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돌한 기성용을 국가대표에서 제외시키자고?

축구선수 기성용이 트위터와 페이스북 글 때문에 언론의 뭇매를 맞고 있습니다. 대한축구협회는 징계를 검토한다고 합니다. 일부 언론은 월드컵 경기에 출전을 금지시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입니다. 이해할 수 없군요. 제가 상식적으로 생각하지 못하는 건지 헷갈립니다.
    
축구인의 아들 기성용은 ‘당돌한 선수’입니다. 초등학교 때 청소년대표팀 선수들 보고 “축구를 그것밖에 못하느냐”고 ‘돌직구’를 날렸습니다. ‘앙팡 테리블’ 고종수에게 꿀밤을 맞고 아버지 기영옥 감독에게 고자질해서 고종수를 난처하게 만들었다는 일화도 유명하지요. 

일부 누리꾼은 기성용이 아버지 덕분에 순탄한 길만 갔다고 비난하지만 글쎄요? 중고교 때 혈혈단신으로 호주로 축구유학을 가서 4년 반 동안 혼자와 싸웠지요. 고 2때 금호고를 졸업하고 서울 FC에 입단하고도 1년 이상 1군 게임에 나설 수 없었습니다. 2군에서 훈련이 끝나면 혼자 남아 100개 이상의 슈팅을 날렸고 저녁이면 혼자 웨이트 트레이닝 장으로 향했습니다. 그런 노력 덕분에 세뇰 귀네슈 감독에게 발탁됐고 서울의 간판스타로 자리매김했지요. 스코틀랜드 리그에서도 벤치 워머의 설움을 악바리의 노력으로 이겼고 영국 프리미어 리그에 한국선수 최고 이적료로 스카우트됐습니다.

    
기성용은 시야가 넓어 중거리 슛과 패스가 일품입니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에서 두 골이 그의 ‘택배 크로스’에서 나온 것, 기억하시지요? 그는 대표 팀 선수 중에서 영어로 심판에게 따질 수 있고, 상대편 선수에게 영어로 욕할 수 있는 (제 생각에는) 유일한 선수입니다.
    
최강희 감독과는 첫 단추부터 잘못 꿰진 것 같습니다. 축협은 조광래 감독을 비정상적 절차로 도중하차시킨 뒤 외국인 감독과 접촉하고 있다고 흘리고선 최 감독을 앉혀서 팬들의 비난을 받았지요.

최 감독이 처음에 한 것은 ‘유럽파 군기잡기’였다고 합니다. 이전 감독들이 유럽파 선수들을 중용하면서 K리그 선수들이 소외감을 느낀 것, 충분히 예상할 수 있습니다. 이를 타파하려는 최 감독의 선의도 충분히 이해합니다. 그러나 그것이 잘하는 사람을 눌러서 따라가는 사람의 기분을 맞추는 것이면 곤란하지 않을까요?

    
프로는 몸값과 실력으로 말합니다. 유럽 파들은 모두 대한민국에서 성장한 우리의 소중한 자산입니다. 최 감독이 ‘축구동네의 이장’으로서 훌륭한 분이지만, 해외에서 고독하게 싸워온 선수들을 이끄는 데에는 미숙했던 듯합니다. 박주영, 기성용, 구자철 등의 기를 꺾으려는 과정에서 기성용이 속이 끓었고 이를 트위터와 페이스북에 올린 것 같습니다.
    
특히 페이스북에서 친구들에게만 공개한 글들이 일부 언론에 공개됐는데, 최 감독이 화를 낼 만한 내용이더군요. 그러나 언론이 ‘일기’와도 같은 글을 공개하는 것이 바람직한지 의문입니다. 친구끼리 교사 욕을 하는 것이 당연한 우리나라 문화에서 공개공간이 아니라 친구들끼리 쑥덕인 것을 공개해서 비난하고 징계를 한다는 것은 난센스가 아닌가요? 사실 이번 파동은 일부 언론이 갈등을 확대 재생산한 측면이 큽니다. 최강희, 기성용 모두 피해자일 수 있지요.
어떤 축구인은 기성용이 트위터에서 최 감독의 리더십에 대해 뚱긴 글이 비겁하다고 비난하는데, 우리나라 스포츠 문화가 솔직한 비난을 수용할 수 있을 정도로 그릇이 큰가요? 감독과 코치진이 선수들의 목소리를 경청했다면 이런 소동이 일어났을까요?
    
