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군의 조선 침공, 히데요시는 무엇을 노렸나

 

●장정호의 충무공 톺아보기(1)

 

중국 정벌’은 단순 구실이었나

김한민 감독, 최민식 주연의 《명량》이 연일 한국영화 흥행 신기록을 세우고 있다. 19일 누적관객 1500만 명을 돌파했다고 하니 신기록의 행진이 어디까지일지… 이 영화는 속도감 넘치는 전투 장면, 최민식의 내면 연기, 영웅이 절실한 시대상황 등과 맞물려 ‘대박 행진’을 벌이고 있지만, 충무공의 드라마틱한 삶이 감동의 원천이라는 것은 누구도 딴죽을 걸 수 없는 엄연한 사실일 게다.

이순신은 세계 역사에도 유례를 보기 힘든 희귀한 위인이다. 아마 5000년 한국사에서 충무공만큼 억울한 사람은 없을 것이다. 나는 2008년 자신과 사업을 돌이켜보면서 ‘중소기업 사장은 참 억울한 자리’라고 한숨을 쉬다가, 충무공을 만나고 태도를 바꿨다. 충무공에 비하면 나는 ‘행복한 사람’일 따름이었다. 충무공에 대해서 온갖 책을 읽고, 유적지를 돌아다니며 그 세계를 알면 알수록 고개가 숙여졌다.

충무공과 임진왜란에 대해 일반인이 잘 모르는 것이 많다. 대표적인 것이 ‘명을 정벌하러 가는데 길을 틔워라’는 ‘정명가도(征明假道)를 아직도 조선을 침범하기 위한 구실로만 알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진짜 중국을 치려고 했다.

위 그림은 2차 세계 대전 당시 일본이 점령했던 지역이다. 그 점령의 세월이 얼마나 되는지는 장소마다 다르지만 한때 일본의 점령지였던 곳이다.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이 그림과 비슷한 규모의 정복지를 꿈꾸었다.

기록에 따르면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일본천하를 통일하는 데 공을 세운 부하들에게 나누어줄 봉토를 한국은 물론 중국과 인도까지 점령하여 해결하려고 하였다.

히데요시가 통일한 일본은 더 이상 수많은 무사가 필요하지 않았다. 하지만 150년간 지속된 내란 속에 지역 영주들의 세력은 그 힘이 남아도는 상태에서 통일이 됐다. 야마오카 소하지 원작, 요코야마 미쯔데루 극화의 만화책 ‘도요토미 히데요시(이길진 번역)’에 따르면 히데요시는 일본의 전란을 끝내기 위해 스스로 위대한 장군이 되기로 결심했다고 되어있다. 하지만 그는 일본을 통일하면서 더 큰 전쟁을 하기로 했다.

히데요시가 대륙진입의 야망을 간접적으로나마 피력한 것은 일본 참모부가 펴낸 ‘일본전사’에 나타난다. 임진왜란이 터지기 15년 전인 1577년에 당시의 주군 노부가나가 일본의 주코구 지방을 평정한 뒤 그 지역을 히데요시에게 주겠다고 하자 히데요시는 “주코쿠는 부디 여기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십시오. 신은 다시 규슈 정벌의 명을 받아 곧바로 그 땅을 평정하고, 그 병사로서 조선을 뚫고 나아가 명의 400여 주를 석권하여, 이로써 황도의 판도로 삼을 뿐”이라고 답했습니다. 노부나가 사후, 정권을 잡은 히데요시가 1585년(임진왜란 7년전) 7월 11일 관백 취임을 경계로 하여 이른바 ‘대륙진입’을 구체적으로 추진하였다고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임란 5년 전인 1587년(덴쇼15년) 5월, 쓰시마(대마도)의 소 요시시게를 대신하여 야나가와 시게노부가 규슈 정복 중의 히데요시에게 항복을 받아달라고 요청했다. 그리고 마지막까지 히데요시를 인정하지 않았던 규슈의 강자 시마즈 요시히사까지 항복했다. 이 즈음의 히데요시는 부인에게 다음과 같은 내용의 편지를 보냈다.

‘이키 쓰시마 지방까지 인질을 보내어 복종한 일, 또 고려(조선을 말한다)까지도 일본의 조정에 출사하도록 한 일 등을 빠른 배를 통해 알립니다. 만약 고려에서 일본의 조정에 출사하지 않으면 내년에 처벌할 것이라고 지시하였습니다. 중국까지도 내가 죽기 전에 손에 넣을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유규(오키나와), 에스파이나 령 필리핀(루손 섬), 포르투갈령 인도, 대만섬의 고산국 등에도 항복 요구 편지를 보내면서, 본인에게 항복할 것을 요구하고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용납하지 않겠다고 위협했다.

위의 2차 세계 대전 당시의 일본 점령지역과 참으로 비슷하지 않은가? 그러나 그때 조선은 ‘왜인 콤플렉스’에 빠져 ‘통 큰 히데요시’를 무시했다. 그리고 우리끼리 ‘작은 권력’을 놓고 갑론을박 하고 있었다.

 

 

코메디닷컴 관리자 kormedi@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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