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악력’은 좋아졌는데 나머지 근력은 영…

[사진=Tomwang112/게티이미지뱅크]
어린이와 청소년의 악력은 향상되고 있지만, 나머지 근력은 대체로 떨어지고 있다는 국제 연구 결과가 나왔다.

아이들이 건강한 어른으로 성장하려면 학업에 대한 흥미를 이끌어주는 것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있다. 바로 꾸준한 신체활동과 운동이다.

아이들이 공부를 하도록 유도하는 건 단순히 학교 성적을 잘 받기 위해서가 아니다. 아이가 자신의 관심 분야를 찾고, 맡은 역할에 충실했을 때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훈련 과정이다. 이 과정에서 또 한 가지 중요한 것이 바로 신체활동이다. 체력이 받쳐주지 않으면 무엇이든 ‘지속성’을 유지하기 어렵다.

현재 도쿄에서 열리고 있는 올림픽에도 공부에 뛰어난 재능이 있는 선수들이 출전 중이다. 펜싱 플뢰레 금메달리스트인 리 키퍼 선수는 의대생, 사이클 금메달리스트인 안나 키센호퍼는 수학자다. 또한, 27일 탁구 남자단식에서 정영식 선수와 경기를 한 그리스의 파나지오티스 지오니스는 치과의사다.

‘축구나 농구할 시간에 공부하라’는 교육 방식이 성행했던 시절에는 고3 학생들이 체육시간에 자습을 하는 등 신체활동의 효과가 과소평가됐었다. 하지만 이제는 전문들이 적극적으로 아이들의 운동을 권장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5~17세 아동이 주 3일 이상 근력을 강화하고 뼈를 튼튼하게 할 수 있는 신체활동에 참여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적당한 근육을 가지고 있으면 신속하고 정확하게, 그리고 반복적으로, 때로는 최대의 힘을 발휘해 일을 처리할 수 있는 힘이 생긴다. 반면, 근력이 떨어지면 체지방이 늘고 성장기 아이들의 뼈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며 외모에 관심이 많은 연령대에 자존감이 저하되는 원인이 된다. 보다 장기적으로는 성인이 된 이후 심장질환 등 각종 만성질환이 발생할 위험을 높인다.

손아귀 힘 좋아졌는데, 복부·다리 힘은 약해

그렇다면 요즘 아이들의 실질적인 체력 상태는 어떨까? 미국, 캐나다, 호주 등 선진국 19개국에 거주하는 학생 100만 명을 대상으로 한 2019년 체력 데이터에 따르면 아이들의 유산소 운동량은 1981년부터 2000년까지 거의 변화가 없는 상태다.

그렇다면 근력 운동은 어떨까? 미국 노스다코타대 운동생리학과 그랜트 톰킨슨 교수팀이 고소득 국가와 중상위 소득 국가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수백 편의 논문을 검토해 지난 수십 년간의 아이들의 근력 상태를 살폈다. 우리나라도 선진국 대열에 합류했다는 점에서 소득이 높은 국가의 연구들을 참조할 수 있겠다.

이 연구는 손아귀의 힘을 보는 악력, 다리의 힘을 확인하는 멀리뛰기, 복부 근지구력을 파악할 수 있는 윗몸일으키기 등에 초점을 두고 진행됐다.

연구 결과, 1960년대 이후 대부분의 선진국에서 아이들의 악력이 향상되는 추세를 보였다. 반면, 다리 힘과 복부 힘은 2000년경까지 향상되다가 이후 감소하는 추세를 보였다. 연구팀은 요즘 아이들이 부모나 조부모 세대보다 손아귀의 힘은 좋지만, 그 외의 근력은 비슷하거나 오히려 떨어지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아이들의 이 같은 근력 상태의 원인을 찾기 위해 연구팀은 신체활동 수준, 신체 크기, 소득 불평등 등에 대한 국가별 추세를 살폈다. 그 결과, 신체 크기나 소득 불평등은 근력 상태와 유의한 연관성이 발견되지 않았다. 반면 아이들의 신체활동량은 연관성을 보였다. 영국, 스위스, 슬로바키아 등 아이들의 신체활동량이 적은 나라에서는 아이들의 근력도 감소했고 폴란드, 슬로베니아, 스페인 등 아이들의 신체활동량이 많은 나라에서는 근력 역시 증가하는 수치를 보인 것이다.

근육·뼈 강화 운동해야…정부·지자체 협조 중요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볼 때 아이들의 신체활동량을 전반적으로 늘리는 것이 근력 향상에 중요한 조건일 것으로 보았다. 취학 연령 어린이와 청소년은 최소 주 3일 이상 근력과 뼈를 강화할 수 있는 활동을 하고 적당한 강도의 유산소 운동을 병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특히 코로나19 유행 기간 더욱 중요하다. 아이들의 바깥활동이 줄고 학교나 집에서 폐쇄적인 생활을 하는 시간이 늘었기 때문이다.

간혹 근육 단련이 아이의 성장을 방해하거나 성장판에 손상을 입힌다고 생각해서 근육 운동을 못하게 하는 보호자들이 있는데, 적절한 프로그램 안에서 진행되는 근육 운동은 오히려 아이의 신체 구성과 자신감 향상에 도움이 된다. 나날이 문제가 되고 있는 아동 비만을 개선하는데 도움이 되는 전략이기도 하다.

꼭 헬스장에서 다양한 장비를 이용해 근력을 키울 필요는 없다. 팔굽혀펴기, 스쿼트 등 맨몸 운동을 해도 되고, 요가 등을 통해 체중을 지탱하는 신체활동을 해도 된다. 무엇보다 아이들이 좀 더 적극적으로 신체활동을 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에서 신체활동 지침을 세부적으로 마련하고, 학교와 지자체는 실질적인 신체활동을 유도할 수 있는 운동 프로그램을 준비해야 한다. 각 가정에서는 보호자들이 아이가 운동을 하도록 독려할 필요가 있겠다.

문세영 기자 pomy80@kormedi.com

저작권ⓒ '건강을 위한 정직한 지식' 코메디닷컴(http://kormedi.com) /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Share with Kakao

댓글을 달아주세요.

관련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