 찼다는 의사의 선고(를 받았다)”고 썼다. 또한 “숨쉬기가 힘들어

응급실에 실려갔고, 또 한 번의 절망적인 선고(를 받았다)”며 “이번엔 심장에 이상이

생겼다. 더는 입원해서 링거를 주렁주렁 매달고 살고 싶지는 않다”고 적기도 했다.

배상철 한양대병원 류마티스병원장은 “루푸스 환자는 면역력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에 세균성 폐렴이 온 것 같다”면서 “환자 중에 극소수는 우울증이 와서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최 씨가 자살하기 1주일 전부터 신변을 정리했다는 이웃의 증언도 나왔다. 최

씨의 이웃 주민들에 따르면 남편인 김 모(72)씨가 지난주부터 집안 인테리어 공사를

하고 집안의 책을 정리하는 모습이 목격됐다. 한 이웃 주민은 “평소 길에서 마주쳐도

고개를 푹 숙이고 다녀 주민들 사이에서 걱정이 많았다”고 전하기도 했다.

배 원장은 “전체 환자가 다 그렇다고 할 수는 없지만 루푸스의 극복에는 심리적

요소가 큰 작용을 한다”면서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사람, 무덤덤한 성격의 사람은

유전적 요소가 커도 치유가 잘 되는 반면 우울하거나 불안한 사람은 치료와 중단을

반복하면서 증세가 깊어지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KBS 아나운서였던 정미홍은 루푸스 때문에 방송생활을 그만 두고 투병에

들어가서 15년 동안 복용했던 약을 끊고 정상생활을 하고 있다. 그는 환우회장을

맡아 다른 환자들이 이 병을 극복하는 것을 도와왔고 최근에는 ‘더코칭 그룹’의

대표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박양명 기자 toann@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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