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암 증가율 위암의 2배, “위험 요인을 없애라”

[사진=Magic mine/shutterstock]
우리나라에서 암 발생률 1,2위를 다투는 위암과 대장암의 환자 수가 역전됐다. 최근 대장암이 크게 늘면서 위암보다 환자 수가 더 많아졌다. 위암은 증가세가 다소 낮아지고 있는데 비해 대장암은 급등 추세를 보이고 있다. 2015년에는 위암이 국내 암 발생률 1위였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대장암이 선두로 올라서며 당분간 최다 암 1위의 불명예를 이어 갈 것으로 보인다.

– 환자 수 증가율: 위암 16.9%, 대장암 39.3%

위암과 대장암의 최근 8년 동안(2010-2017년)의 진료환자 수 추이를 살펴본 결과 위암은 13만6000여 명에서 14만8000여 명으로 16.9% 증가했다. 반면에 대장암은 11만여 명에서 15만4000여 명으로 39.3%나 늘어났다(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

국립암센터가 지난 달 공개한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의 보고서에서도 올해 한국인의 1위 암으로 대장암을 꼽았다. 인구 10만 명당 44.5명으로 위암(39.6명)보다 근소하게 높다. 대장암이 환자 수나 증가율에서 위암에 비해 눈에 띄는 수치를 보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대장암의 위험 요인이 해소되지 않고 일부에서는 고착화 양상을 보이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 동물성 지방, 포화지방이 많은 음식을 줄여라

위암과 대장암은 먹거리와 관련된 대표적인 암이다. 위암의 위험 요인은 짠 음식, 탄 음식, 훈제 음식, 흡연, 헬리코박터 감염, 가족력 등이 있다. 위암은 대장암에 비해 환자 수 증가률이 뒤졌지만 감소세로 돌아선 것은 아니다. 여전히 이런 위험 요인들로 인한 위암 환자가 늘고 있다.

대장암의 급증세는 서구화된 식습관과 이로 인한 비만 인구의 증가가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돼지고기와 소고기 같은 붉은 고기, 육가공품(소세지, 햄, 베이컨 등)을 즐기면 대장암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 동물성 지방은 대장 점막을 자극하는 담즙산의 분비를 늘리고, 장내 세균에 의해 발암물질로 바뀌게 된다.

감자튀김, 일부 과자 등 트랜스 지방산이 많은 식품을 즐기는 것도 좋지 않다. 트랜스 지방산은 맛과 색이 변하고 불쾌한 냄새가 나는 것을 막기 위해 수소를 첨가하는 과정에서 생성된다. 고온의 기름으로 조리하는 과정에서도 만들어진다. 채소, 과일을 멀리하는 식습관도 대장암 발병을 촉진시키고 있다. 섬유소가 많은 채소 등을 자주 먹으면 배변 활동이 원활하게 돼 대장 건강에 도움이 된다.

– 몸을 자주 움직이고 비만에서 벗어나라

암 예방을 위해서는 음식과 더불어 운동이 필수다. 운동이 번거롭다면 틈이 날 때마다 몸을 자주 움직여야 한다. 종일 앉아 있는 습관은 특히 대장암의 최대 적이다. 신체 활동을 하면 장의 연동운동을 촉진해 대변이 장을 통과하는 시간을 줄여준다. 대변 속의 발암물질들이 장 점막과 접촉하는 시간이 감소해 자연스럽게 대장에 암이 생기는 과정이 억제된다.

살이 많이 찌면 대장암 발생 위험도가 3.7배까지 높아진다. 과도한 허리둘레의 증가도 위험 요인의 하나이다. 비만은 음식, 운동과 깊은 관련이 있다. 많이 먹고 움직이지 않으면 살이 찐다는 것은 상식이다. 암 환자가 되면 치료를 위해서라도 운동을 해야 한다. 건강할 때 적정 체중을 유지하면 암 환자가 되는 참혹함을 미리 막을 수 있다.

– 직계 가족 중에 암 환자? 유전성을 살펴라

대장암은 가족력도 큰 영향을 미친다. 대장암의 5%는 명확히 유전에 의해 발병한다고 밝혀졌고, 15% 정도까지 유전적 소인과 관계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부모나 형제, 자매 등 직계 가족 중에 대장암 환자가 있다면 유전자 검사를 포함한 대장암 검진을 선제적으로 할 필요가 있다.

선종성 용종이 다발적으로 생기는 가족성 선종성 용종증의 경우, 치료를 하지 않으면 100% 대장암으로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전성 대장암의 대표 질환 중 하나인 유전성 비용종증 대장암(HNPCC))이 있으면 젊은 나이에 대장암 환자가 될 수 있다. 이 질환은 지금까지 알려진 유전성 종양 중 발생 빈도가 가장 높다.

– 대장암의 증상은? 정기 검진이 중요하다

대장암 초기에는 대부분 아무런 증상이 없다. 증상이 나타나면 이미 상당히 진행된 경우가 많다. 갑자기 변을 보기 힘들어지거나 횟수가 바뀌는 등 배변 습관의 변화가 생긴다. 설사, 변비 또는 배변 후 변이 남은 듯한 느낌, 혈변, 점액변이 있을 수 있다. 예전보다 가늘어진 변 등 모양도 바뀐다. 복부의 불편함, 체중이나 근력의 감소 등도 나타난다.

대장암은 초기에 발견해 치료하면 치료 성적이 매우 좋다. 5년 상대 생존율이 76.3%이다. 선종 단계에서 용종을 발견해 대장 내시경으로 제거하면 대장암 발생 자체를 예방할 수 있다. 국립암센터와 대한대장항문학회는 50세 이후부터 5-10년마다 대장 내시경 검사를 받을 것을 권고하고 있다. 가족력 등 고위험군에 속한 사람들은 전문의와 상담 후 검사 방법과 간격을 결정해 정기 검사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정승용 서울대학교병원 대장항문외과 교수는 “요즘 정보의 홍수 속에서 근거 없는 정보에 휩쓸려 엉뚱한 치료를 받는 환자들이 있다”면서 “이는 효과도 없고 경제적인 손해는 물론, 몸을 더 망칠 수 있기 때문에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 판정을 해주는 시스템이 필요한 것 같다”고 했다.

김용 기자 ecok@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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