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김장훈의 공황장애

김용의 스타건강학

대표적인 선행 연예인인 그가 왜 공황장애에 시달리나

가수 김장훈(45)은 대표적인 선행 연예인이다. 지금까지 기부한 금액이 150억원을 넘었다. 지난달 미국 정부로부터 ‘대통령 자원봉사상’도 받았다. 자신은 빚에 쪼들리면서 기부를 위해 하루 5~6곳의 밤무대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는 ‘독도 지킴이’로도 유명하다. 미국 뉴욕타임스에 독도 광고를 싣는 등 우리땅 독도 알리기에 앞장서왔다. 지난 광복절에는 배우 송일국과 함께 독도 횡단 수영에도 성공했다.

그런 김장훈이 또 쓰러졌다. 바로 공황장애 때문이다. 지난 15일 독도 도착 직후 공황장애가 재발한 그는 곧바로 병원으로 실려갔다. 겨우 몸을 추스린 그는 뮤직비디오 촬영을 위해 현재 미국에 머물고 있다.

공황장애라는 병은 김장훈 때문에 대중화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독도 뿐만 아니라 공황장애 ‘홍보대사’ 역할도 한 셈이다. 이경규, 차태현, 김하늘, 전진, 하유미도 이 병을 앓은 것으로 밝혀져 더욱 유명해졌다.

공황장애는 불안장애의 일종이다. 갑자기 가슴이 뛰어 숨쉬기조차 힘들어지고 손발이 저리면서 온 몸에 힘이 쭉 빠지는 느낌이 든다. 당장 죽을 것 같은 공포감에 휩싸이기도 한다.

최근 공황장애가 우울증과 함께 스타들의 대표적인 질병으로 꼽히고 있다. 김장훈, 이경규처럼 고백을 하지않은 연예인까지 포함하면 그 숫자는 휠씬 더 많을 것이다.

공황장애는 전문의 진단에 따라 항우울제 투여가 필요한 정신건강의학과 관련 질환이다. 공황 발작이 두려워 오랫동안 외출을 못하고 직장을 그만두는 사람도 있다. 이런 상태가 지속되면 우울증 등 합병증이나 알코올 중독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 병은 한 때 ‘잘나가던’ 사람이 갑작스럽게 좌절을 경험할 때 생길 수 있다. 늘 승진가도를 달리던 직장인이 난데없이 좌천을 당할 때 공황 발작을 일으킬 수 있다.

인기를 먹고사는 연예인들은 스포트라이트에 민감하다. 항상 자신을 비추던 조명이 어느날 사라졌을 때 엄청난 충격을 받는다고 한다. 퇴직금이 없는 연예인들이 부업에 매달리는 것도 ‘인기는 한 때’라는 위기의식 때문이다.

배우 차태현(36)은 “인기가 내리막을 걷고 있을 때 공황장애가 찾아왔다. 숨을 쉬고 있지만 숨이 멎는다고 생각하고 응급실을 내 집처럼 다녔다”고 말했다.

이경규(52)가 공황장애를 앓았다는 것도 뜻밖이다. 그는 인기생명이 유난히 짧은 개그맨 중에 대표적인 장수 개그맨으로 손꼽힌다. 재빨리 MC로 전환하면서 25년이 넘게 스타 자리를 지키고 있다. 사업에도 성공해 남부러울 게 없었던 그도 늘 웃음을 줘야 하는 예능인으로서 엄청난 정신적 부담감을 느꼈던 것 같다.

그는 “사랑과 배려라는 캐릭터를 내세우면서 정신적 갈등을 겪었다. 연예인은 한 번에 무너질 수 있기 때문에 엄청난 스트레스를 달고 다닌다. 나이를 먹으니 이를 이겨내지 못한 것”이라고 했다.

차태현은 “화가 나면 바로 풀어야 하는데 참고 삭히는 성격이다. 그래서 공황장애에 걸린 것 같다”고 털어놨다. 인터넷의 악플을 읽고 심한 마음고생을 하다 공황장애를 겪는 연예인도 있다.

공황장애는 누구에게나 다가올 수 있다. 정신적으로 약하기 때문에 생기는 병은 아니다. 이 질환을 방치하면 우울증 등이 합병돼 치료가 어렵게 된다. 때문에 발병이 의심되면 즉시 정신건강의학과를 찾아야 한다.

김장훈의 공황장애 재발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어렸을 적 이 병을 앓았던 그는 지난해에도 공황장애로 가수 활동을 잠시 중단하기도 했다.

그는 아직 독신이다. 자신 명의의 집도 없다. 전셋집에 살면서 거액의 기부를 멈추지 않고 있다. ‘기부 천사’란 별명이 제대로 어울린다. ‘독도 지킴이’란 수식어도 온몸을 내던지는 그의 독도 사랑에서 비롯됐다.

8.15 독도 횡단 수영 때 그가 자신의 몸을 좀더 생각했더라면 탈진과 함께 공황장애가 재발하지 않았을 것이다. 김장훈은 독도를 지키겠다는 일념으로 극한의 물길질을 계속했다. 얼마나 고통스러웠으면 공황장애까지 도졌을까. 김장훈의 공황장애는 우리 모두가 보듬고 치료해야 할 지병인지도 모른다. 우리사회는 개인 김장훈에게 너무 많은 신세를 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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