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혈병 불치병 아니다…완치율 70%

“송혜교도, 이휘향도 백혈병으로 숨졌다. 혹시 나도….”

TV 드라마에서 여주인공이나 주요 배역이 백혈병으로 숨지는 사람이 많아 어지럼증이 조금만 있어도 ‘백혈병 공포’를 느끼는 사람마저 있다.

사실 TV 드라마는 ‘백혈병 인플레’일 정도. 그러나 국내 백혈병 환자는 5000명 정도이고 매년 1000명 정도 새로 생기므로 흔한 병은 아니다.

환자의 70%는 완치돼 정상생활을 할 수 있다. 또 KBS2의 ‘태양은 가득히’와 MBC의 ‘가시고기’에선 암환자가 아들을 위해 골수를 기증하는데 현실적으로는 불가능하다. 병원에서 공여자의 혈액을 정밀검사해 암이나 에이즈로 밝혀지면 공여를 절대 금지하기 때문.

◇영화·드라마서 자주 등장◇

▽백혈병은?〓혈액의 암. 조혈모세포가 미성숙한 채로 늘어나고 피톨(혈구)을 만들지 못하는데다 정상인 조혈모세포의 활동을 방해하는 것.

영화에서도 백혈병 환자가 여주인공인 경우가 많다. 현재 미국에서 ‘고부(고어―부시)갈등’을 벌이고 있는 앨 고어가 남자 주인공이었다는 ‘설’이 있는 ‘러브스토리’를 비롯, ‘라스트 콘서트’ ‘사랑의 스잔나’ 등이 대표적. 영화나 드라마에서 유독 백혈병 환자가 많은 것은 백혈병에 걸리면 조혈모세포가 붉은피톨(적혈구)을 못만들어 빈혈이 생기고 얼굴이 창백해져 예쁘게 보이기 때문이라는 것도 한몫한다.

◇고열…피로…잇몸출혈 증상◇

▽만성 다음이 급성〓백혈병은 시기에 따라 급성과 만성, 주로 타격을 입는 흰피톨(백혈구)의 종류에 따라 림프구성과 골수성으로 구분된다.

그런데 다른 질병은 대부분 급성이 오래되면 만성이 되지만 백혈병은 그렇지 않다. 급성은 발병 뒤 곧바로 증세가 나타난다. 치료하지 않으면 악화돼 2, 3개월 안에 숨지므로 즉시 무균실에서 여러 가지 항암제를 함께 투여받아야 한다.

증세로는 고열 피로감에 얼굴이 창백해지고 잇몸이 잘 붓는다. 뼈마디나 배가 아프기도 한다. 피멍이 잘 들며 잇몸 코 등에 자주 피가 나고 잘 멈추지 않으며 심할 경우 구역질 구토 등의 증세도 온다.

만성은 서서히 진행되며 증세가 잘 나타나지 않는다.아 다른 병이 의심돼 병원에 왔다가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외래를 통해 항암제를 먹으면 악화되는 것을 막을 수 있는데 발병 3, 4년이 지나서 갑자기 급성으로 진행되기도 한다.

◇어린이 ‘급성 림프구’ 많아◇

연령 별로 △15세 미만은 ‘급성 림프구’ △20대는 ‘급성 골수’ △30∼60세엔 ‘만성골수’ △60대 이후엔 ‘만성 림프구 백혈병’이 많다.

▽진단 및 치료〓병원에서 혈액검사로 백혈병이 의심되면 실핏줄을 따로 뽑아 검사하고 골수검사로 확진한다. 현재 치료의 줄기는 항암제 치료와 조혈모세포이식. 어린이의 백혈병은 항암제로만 완치할 수 있는 경우가 많다. 급성골수성의 경우 8가지 유형이 있는데 이 중 M3형은 비타민A의 일종인 아트라(ATRA)와 항암제로 70% 치료된다.

조혈모세포 이식은 항암제를 써서 피를 거의 말리다시피하는 방법으로 암세포를 죽인 다음 몸에서 암세포가 발견되지 않으면 다른 사람의 조혈모세포를 이식하는 것.

