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 불감증의 시대… 집단 노이로제 우려

 

세월호 침몰이라는 국가적 재난으로 국민의 분노가 채 가시지 않았는데 며칠 전 현대백화점 천호점의 천장이 무너져 내렸다. 그야말로 안전 불감증의 시대이다. 불감증은 사전적으로 ‘감각이 둔하거나 익숙해져서 별다른 느낌을 갖지 못하게 되는 일’을 뜻한다. 우리 사회가 안전에 무뎌졌다는 이야기이다.

정신과에서는 무서워하는 대상에 대한 자극을 줘 공포증을 치료하기도 한다. 자극에 만성이 되면 공포를 안 느끼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고양이를 무서워하는 사람에게 고양이를 만지도록 하는 식이다. 불감증이 이와 같다. 무기력증의 하나로도 볼 수 있다. 아무리 노력해도 재난이 겹치면 사람은 무기력해지기 때문이다.

이러한 불감증은 정신적 불안증을 동반한다. 예측하지 못한 상태에서 재난을 겪은 사람에게 생기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가 대표적이다. 명지병원 외상심리치유센터 배활립 센터장은 “만성 PTSD가 되면 우울증이나 알코올 의존, 약물 남용 등의 합병증도 동반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조기에 치료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사회구조적 신뢰가 깨지면서 집단 노이로제로 번질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세월호 참사의 악몽에서 헤어나지 못한 상황에서 지하철 추돌, 백화점 천장 붕괴 등 안전 사고가 꼬리를 물며 안전 노이로제를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다. 정신과 전문의들은 “안전 불감증도 문제지만 불안증이 심해지는 것도 문제”라며 “신뢰 회복을 위해 개인과 사회가 함께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배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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