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대…지루함에 대처하는 방법

[사진=Leafstock RF/gettyimagebank]
코로나 시대가 1년 넘게 지속되면서 ‘방역 피로’가 서서히 쌓여 간다. 그 중 하나가 권태감, 즉 ’지루함’을 느낀다는 것이다. 외출도 활동도 제한된 나날들, 혼자 있는 시간은 늘었지만 할 수 있는 일은 줄었다.

만연한 질병, 실직과 사망 등에 비해 ‘지루하다’는 불만은 사소하게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이런 분위기가 사회 전체로 퍼지면 코로나 방역에 큰 구멍이 생길 수 있다는 점에서 간과할 수 없는 문제다. BBC 온라인판은 코로나 시대에 부각한 ‘권태’의 문제와 대처법을 소개했다.


세계적으로 얼마나 많은 사람이 코로나 사태로 지루함을 느끼는지 알 수 없지만 이탈리아가 록다운에 들어갔을 때 실시한 조사에서는 지루함이 가장 흔하게 나타난 부정적 감정 중 하나였다.

미국 워털루 대학과 듀크 대학의 연구팀은 지루함을 느끼는 사람들이 ‘사회적 거리 두기’ 규칙을 어기거나 사교 모임을 가질 가능성이 더 높다는 것을 발견했다. 또 다른 논문도 방역 장기화가 권태를 유발하면서 지침 준수를 어렵게 만들 수 있다고 경고한다. 과거에 전쟁에 나갈 것을 강요받은 조부모 세대에 비해 지금 우리는 집에만 있으면 되는데 뭐가 힘드냐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지루함은 자기 통제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데다, 집에만 있는 것도 사실 힘든 일이다.

느슨해진 마음가짐에 대한 우려는 미 전역에서 현실화되고 있다. 코로나 환자의 증가에도 불구하고 휴일 항공 여행이 급증했다. 플로리다주 주민들은 외식을 하기 위해 식당에 몰려들고 있다. 코로나 양성률이 약 11%인 루이지애나주에서 감염자 4분의 1은 술집, 식당, 카지노에서 발생했다. 앞으로 더 많은 변종 바이러스의 등장이 예상되는 시점에서 이는 걱정스러운 현상이다.

♦‘권태’는 풀기 힘든 문제

지루함은 독특한 감정 상태이다. 자신의 주변 세상에 대한 불만족, 일이든 책이든 비디오 게임이든 모든 활동에 대한 무관심, 그리고 불편함이기도 하다. 권태와 감염병에 대한 연구를 공동 집필한 워털루 대학 제임스 댄커트 교수(인지 신경과학)는 “지루함은 풀기 힘든 문제”라고 강조한다. 그의 연구는 권태를 느끼기 쉬운 사람들이 규칙을 따를 가능성이 낮다는 것을 시사한다.

어떤 사람들은 지루함에 더 취약하다. 남성이 여성보다 지루함을 느낄 가능성이 약간 높고, 어린이 청소년은 부모세대보다 지루함을 느끼기 쉽다. 댄커트교수는 사람들이 외로움을 느끼기 시작하는 말년에 지루함도 증가한다고 말한다.

지루함은 그 자체로 좋은 것도 나쁜 것도 아니다. 재미없거나 어떤 이유로 활동이 무의미하게 느껴지고 안절부절못하고 집중되지 않는 느낌, 이는 새로운 활동을 찾기 위한 동기를 부여할 수도 있다. 동시에 지루함은 자해 혹은 약물이나 알코올 사용과 같은 위험을 감수하는 행동과 관련이 있다.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코로나가 유행하는 동안, 많은 사람들이 친구도 만날 수 없고 할 일은 적어 권태에 빠져들었다. 한편 어떤 사람들은 일과 아이들에게 치여 할 일은 너무 많은 반면 당면한 일에 집중할 수 없어서 권태를 느꼈다.

게다가 팬데믹은 우리 모두에게 ‘자치권 상실’이라는 보편적 경험을 공유하게 했다. 어떤 원인이든 통제력을 상실하면 지루함에서 탈피하기 어렵다. 상황에 대처하는 선택권이 제한되기 때문이다.

지루함의 극복은 자신에게 달려있다. 스스로 어떻게 반응하는지가 큰 차이를 만든다. 댄커트 교수는 지루하다는 사실에 연연하지 말라고 조언한다. 불편함에 초점을 맞추면 아무 생각없이 친구들과 어울리는 등 생각없이 행동하게 된다.

플로리다 대학 에린 웨스트게이트 교수(심리학)는 활기차면서 지루함을 느낄 때와 피곤하면서 지루함을 느낄 때 각기 어떤 활동을 할지, 목록을 작성할 것을 권한다. 손쉬운 패턴을 뜨개질하거나 커피 한 잔을 마시는 것처럼 사소한 일에서 기분의 변화는 생길 수 있다. 그는 “중요한 것은 대단한 일을 하는 것이 아니다”면서 “바로 그 순간, 자신이 의미 있게 느껴지고 참여할 수 있는 활동을 발견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관심은 있지만 평소 시간이 없어 해볼 수 없었던 일을 추구하는 것도 좋다.

나이와 성별에 관계없이 지루함은 삶의 한 부분이다. 아무리 활동을 많이 해도, 팬데믹이 있어도 없어도 지루함을 느낄 수 있다. 그렇다고 좌절하기보다 새로운 만족과 의미를 찾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지루함을 자신의 무분별한 행동을 정당화하는 핑계로 삼아서는 안될 일이다.

    이보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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