사람의 세포엔 아군임을 나타내는 견장과도 같은 ‘조직적합항원’(HLA)이 있으며 이것이 다르면 면역계의 공격을 받는다. 조혈모세포이식은 공여자와 환자의 HLA 6쌍이 완전히 일치할 때 실시하는 ‘동종이식’과 자신의 조혈모세포를 뽑아서 깨끗하게 만든 뒤 다시 넣는 ‘자가이식’이 있다. 자가이식은 면역거부반응이 적고 회복도 빠르지만 암 재발률이 높은 것이 단점. 요즘엔 환자가 급하고 ‘동종’을 구할 수 없을 때 HLA 2, 3쌍이 다를 때의 ‘이종이식’도 실시되고 있다.

▽골수이식이 필요〓환자가 조혈모세포 이식을 받은 다음 병이 재발하거나 숨질 확률은 30% 정도. ‘비밀’에서 이휘향은 공여자의 골수가 자신의 뼈 속에 자리잡지 않아 숨지는데 이럴 확률은 5% 정도. 환자의 면역세포가 공여자의 피를 ‘적’으로 인식하고 공격하기 때문이다. 이보다 많은10∼20%는 공여자 피의 면역세포가 환자의 간 피부 등을 공격하는 ‘편대숙주반응’으로 숨진다. 나머지는 이식 뒤 감염이나 암의 재발로 목숨을 잃는다.

◇제공자 부족 시기놓쳐 사망◇

그러나 무엇보다 많은 환자들이 공여자 부족으로 시기를 놓쳐 숨지는 것이 현실. 대부분은 골수기증을 하면 아프고 후유증이 온다며 기피하는데 그렇지 않다. 골수기증은 온몸 마취 뒤 1시간 정도 걸리는데 마취에서 깨어나면 약간 뻐근한 느낌이 들며 1주 정도 엉덩이뼈에 얼얼한 느낌이 있을 뿐이다.

(도움말〓가톨릭의대 성모병원 내과 김동욱교수)

◇나! 조혈모세포◇

저희는 조혈모세포(造血母細胞)입니다. 한자 뜻 그대로 피를 만드는 세포이죠. 저희들은 골수 뿐아니라 탯줄 태반 실핏줄도 피를 만든다는 것이 있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이름이 생겼어요.

사실 저희들은 주인의 모친이 임신 2주가 됐을 때 수정란의 난황낭(卵黃囊)이라는 곳에서 만들어지기 시작하고 임신 5개월 땐 주인의 간에서 만들어지죠.

그러다가 임신 8개월 때 주인의 뼈로 우루루 이사갑니다.

평소 저희들 중 1∼5%는 피의 성분을 만들지만 나머지는 맘껏 쉬고 있어요. 그러다가 주인에게 사고나 병 수술 등 ‘비상상태’가 생겨 ‘응급사이렌’이 울리면 피를 만드는데 ‘동원’되지요.

저희는 ‘술취한 아찌’들이 ‘필름이 끊겨도’ 용케 집에 찾아가는 것처럼 귀소본능이 있어요. 사람의 혈관에 주사로 넣으면 ‘본능적’으로 피를 만들기 좋은 환경을 찾아가 자리를 틀지요.

저희들은 이식하면 아기의 피와 비슷한 상태가 돼요. 이식수술을 받은 환자는 아기가 태어난 뒤와 거의 똑같이 각종 예방주사를 맞아야 해요.

과학자들은 저희를 가리켜 ‘인체 내에서 회춘하는 유일한 세포’라고 말해요. 다른 세포들은 세포분열을 통해 딸세포 둘을 낳고 자신은 사라져요.

그러는 과정에서 세포들도 늙지요. 그런데 저희는 저희와 똑같은 ‘복제세포’를 하나, 딸세포를 하나 만들죠. 그 복제세포는 또 복제세포를 하나, 딸세포를 하나 만들고…. 저는 주인이 숨지기 전엔 늙지도 죽지도 않죠. 왜 그런지는 아무도 몰라요. 이유를 밝히면 노벨상을 받는다나요?

이성주 기자 stein33@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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