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이 더 괴로운 사람들… 사연 따른 대처법

 

명절이라고 해서 모든 사람이 즐거운 건 아니다. 차례를 지낼 때마다 먼저 떠나간 가족이 그리울 수도 있고, 이 시기 사랑하는 사람과 사별한 경험이 있다면 트라우마에 시달릴 수도 있다. 또 현재 집안에 아픈 사람이 있어 명절을 즐길만한 심적 여유가 없을 수도 있다. 이처럼 명절이 되면 더 마음이 무거워지는 사람들의 짐을 덜어줄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전문가들은 개인이 처한 상황에 따라 적절한 조치 방법을 동원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누군가를 잃은 슬픔에 휩싸여 있다면…= 명절 연휴 누군가를 잃은 경험이 있다면 그 기억이 떠올라 슬픔에 빠질 수도 있고, 차례를 지내다가 어릴 적 기억이 떠올라 마음이 착잡해지기도 한다. 이처럼 슬픔에 빠진 사람을 돕기 위해선 주변 사람들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가장 좋은 태도는 ‘귀를 빌려주는 것’이다. 불필요한 조언이나 충고를 늘어놓는 것보단 그들의 현재 기분 상태를 적극적으로 들어주는 자세다. 또 그들만의 명절 접근 방식을 존중하고, 명절에 떠맡게 될 가중한 일에 대한 부담도 덜어주는 것이 좋다.

자폐증 있는 자녀가 있다면…= 자폐증이 있는 아이를 둔 가정은 명절이 도전적인 시기다. 사람들이 모이고 주변이 어수선해지면 자폐증 아이가 ‘감각 과부하’ 상태에 이를 수 있기 때문이다. 감각 과부하란 특정 감각이 지나치게 예민하거나 둔감해져 혼란을 겪는 상태를 말한다.

미국 필라델리피아과학대학교 작업치료학과 기브스 교수가 해당 대학 뉴스게시판을 통해 밝힌 바에 따르면 명절기간은 자폐아동을 좀 더 예의 주시해야 할 기간이다. 일단 명절 자리를 함께 할 사람들에게 아이의 상태에 대해 미리 귀띔을 주고, 아이를 대하는 방식을 알려줘야 한다. 가령 아이를 안으면 지나치게 놀랄 수 있으므로 삼가해 달라거나, 조용한 곳에 혼자 있길 좋아하니 아이만의 시간을 방해하지 말라는 식으로 조언을 한다. 또 아이가 감각 과부하 상태에 이르면 울거나 짜증을 내거나 폭력적인 성향을 보일 수 있다는 점도 알려줘야 한다.

치매가 있는 노인이 있다면…= 치매를 앓고 있는 가족을 둔 사람도 명절 연휴를 고생문이 열리는 시기다. 이런 사람들은 전통적인 명절 방식을 고집하기보다 좀 더 융통성 있는 시간을 마련하는 것이 좋다.

치매 환자가 좋아하는 활동을 중심으로 명절 일정을 계획하는 것이다. 명절 기간에는 병원 방문이 어려운 만큼 미리 주치의와 상담해 만약의 사태에 대비한 의학적 방법에 대해서도 숙지해둬야 한다. 또 치매 환자가 사고 내기 쉬운 촛불을 켠다거나 날카로운 주방도구를 꺼내놓지 않도록 신경 써야 한다. 상황에 따라서는 방문자 수를 최소화하고 평소와 비슷한 집안 분위기를 조성해야 할 수도 있다.

명절마다 과식을 반복한다면…= 평소 건강한 식습관을 가진 사람이 명절 때 좀 더 먹는다고 해서 건강상 별다른 문제가 생기진 않는다. 그런데 평소 식욕 조절이 어려운 사람이라면 명절 연휴 과식이 기분을 더욱 우울하게 만들 수 있다. 자책감을 일으키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순환기 저널(Journal Circulation)에 실린 논문에 따르며 명절기간 심장질환으로 인한 사망자도 평소보다 5% 정도 늘어난다. 심장건강에 이상이 있는 사람이라면 식사량 조절에 더욱 신경 써야 한다는 것이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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