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모르는 게 없어” 사람들 자기 과신 경향

사람은 자신의 지식수준을 과대평가하는 경향이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진공청소기로 청소하는 방법이나 프린터기로 출력하는 방법처럼 아주 일상적인 일부터 정치적 이슈처럼 보다 추상적인 영역에서도 이 같은 경향을 보인다.

이는 ‘설명 깊이의 착각(the illusion of explanatory depth)’이라는 현상 때문에 일어난다. 본인 스스로는 특정 사물의 작동 방식이나 현상의 구현 방식을 잘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실질적으로는 상당 부분이 착각에 불과하다는 의미다.

미국 워싱턴&리대학교 연구팀이 실험참가자 100여 명을 모집해 ‘설명능력에 대한 숙고’를 평가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설명능력에 대한 숙고란 특정 사물의 작동방식을 설명하기에 앞서 자신이 이를 얼마나 잘 설명할 수 있는지 숙고해보는 것을 의미한다.

이를 평가하기 위해 연구팀은 진공청소기, 석궁, 러닝머신, 우산 등 다양한 물체를 설명하기 전에 실험참가자들에게 한 가지 지시를 내렸다. 물체의 작동 방식에 대해 전문가에게 단계적으로 차근차근 설명할 수 있으며 인과관계에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말할 자신이 있는지 신중히 본인의 능력을 평가해보라고 주문한 것이다.

이 같은 질문에 대해 생각할 시간을 준 결과, 자신의 지식을 과잉 평가하는 경향이 줄어들었다. 이는 “물체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주의 깊게 생각해보라”는 단순 지시를 내렸을 때보다 효과가 컸다.

연구팀은 자신의 설명능력을 숙고하면 사물의 복잡성을 가늠케 되고, 자신의 지식에 빈틈이 많다는 사실을 인지하게 돼 이처럼 스스로를 과대평가하는 경향이 줄어드는 것으로 보았다. 즉 ‘단계적 설명’이라든가 ‘인과관계’처럼 구체적인 사고를 요구하면 자기 과신하는 태도가 줄어든다는 것이다.

단 “물체가 작동하려면 얼마나 많은 부품이 필요한지, 또 얼마나 많은 단계들을 거쳐야 하는지 생각해보라”는 보다 구체적인 지시를 내렸다고 해서 ‘설명능력에 대한 숙고’가 강화되진 않았다. 연구팀의 개입이 지나치면 오히려 반감효과가 나타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그리스 델포이신전에 기록된 것처럼 “네 자신을 알라”는 지혜를 따르려면 자신의 설명능력을 한 번쯤 재고해보는 개입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 같은 연구논문은 최근 ‘실험심리학저널(Journal of Experimental Psychology)’에 실렸다.

문세영 기자 pomy80@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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