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476호 (2021-06-07일자)

 어떤 친구, 어떤 우정을 마음에 담고 있나요?

친구와 나란히 함께 누워 잠잘 때면
서로 더 많은 이야기를 밤새도록 나누고 싶어
불끄기를 싫어하는 너였으면 좋겠다

얼굴이 좀 예쁘지는 않아도
키가 남들만큼 크지는 않아도
꽃내음을 좋아하며 늘 하늘에 닿고 싶어하는
꿈을 간직한 너였으면 좋겠다

비오는 날엔 누군가를 위해
작은 우산을 마련해 주고 싶어하고
물결위에 무수히 반짝이는 햇살처럼
푸르른 웃음을 아낄 줄 모르는 너였으면 좋겠다

서로의 표정을 살피며 애써 마음을 정리하지 않아도
좋을 만큼 편안한 친구의 모습으로
따뜻한 가슴을 가진 너였으면 좋겠다

한 잔의 커피향으로 풀릴 것 같지 않은
외로운 가슴으로 보고프다고 바람결에 전하면
사랑을 한아름 안아들고
반갑게 찾아주는 너였으면 좋겠다

네 어릴 적 가지고 놀던 구슬이나 인형처럼
나를 소중히 여겨주는
온통 사랑스런 나의 너였으면 좋겠다

-이해인 수녀의 ‘이런 친구가 너였으면 좋겠다’ 전문

1945년 오늘(6월 7일), 강원 양구군에서 이 시를 지은 이해인(李海仁) 수녀가 태어납니다. 해인은 필명이고 본명은 명숙이지요? 이해인 수녀는 천주교 가운데 합리적이고 열린 교리로 잘 알려진 베네딕트(芬道) 수도회 소속으로, 법정 스님과 고결한 정신을 주고받은 우정으로도 유명하지요.

국어사전에 따르면 친구(親舊)는 ‘가깝게 오래 사귄 사람’입니다. 옛날에는 자신보다 훨씬 오래 산 어른에게 누구를 “제 친구입니다”라고 하면 “네가 얼마나 오래 살았다고…”하고 불호령을 받았다고 합니다. 그렇다고 요즘 오래 사귀지 않았다고 친구가 아니라고 할 수는 없겠지요? 어쩌면 어느 정도 인격이 형성된 때 만난 친구가 진짜 친구일지도 모릅니다. 사람은 대체로 40대 후반에 진정한 친구를 만난다는 미국 메릴랜드 대학교의 연구결과도 있습니다.

최근 코메디닷컴 보도에 따르면 우정은 소속감을 강화하고 자존감을 높이며 스트레스와 슬픔에 대처하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미국 메이요클리닉의 연구에 따르면 친구는 우울증 위험을 낮추고 혈압, 체중 등을 조절하는 데 좋습니다. 4000명 이상 성인이 참여한 연구에 따르면 1마일(약 1.6km) 이내에 행복한 친구가 살고 있으면 행복해질 가능성이 25% 증가된다고 하네요.

여러분의 친구는 어떤 분인가요? 이해인 수녀와 법정 스님처럼 고매한 인격을 주고받는 친구인가요, 힘들 때 하염없이 이야기를 들어주는 친구인가요, 남들에게 비난받는 처지에 있어도 한없이 믿고 지지하는 관포지교(管鮑之交)의 친구인가요? 아니면, 그냥 그 얼굴을 떠올리기만 해도 입가에 미소가 번지는 그런 사람, 또는 코로나19 위기가 가라앉자마자 함께 여행을 떠나고 싶은 친구인가요? 오늘은 친구에게 연락해서 소식 주고받는 것은 어떨까요? 많고 많은 사람들 가운데 누가 가장 먼저 떠오르나요?


오늘의 음악

첫 곡은 안재욱의 ‘친구’입니다. 둘째 곡은 1958년 오늘 태어난 프린스의 ‘Purple Rain’입니다. 동갑내기 ‘개띠’ 마이클 잭슨이 유일한 라이벌이라고 칭송한 가수이지요? 이 노래도 일종의 우정에 대한 노래일까요?

  • 친구 – 안재욱 [듣기]
  • Purple Rain – 프린스 [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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