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뇌 혹사하면 수명 짧아진다(연구)

[사진=RomarioIen/gettyimagebank]
수명에 영향을 주는 요인은 다양하다. 유전자처럼 당사자가 어찌할 도리 없는 요소도 있고, 흡연 등 생활습관처럼 개선할 수 있는 변수도 있다.

그 중간적인 성격의 요인도 있다. 두뇌 활동이다. 미국 하버드 대학교 의대의 최신 연구에 따르면 두뇌의 과도한 신경 활동은 수명을 줄인다.

아직 심화 연구가 필요한 단계이긴 하지만, 이번 연구는 두뇌 활동에 대한 적절한 조절이 노화의 속도를 늦출 수 있다는 단서로 해석된다. 여기서 ‘적절한 조절’은 약물, 생활습관 개선, 명상 등을 의미한다.

신경계 활동과 수명의 관계가 이번에 처음으로 밝혀진 것은 아니다. 두뇌의 흥분을 조절하는 메커니즘은 신체 대사활동을 조절하는 기능과 밀접한 연관이 있기에 수명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게 학계의 공감대였다.

그러나 두뇌 활동을 자제하는 것이 수명을 연장할 수 있다는 결론은 이번 연구가 제기한 새로운 지점이다. 하버드 의대 브루스 얜크너 교수는 “활발한 두뇌 활동이 건강과 활력의 원천일 것이라는 통념과 정반대 결과가 나온 셈”이라고 밝혔다.

연구진은 장기기증자 수백 명의 두뇌 조직을 분석했다. 사망 시 연령으로 대상자들을 분류한 결과, 90~100세에 숨진 이들이 70~80세에 숨진 경우보다 신경 활동이 적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오래 산 사람들이 두뇌 활동이 적어서 오래 산 것인지, 노화 탓에 두뇌 활동이 적어진 것인지 불분명했다. 사망자 조직 분석의 한계였다. 연구진은 살아있는 회충과 생쥐로 분석을 진행했다.

연구진은 ‘REST’라 불리는 단백질에 주목했다. 회충에 약물을 주입해 신경조직에 REST가 늘도록 조작하면 두뇌 활동이 잦아들고 수명이 늘었다. 생쥐 실험에서도 결과는 유사했다.

얜크너 교수는 “비정상적이고 해로운 신경 활동은 두뇌 활동을 비효율적으로 만들고, 생리학적으로도 유해하기 때문에 수명을 단축한다”고 연구의 결론을 요약했다.

그는 “이번 연구 결과가 수명 연장을 위한 명상이나 요가 등 대안적 치료법을 제안할 수 있는 수준에 미친 것은 아니지만, 인간의 사고와 성격, 행동이 전반적인 건강과 수명에 어떻게 영향을 주는지 이해하는 데 한 걸음 더 다가간 것”이라고 자평했다.

이번 연구(Regulation of lifespan by neural excitation and REST)는 ‘네이처’에 실리고 일간 ‘워싱턴포스트’ 등에 소개됐다.

이용재 기자 youngchaeyi@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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