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둥이 부모 62% “추가출산 안 해”

이른둥이(미숙아)를 낳은 경험이 있는 부모의 상당수는 추가 출산을 꺼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생아중환자실(NICU) 퇴원 후에도 지속되는 잦은 입원과 치료로 인한 경제적 부담이 출산 의욕을 떨어뜨려 이러한 추가 출산 기피율은 급증세다.

대한신생아학회가 지난 6~7월 전국 주요병원에서 1007명의 이른둥이 부모를 대상으로 ‘이른둥이 가정의 의료비 부담 및 실태’를 조사한 결과를 보면 이른둥이 부모 중 62%는 추가 출산을 꺼렸다. 이는 4년 전 조사보다 무려 18%P나 증가한 수치다.

추가 출산을 기피하는 이유로는 이른둥이 재출산에 대한 우려가 가장 높았고(32.3%), 치료비로 인한 경제적 부담(27.4%), 태어난 이른둥이 치료에 집중하기 위해(14.7%)라는 답이 뒤를 이었다.

이른둥이 10가정 중 1가정(12.6%)은 자녀의 NICU 퇴원 후 의료비로 1000만원 이상을 썼고, 재태기간이 28주 미만인 이른둥이의 의료비 부담이 상대적으로 컸다. 의료비 부담이 500만원 이상 1000만원 미만은 13%, 200만원 이상 500만원 미만은 24.9%였다.

상급종합병원 이용이 잦은 이른둥이 특성상 이른둥이 가정의 경제적 부담은 심각한 상황이다. 이번 조사에서 이른둥이 가정은 3인 가정이 44.4%로 가장 많았고, 60.6%는 월평균 소득이 300만원대 미만인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정부가 발표한 3인 가구 기준 도시근로자 월평균 소득은 480만원이다.

이른둥이 4명 중 1명꼴로 NICU 퇴원 후 재입원했고, 재입원의 주된 원인은 호흡기 감염(37.7%)이었다. 응급실을 찾는 주된 원인 또한 호흡기질환(42.4%)이었다. 학회는 “이른둥이는 만삭아와 달리 신체가 완전히 발달되지 않은 채 태어나 면역 기능이 떨어진다”고 했다.

이른둥이 부모들이 정부 지원으로 가장 절실히 바라는 것은 의료비 경감(61.2%)이었다. 김병일 학회장(분당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은 “점차 늘어가는 이른둥이들의 NICU 퇴원 이후 의료비 지원이나 경감에 대한 정부 대책은 전무한 상태”라며 “이른둥이는 출생 후 2년간 적극적 치료와 보살핌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배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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