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형별 다이어트 식단 따로? “근거 없다”

최근 국내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는 혈액형 다이어트는 과학적 근거가 없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지난 해 9월 방한한 톱모델 미란다 커가 방송에 출연해 소개한 이 다이어트는 혈액형 별로 그에 맞는 식단이 따로 있다는 내용이다.

최근 벨기에 적십자 플랑드르 지부(Belgian Red Cross-Flanders) 연구팀이 ‘미국 임상영양저널(American Journal of Clinical Nutrition)’에 발표한 논문을 보자. 이에 따르면 혈액형과 직접 관련되는 다이어트 연구는 지금껏 한 건 밖에 없었으며 그나마 부실했다. 해당 연구는 저지방 다이어트가 각기 다른 혈액형인 사람들의 콜레스테롤 수준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 것이다.

일부 연구에선 혈액형이 피떡(혈전)이나 일부 암의 발생, 심근경색이나 출혈 발생 위험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혈액형별로 그에 맞는 음식을 먹는 것이 일반적 다이어트보다 건강이나 체중감소에 더 좋다는 연구결과가 동료학자들의 검토를 받는 정상적인 저널에 실린 경우는 없었다. 연구팀은 “이는 의료 전문가들이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이라며 “하지만 일반인들은 혈액형 다이어트의 효능을 뒷받침하는 증거가 있는지 여부를 알기 어렵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혈액형별로 특별히 처방된 다이어트를 시행하는 것과 관련된 임상시험과 연구 리뷰를 포함한 기존의 모든 연구결과를 온라인 데이터베이스로 검색했다. 그 결과 모두 1415건의 후보가 나왔으며 이중 16건이 유망해 보였다. 하지만 이중 15건은 좀더 자세히 조사하자 연구 설계가 잘못된 것으로 드러나 폐기됐다.

해당 주제와 관련된 단 하나의 연구는 무작위 통제 시험이어서 분석대상이 될 만했다. 하지만 참가자들이 스스로 어느 그룹에 속하는 지 알고 있다는 점과 더불어 집단의 크기가 작다는 약점이 나타났다. 또한 이 시험은 최종적으로 ‘나쁜 콜레스테롤’ 수치를 측정했는데 이는 건강이나 체중 감소와 직접 관련이 없었다. 이같은 내용은 미국 방송 폭스뉴스가 31일 보도했다.

    조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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