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용석 의원이 몰랐던 것은?


“지지위지지, 부지위부지, 시지야(知之謂知之, 不知謂不知, 是知也)”
요즘 자주 되새기는 말입니다. 아시다시피 《논어》 ‘위정편’에 나오는 구절로 ‘아는 것을 안다고 하고,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하는 것이 아는 것’이라는 뜻이지요.

사람은 자칫하면 자신의 무지를 잊어버리기 십상입니다. 아테네의 철학자 소크라테스가 늘 델포이 신전의 기둥 사이 들보에 새겨진 ‘네 자신을 알라(Gnothi Seauton)’라는 경구를 인용한 의도도 공자와 비슷할 겁니다.

무소속 강용석 의원이 외통수로 몰려 의원직을 내놓게 된 것도 결국 이 진리를 가벼이 여겼기 때문이 아닐까요?

강 의원으로서는 ‘성희롱 사건’이 어쩌면 억울한 면이 있을 겁니다. 대학생들과의 술자리를 사적인 자리로 여겨 ‘살가운 마초’가 되기를 작정한 것 같은데, 분위기 파악을 못했습니다. 여론의 뭇매와 출당, 아나운서연합회로부터의 피소…. 강 의원으로서는 일생의 노력이 무너지는 시련이었을 겁니다. 이를 돌파하기 위해서 ‘소피스트’를 자처한 것은 아닐까요? 얼룩진 이미지를 덧칠하려고 투사가 된 것은 아닐까요?

강 의원은 어제 정오까지만 해도 자신이 이렇게 패장으로서 퇴장하리라고는 상상도 못했을 겁니다.

그는 박원순 서울시장의 아들 주신 씨의 병역 면제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던 중 자기공명영상촬영(MRI) 사진을 입수했습니다. 그리고 “이 사진 속 인물의 몸피가 주신 씨와 다르고 일상의 주신 씨를 비교해 증세가 심각하므로 ‘바꿔치기’가 분명하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그는 인체의 오묘함과 다양성을 간과했습니다. 영상의학의 결과물만 보고 인체를 온전히 설명하지 못한다는 것이 의학의 이치입니다. 강 의원이 자신이 틀릴 수 있다는 걸 경계했다면 이 분야의 훌륭한 전문가들에게 문의를 했을 것이고, 성급하게 ‘MRI 문제’를 들고 외통수로 향하지 않았을 겁니다.

사람들은 고가의 영상촬영결과가 나오면 그것이 곧 증세를 100% 설명할 것이라고 착각합니다. 그렇지 않습니다. MRI 결과가 심각하다고 해서 반드시 자리보전을 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MRI로는 분명한 허리디스크이고 통증도 심각한 데도 금세 회복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인체란 오묘해서 사람마다 다릅니다. 체형도, 체질도 늘 예외가 존재합니다. 훌륭한 의사는 이것을 가슴에 둡니다. 이 사실을 강 의원도, 일부 혈기방장한 의사들도 간과했지만 의학은 사람을 상대하기에 ‘겸허’의 바탕 위에 서야 합니다. 의학에서는 ‘대체로 그렇기 때문에 이 환자도 그럴 것’이라는 것이 금기입니다. 분야별 전문가의 자세한 문진이 필요한 것도 이 때문이지요.

우리나라 의료시스템이 이 이치를 외면하는 부분이 있는데다 일부 의사들도 간과하고 있지만, 환자는 검사의 결과가 아닙니다. 변화무쌍한 유기체이면서도 개인별로 다른 인격입니다. 의사들이 컴퓨터 모니터만 봐서는 안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모니터에서 눈을 떼고 환자의 얼굴과 몸을 봐야 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건강보험 제도가 세심한 진료 환경을 가로막고 있지만, 이를 가능하게 북돋워주면 불필요한 검사를 많이 줄일 수도 있습니다.

이번 사건에서 강 의원도 큰 교훈을 얻었겠지만, 성급히 ‘MRI 조작’을 외친 의사들도 ‘사람’에 대해 깨달음을 얻었을 겁니다. 이런 정치적 사건이 의학계에서 인간으로서의 환자를 생각하는 실마리가 되기를 바라면 너무 엉뚱한 것일까요? 너무 나간 것일까요? 이런 말씀을 드리는 제가 혹시 부지(不知)이면서 지지(知之)로 착각하고 있는 것은 아니겠지요?

허리와 목 건강법


①평소 바른 자세가 중요하다. 의자에 앉을 때에는 허리와 엉덩이를 등받이에 바짝 붙이고 앉는다. 걸을 때에도 가슴을 펴고 허리에 배와 허리에 힘을 주고 걷는다.
②무거운 물건을 들 때에는 물건 바로 앞에서 똑바로 앉았다가 든다. 허리를 구부리고 들다가 사고가 나기 십상. 허리를 구부린 채 갑자기 돌리는 자세도 피해야 한다.
③수영, 걷기 등 자신이 좋아하는 운동을 꾸준히 한다. 단, 허리를 다친 환자는 테니스나 볼링, 배드민턴 등 구부리고 회전하는 운동은 피한다.
④담배는 디스크의 재생과 성장에 방해를 주므로 끊는다.
⑤만성 디스크 환자는 몸무게를 줄이면 통증이 완화된다.
⑥앉아서 일하는 사람들은 최소 1시간마다 일어나 허리, 목, 어깨를 풀어주는 체조를 하도록 한다. 택시운전사, 농사꾼, 사무직 종사자는 같은 자세로 있지 않도록 하고 시간이 허락하는 대로 몸을 움직인다. 폐경기 주부도 허리 건강에 유의해야 한다.
⑦잘 때 자세도 중요하다. 가급적 낮고 약간 딱딱한 베개가 목 건강에 좋다.

<도움말=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신경외과 윤도흠, 김긍년 교수>

오늘의 음악

1685년 오늘은 ‘음악의 어머니’ 헨델이 태어난 날입니다. 헨델의 음악 중 우리에게 잘 알려진 곡 세 곡을 준비했습니다. 앙드레 세고비아의 기타로 ‘사라방데’, 안드레아스 숄의 목소리로 ‘그리운 나무 그늘 아래’ 준비했습니다. 마지막 곡은 아이작 펄먼과 핀커스 주커만의 환상적 연주력이 돋보이는 ‘파샤칼리아’입니다.

♫ Sarabande [앙드레 세고비아] [듣기]
♫ 그리운 나무그늘 아래 [안드레아스 숄] [듣기]
♫ 파샤칼리아 [펄먼 & 주커만] [듣기]

댓글을 달아주세요.

귀하의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관련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