축구는 전쟁터입니다. 우리나라 축구계는 감독의 지시에 따라 ‘순종적 선수들’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면 경기력이 올라갈 것 같지만 글쎄요. 축구는 화이부동(和而不同)의 스포츠입니다. 이타적 선수도 있어야 하지만 악동도, 싸움닭도 있어야 합니다. 때에 따라선 ‘지단의 박치기’를 유도한 마테라치의 플레이도 필요합니다. 박지성처럼 감독과 아버지 말 잘 듣는 선수도 있어야겠지만, 기성용 같이 제 주장 강하고 뚝심 센 선수도 있어야 합니다.
    
기성용은 이번 SNS 파동으로 많은 것을 배웠을 겁니다. 자신의 의견을 SNS를 통해 내세운 방법은 잘못됐습니다. 그 자존심덩어리가 최용수 감독 등의 제안을 받아들여 곧바로 사과를 한 것은 그나마 잘한 듯하고요. 기 선수는 다음부터 축구계의 이슈에 대해서 보다 더 정정당당히 자기 목소리를 냈으면 합니다.   
    
저는 이번 파동이 우리의 스포츠 문화에 대해서도 논의하는 계기가 됐으면 합니다. 기성용에게 연예인처럼 팬 관리하지 말고 축구장에서 실력으로만 말하라고 꾸짖는 목소리가 큰데, 거꾸로 우리나라 축구팬들은 프로선수에게 축구장에서의 실력은 차치하고 모든 방면에서 완벽한 사람이 되기를 바라는 것이 아닐까요? 우리나라에서는 마라도나, 발로텔리, 칸토나, 긱스 같은 실력 있는 악동이 그라운드를 밟지 못할 겁니다. 우리나라 팬들의 기준으로는 ‘불량 인격자’이니까요.
    
축구뿐 아니지요. 우리는 다른 사람을 너무 쉽게 비난합니다. 다른 사람이 완벽하지 않다고, 자신과 생각이 다르다고 저주를 퍼붓습니다. 스포츠 선수는 운동을 잘하는 것이 90%, 배우는 연기를 잘 하는 것, 가수는 노래를 잘 하는 것이 90% 이상인데 다른 것을 갖고 비난합니다. 정신의학적으로 자신의 무의식에 있는 콤플렉스를 특정인에게 투사하는 미성숙한 방어기제입니다.

축구도, 세상도 똘레랑스(관용)가 필요합니다. 그럴 때 화이부동(和而不同)이 가능해지겠지요? 자신과 생각과 성격이 다른 사람을 포용할 때 넓어지고 깊어집니다. 그런 면에서 비현실적이고 일방적인 잣대로 천재를 죽이는 우를 범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기성용을 국가대표에서 제외시키자는 일부 언론과 네티즌들의 주장에는 할 말을 잃습니다. 제 생각이 인터넷 여론과 동떨어진 것 같은데, 정말 상식적 사고를 못하는 것인가요?  

