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와주려는 사람을 비난하는 까닭?

정말, 정말 제 자신에 확신이 가지 않아서 묻습니다. 반응이 상반된 최근 두 사건에서 공통점을 찾았습니다. 제 생각에 대한 여러분의 혜안을 보고 싶습니다. 

    
첫째, 대한축구협회가 거스 히딩크 감독의 손길을 매몰차게 거절했네요. 김호곤 부회장은 처음에는 (히딩크의 연락에 대해) 금시초문이라고 했다가 카톡 메시지는 받았다고 하더니 말을 바꿔가며 구구한 변명을 하고 있군요.
축구협회는 그동안 해외의 명장을 감독으로 선임하라는 팬들의 바람을 철저히 외면했습니다. 명장 반열에는 들지 못하는 슈틸리케 감독을 선임했다가 대표 팀 경기력이 신통치 않아 팬들이 들끓자 해임하고, 신태용 감독 체제로 갑니다. 신 감독은 월드컵 본선 진출에는 겨우 성공했지만, 전술 부재로 “월드컵 진출 당했다”는 혹평을 들어야만 했습니다. 그런데도 축협은 본선 진출로 목표를 다 이뤘다고 보는지 변화의 의지가 전혀 없습니다. 히딩크가 감독을 원했다는 이야기가 터지자 축협에 비난의 화살이 퍼부어지는 형국입니다.
    
대한민국 축구는 선수들이 밖으로 나가면서 새 눈을 떴습니다. 차범근이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활약하고 귀국하면서부터 유소년 축구 문화 개선을 비롯해서 축구문화의 많은 부분이 알게 모르게 발전했습니다. 허정무, 서정원, 안정환, 설기현, 박지성, 이영표, 기성용, 손흥민 등 수많은 선수들이 유럽 리그에 진출하면서 우리 축구의 실력이 올라간 것에 대해선 누구도 부인하지 못할 겁니다.
    
그러나 감독의 수준은 유럽의 명장과 많이 차이가 납니다. 히딩크는 그것을 명확히 보여줬습니다.  대한민국 출신 감독이 해외 주요 리그에서 팀을 이끈 경험은 없지요. 우리나라 감독은 어느 정도까지는 잘 하지만, 정말 머리싸움이 필요할 때에는 한계를 드러내지요.
    
상당수 축협 임원들은 “학창시절 공만 차고, 제대로 공부하지 못한 사람들이 재벌의 그늘 아래 모여서 패거리를 형성한 게 축협”이라는 욕을 얻어먹게끔 처신합니다. 그 중에 책 몇 권 쓴 사람, 사자성어 잘 써먹는 사람 등 몇몇이 똑똑한 척 행세하고 있고요. 협회 임원들이 배임인 줄 모르고 법인카드로 쓴 내용을 보면, 낯이 뜨겁습니다. 그야말로 주지육림(酒池肉林)의 영수증입니다.
    
축협은 최근 홈페이지를 개편하면서 팬들이 의견을 펼칠 공간을 모두 없앴습니다. 대한민국에서 축구를 잘 하던 사람들의 모임이니까 축협이 축구의 주인이고, 팬들은 오로지 구경꾼들에 지나지 않는다고 보는 모양입니다. 팬들을 축구장에 오게 하는 전략, 축구장에 온 팬들을 즐겁게 하는 전술, 구단 운영으로 수익을 극대화하는 방법 등에는 고민하지 않으면서 팬들이 축구장을 찾지 않는다고 불평만 하는 수준의 연장선입니다.

정말 궁금합니다,  왜 이들은 해외의 명장이 오는 것을 두려워할까요? 히딩크 같은 사람이 도와준다는데 육두문자로 욕하면서 거절할까요? 콤플렉스 때문일까요, 아니면 밥그릇과 권력 때문일까요?

