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두운 밤’이 건강에 좋은 이유

[사진=champlifezy@gmail.com/gettyimagesbank]
밤도 낮 못지않게 환한 환경을 조성하는 사람들이 많다. 인공불빛으로 환한 집안에서 컴퓨터 스크린이나 스마트기기 등을 들여다보며 휴식을 취하는 일이 늘었기 때문이다.

오늘날 불면증을 가진 사람들이 많은 이유도 이러한 환경과 무관하지 않다. 늦은 시간에도 잠이 오지 않거나 새벽에 수시로 깨는 등의 원인에는 이러한 환한 밤이 한 원인으로 작용한다.

잠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지만, 현실에서 이를 실감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음식은 잘못 먹으면 배가 아파 신경 쓰게 되지만, 잠은 부족해도 좀 피곤하긴 하지만 괜찮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실상 나쁜 수면 상태는 조금씩 우리의 건강을 갉아먹는다.

우리 인체는 조용하고 어두운 밤, 그리고 이를 통한 숙면을 필요로 한다. 밤낮이 구분되지 않는 환경과 생활은 24시간 주기 리듬을 교란시켜 비만, 당뇨 등 다양한 질환의 위험률을 높일 수 있다.

우리 몸은 하루 주기 리듬에 맞춰 잠을 자고 일어나고 배고픔을 느끼고 활동성이 증가하고, 체온이나 멜라토닌 분비 등에도 변화가 일어난다. 날이 밝으면 재가동되는 이러한 사이클은 초창기 인류부터 오늘날 우리에게까지 전해지며 유전자 깊이 아로새겨져있다.

밤이 되면 체온이 떨어지고 신진대사가 느려지며 멜라토닌 수치가 급격히 증가한다. 반대로 날이 밝으면 멜라토닌 수치는 떨어진다. 포만감과 연관이 있는 호르몬인 렙틴은 자는 동안 수치가 증가해 허기짐을 통제할 수 있게 만든다.

미국 시카고대학교가 미국내과학회지(Annals of Internal Medicine)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잠이 부족해지면 렙틴 수치는 줄고 식욕을 증가시키는 호르몬인 그렐린 수치는 증가하면서 식욕이 커지고 자주 허기가 지게 된다. 좋은 수면 환경을 만들고 숙면을 취해야 식단 조절과 체중 조절에도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그런데 지난 10여 년간 스마트기기 사용이 일반화되면서 수면장애를 겪는 사람들이 늘었다. 체중이 늘고 비만, 우울증 등 각종 질환의 위험률이 증가하는 것도 이와 연관성이 있다.

붉은빛이나 노란빛을 띠는 조명은 그래도 수면 방해를 덜 한다. 이는 캠프파이어나 촛불처럼 방해가 덜 되는 종류의 빛이다. 반면, 컴퓨터, 스마트기기, 하얀 형광등 등 푸른빛을 내뿜는 인공 불빛은 수면에 더 큰 방해가 된다. 인간이 이 같은 빛에 노출된 역사는 매우 짧기 때문이다.

19세기 후반 전구가 발명되기 전까지 인간은 어둠에 익숙했다. 전구의 발명은 어두운 밤을 밝히고 음지에서 발생 가능한 다양한 사건·사고의 위험을 낮추고 밤 문화를 형성하는 등 보다 안전하고 활기 있는 환경을 만들었지만, 숙면에는 오히려 방해가 되고 있다는 것. 특히 최근 십여 년간 더 큰 문제가 되고 있다. 잠자리에서마저 블루라이트를 내뿜는 기기를 얼굴 가까이 밀착시켜 많은 시간을 보내기 때문이다.

그래도 새벽 뒤척임 없이 잘 잔다면, 그리고 다음날 활기 있는 생활을 한다면 다행이지만 수면의 질이 떨어져 자주 피곤하고 무기력한 순간이 잦다면 밤 시간대 이런 빛에 노출되지 않도록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반대로 낮에 햇빛을 받는 사람들은 줄었는데, 이런 사람들은 의도적으로 낮에 자연광을 받을 필요가 있다. 낮에는 볕을 쬐고, 밤에는 인공빛 노출을 최소화하는 훈련을 해내가면 수면의 질이 향상되고 나쁜 식습관도 개선되고 전반적인 건강을 향상시키는데도 도움이 된다.

문세영 기자 pomy80@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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