자기계발과 기업경영에 도움이 되는 축구 스타들의 명언

■조직의 승패와 관련한 명언
○강한 자가 이기는 것이 아니라, 이기는 자가 강한 것이다 –베켄바우어 독일 바이에른 뮌헨 회장.
○축구는 때로 가혹하다. 그것이 축구다 –라이언 긱스(맨U의 전설)
○포기하면 그 순간이 곧 그 경기의 끝이다 –오베르마스(네덜란드 대표팀 공격수. 1998년 프랑스 월드컵에서 차범근 호에게 5대0 패배를 안긴 장본인)
○축구는 실수의 스포츠다. 모든 선수가 완벽하게 플레이를 펼치면 스코어는 언제나 0대0이다 –플라티니(전 프랑스 대표팀 주장)
○축구는 스타가 아닌 팀이 하는 것이다. 항상 상대보다 0.5초 빨라야 한다 –펠레(축구의 황제)
○절대 두렵지 않다. 나를 믿는 10명의 우리가 있기 때문이다 –카카(레알 마드리드 미드필드, 브라질 국가대표)
    
■프로의식과 관련한 명언
◇슈퍼프로의 자질
○미친 사람이 이성적인 사람보다 세상을 더 많이 변화시킨다 –(에릭 칸토나. 전 프랑스 대표선수)
○프로는 최선을 다하는 것이 아니라 최고여야 한다 –기성용(스완지시티 미드필더)
○무언가를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나 자신부터 바꿔야 한다 –과르디올라(바이에른 뮌헨 감독)
○나의 장점은 드리블, 스피드 등이 아닌 축구에 대한 열정이다. -호나우두(전 브라질 대표팀 공격수, ‘호돈신’이라 불린다)
○나는 못 막을 공은 안 막는다 –부폰(이탈리아 대표팀 골키퍼)
    
◇노력
○나는 하루에 12시간을 연습했고 두 다리 중 어느 한 다리가 강하다고 느끼지 않았을 때 처음으로 희열을 느꼈다. 스파르타 프라하 시절 나는 경기 직후에 곧바로 훈련장에 가서 훈련했고 쓰러져도 다시 필드의 잔디를 잡고 일어섰다. 나의 일과는 연습장의 조명이 꺼질 때 끝났다 –네드베드(유벤투스의 레전드. 체코 대표팀 공격수. ‘두 개의 심장을 가진 선수’ 원조)
○땀에 젖은 유니폼, 그것이 내가 보여줄 수 있는 전부다 –스콜스(맨U의 살아있는 전설)
○힘이 드는가? 하지만 오늘 걸으면 내일 뛰어야 한다 –푸욜(FC 바로셀로나, 2010년 남아공 월드컵 4강에서 독일을 침몰시킨 헤딩골의 주인공)
○뛰어난 슈팅은 하루아침에 이뤄지지 않는다. 오랜 연습 끝에 몸에 밴 감각에서 나오는 것이다. -베컴(프리킥의 달인)
○휴식, 휴식은 은퇴한 뒤 즐길 생각이다 -에인세(AS 로마 수비수, 아르헨티나 국가대표)
◇프로의 태도
○자신감만이 모든 것이다 –멘디에타(전 스페인 대표팀. 바스크 출신으로 ‘발렌시아의 베컴’으로 불린다)  
○칭찬을 받을 때 스스로를 컨트롤할 수 있는 능력, 쏟아지는 비난에 상처받지 않는 심장도 가져야 한다 –박지성(퀸즈파크)
○몸싸움이 두렵다면 그 후에 판단력도 없다 –라울(레알 마드리드의 전설, 샬케04를 거쳐 현재 알 사드 소속)
 

오늘의 음악

일요일에 TV 채널을 돌리다보니 ‘포레스트 검프’와 ‘쿵푸 팬더’를 방영하더군요. 영화 배경음악을 한 곡씩 준비했습니다. 밥 시거와 실버 뷸릿 밴드의 ‘Against the Wind’와 칼 더그라스의 ‘Kung Fu Fighting’이 이어집니다. 마지막 노래는 쓸쓸한 날에 즐겨듣는 제 애청곡입니다. 조동진의 ‘어떤 날’입니다.

♫ Against the Wind [밥 시거] [듣기]
♫ Kung Fu Fighting [칼 더그라스] [듣기]
♫ 어떤 날 [조동진] [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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