    
둘째 건은 제가 많은 비난을 받을지도 모르겠지만, 좀 더 짤막하게 얘기하겠습니다. 최근 여러 언론에서 “광주우체국의 한 간부가 격무에 시달리는 집배원에게 업무시간에 책읽기를 강요했다”고 비판하는 기사가 나갔더군요. 기사에 따르면 그 간부가 직원들에게 아침 업무 시작과 함께 10분씩 책을 읽게 했는데, 여기에 민주노총에서 문제를 제기한 것입니다. 기사 댓글마다 간부를 비난하는 욕들이 빼곡하더군요.
    
그러나 제가 ‘꼰대’일지 몰라도 절대 동의할 수 없습니다. 아침 책읽기의 효용성에 대한 책들도 많이 나왔는데, 책 읽으라는 게 ‘갑질’이라니…. 
    
저는 그 간부가 누구인지는 모르지만, 훌륭한 사람으로 보입니다. 그 간부가 왜 직원들에게 책을 읽게 할까요? 인기 있는 일은 아닙니다. 자신에게는 어떤 혜택도 돌아오지 않을 겁니다. 그러나 직원들과 우체국의 미래를 고민한다면 꼭 해야할 일입니다. 노조에서는 그 간부가 “책을 읽기 싫으면 공문이나 만화라도 봐라”고 한 것이 인격모독이라는데 이 역시 동의할 수 없습니다. 첫째, 다른 사람의 독서를 방해하지 않을 것이고 둘째, 문서나 만화를 보다보면 자연스럽게 진지한 독서로 연결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두 사건의 공통점이 ‘못난 조직’에선 보다 넓고 깊게 볼 수 있는 사람의 도움을 수용하지 않을뿐더러 저주하는 것이라고 봅니다. 다른 점은 전자는 도움을 주려는 사람이 박수를 받는 반면, 후자는 비난을 받고 있다는 겁니다. 저는 히딩크의 박수는 실제로 상상하지 못한 결과를 보여줬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우체국 간부도 나중에 수많은 사람에게서 감사의 편지를 받을 것입니다. 제 생각이 얼토당토하지 않다면 매섭게 무엇이 틀렸는지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제 소견에 수긍하시는 분께는 제안합니다.
    
오늘은 도움에 대해서 생각해보는 하루가 되면 어떨까요? 지금 이 순간에도 많은 훌륭한 사람들이 도와주려고 ‘마음의 벽’에 노크하고 있는데, 콤플렉스 또는 이기심, 게으름이 거부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도움을 감사하게 받고 이를 소화하면 결국 내가 좋아지는데….

[속삭] 포르노 전면금지에 대한 여러분 생각은?

마광수 전 연세대 교수가 비극적으로 삶을 마감했을 때, 미안한 마음이 가슴 깊이 일었습니다. 마 교수와 약속한 위선적, 이중적 성문화를 개선시키려는 작업을 계속 미뤘기 때문입니다. 좀 더 여건이 되면 본격적으로 펼쳐야지 하며 차일피일 미뤘습니다. 이제는 말해야 하겠습니다.여러분과 함께 성 담론을 만들어 나가겠습니다. 첫 회는 포르노 합법화에 관해서입니다.
    

오늘의 음악

1970년 오늘은 전설적 기타리스트 지미 헨드릭스가 세상을 떠난 날입니다. 지미 헨드릭스의 ‘Bleeding Heart’와 함께 전설적 록 기타리스트의 명곡들을 준비했습니다. 제프 벡과 로드 스튜어트의 ‘People Get Ready,’ 지미 페이지가 이끈 레드 제플린의 ‘Since I’ve Been Loving You,‘ 에릭 클랩톤의 ’Layla’가 이어집니다.

♫ Bleeding Heart [지미 헨드릭스] [듣기]
♫ People Get Ready [제프 벡] [듣기]
♫ Since I’ve Been Loving You [레드 제플린] [듣기]
♫ Layla [에릭 클랩톤] [듣기]

댓글을 달아주세요.

귀하의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관련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