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흐와 헨델의 안타까운 공통점은?

[이성주의 건강편지]음악의 모친

바흐와 헨델의 안타까운 공통점은?

오늘은 음악 얘기를 하려고 합니다. ‘악성(樂聖)’ 베토벤은 “음악은 남자의 가슴에서 불 뿜고, 여자의 눈에서 눈물을 자아낸다”고 했죠. 이때만 해도 음악의 주류는 남자였습니다. 그래서 ‘음악의 아버지’ 바흐도, ‘음악의 어머니’ 헨델도 남자였습니다. 참고로 ‘악성’이니 ‘음악의 아버지,’ ‘음악의 어머니’ 이런 별명이 일본에서 지어낸 것으로, 유럽이나 미국에서는 통하지 않는다는 것은 이젠 상식이죠?

    
어쨌든 1685년 오늘은 ‘음악의 어머니’가 태어난 날입니다. ‘음악의 할머니’가 있었다면 으아악~ 산통을 겼었을 날이네요. 헨델은 독일 할레에서 태어났지만 영국에서 주로 활동한 음악가입니다. ‘어머니’하면 부드러운 이미지를 떠올릴 사람이 많지만, 헨델은 거구에다가 욕심이 대단한 사람이었습니다.
    
헨델은 이탈리아에서 활약하던 소프라노 쿠조니와 메조소프라노 보르도니를 스카우트해서 오페라를 잇달아 히트시켰는데, 이 두 여가수는 앙숙이었습니다. 헨델이 두 여성을 오페라 ‘알렉산도르’에 더블 캐스팅했을 때에는 둘이 부를 아리아에서 배역 비중, 음역은 물론 악모의 음표 개수까지 똑같이 준비했다고 합니다.
    
두 여가수는 헨델의 라이벌 보논치니의 ‘아스티아나테(Astianatte)’ 공연 때 서로 눈을 흘기며 노래하다가 결국 머리끄덩이를 잡고 옷을 찢으며 싸우기에 이릅니다. 각 가수의 팬들이 합류해서 공연이 아수라장이 됩니다. 이 공연은 캐롤라인 왕세자빈이 관람하고 있었는데…. 영국에서 오페라에 대한 비난이 확산되면서 헨델의 오페라들도 잇따라 흥행에 실패합니다.
    
헨델은 옹이에 마디 격으로 뇌졸중까지 와서 나락까지 떨어졌지요. 그러나 거기에서 멈췄다면 ‘음악의 모친’이란 별명이 나올 수 없었겠죠? 헨델은 절치부심 끝에 구약성서의 이야기들에 음악을 입힌 오라토리오들로 재기하고,  《메시아》 같은 대작을 남겼지요.
    
음악의 어머니와 아버지는 동갑이었지만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다고 합니다. 헨델은 왕실의 총애를 받는 명사였던 데 반해, 바흐는 무명에 가까웠지요. 그럼에도 공통점이 있는데 둘 다 뇌졸중의 희생양이었다는 겁니다.
    
바흐는 65세 때 뇌졸중으로 쓰려져 세상을 떠났지요. 헨델은 51세 때 뇌졸중으로 쓰려져 한때 한쪽 몸을 못 썼고, 나중에는 청맹과니로 힘겹게 작곡을 했습니다. 아마 뇌졸중과 시력상실 모두 비만에 따른 당뇨병, 고혈압 등에서 왔을 가능성이 큽니다.
    
헨델은 탐식가로 유명합니다. 레스토랑에서 몇 사람이 먹을 음식과 술을 시키기에 웨이터가 “혹시 몇 분이 함께 드십니까?”하고 묻자, “음식이나 가져오게, 함께 드실 분은 나야!”라고 대답했다고 하지요?
    
야심 많은 헨델이 그때 비만이 뇌졸중을 부른다는 것을 알았다면, 그처럼 음식을 탐하지 않았을 텐데…. 알았더라도, 경쟁심에 따른 스트레스 때문에 식욕을 주체하지 못했을까요? 
    

변덕스런 날씨, 뇌졸중 예방법 10개

날씨가 변덕을 부립니다. 이럴 때에는 바흐를 사지로 몰았고, 헨델을 나락으로 떨어지게 했던 뇌졸중으로 희생되는 사람이 많이 생깁니다. 다음은 뇌졸중의 피해를 막기 위한 방법 10가지.
    
①고혈압 환자는 뇌졸중에 특히 취약하므로 혈압계를 집에 놔두고 수시로 혈압을 재며 신경 쓴다. 집 부근의 병원도 미리 알아놓는 것이 좋다. 당뇨병, 심장병 환자도 늘 조심.
②이들 고위험군 환자는 가급적 매년 뇌혈관 검사를 받는다.
③뇌동맥이 꽈리처럼 부풀어 오르는 ‘뇌동맥류’의 가족력이 있다면 미리 발견해서 예방적 수술을 받는다.
④술과 담배를 멀리하고 매주 3일 이상 운동하며 음식을 골고루 적게 먹는 일반 건강수칙을 지킨다.
⑤폭식을 삼가고 현미나 혼합곡을 주식으로 채소, 생선 등 다양한 반찬을 천천히 먹는다.
⑥고혈압은 아니지만 스트레스와 과로, 비만 때문에 뇌졸중이 고민이라면 아스피린을 하루 한 알 복용한다.
⑦추운 날씨에 뇌졸중 위험이 있는 사람은 머리를 감고 즉시 출근하지 않는다. 신문을 가지러 나가다 찬바람에 쓰러지는 사람도 있으므로 잠시라도 밖에 나갈 때에 조심한다.
⑧고위험군은 외출하기 전에는 반드시 맨손체조 등으로 몸을 예열한다.
⑨날씨가 추워지면 외출할 때 목도리를 걸치고 모자를 쓰고 나간다. 두꺼운 옷보다 보통 옷을 겹겹이 입는 것이 좋다. 넥타이는 꼭 조이게 매지 않도록 한다.
⑩음악 감상을 비롯해서 취미생활을 즐긴다.
    
<제 570호 건강편지 ‘음악의 부모’ 참조>
      

오늘의 음악

오늘은 헨델의 음악 두 곡 준비했습니다. 로렌스 커밍스가 지휘하는 괴팅겐 축제오케스트라가 ‘수상음악’ 중 ‘호른파이프’ 연주합니다. 크로아티아의 피아니스트 막심 므라비차가 현대식으로 연주하는 ‘사라방데’가 이어집니다.

♫ 수상음악 [로렌스 커밍스] [듣기]
♫ Sarabande [막심 므라비차] [듣기]

    이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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