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아이 낳으면 시공간 기억력 좋아진다

산후 6개월 기억력 회복된 뒤 나타나

아이를 낳으면 엄마의 시공간 기억력이 더 좋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마이애미 주의 카를로스 알비주 대학 연구팀은 첫 아기를 낳은 엄마 35명과 임신 경험이 없는 여성 35명을 비교했다. 산모 그룹은 평균 연령 29세로 10~24개월 된 아이가 있었고, 비산모 그룹은 평균 연령 27세였다.

연구팀은 두 그룹에 6개의 기호가 그려진 종이를 10초간 보여주고 이를 기억해 그려보라는 과제를 몇 번 되풀이해 제시했다. 처음에는 두 그룹 모두 기억하는 게 비슷했다. 그러나 두 번째와 세 번째에서는 산모 그룹의 성적이 더 좋아졌다. 나중에는 다양한 종류의 기호를 보여주고 어떤 기호가 첫 번째 실험 때 나왔던 것인지를 물었다. 산모 그룹은 이를 전부 정확히 맞힌 반면 비산모 그룹은 1~2개의 오답을 보였다.

연구를 수행한 멜리사 산티아고 연구원은 “산모의 시공간 기억력, 즉 주변 사물에 대해 정보를 받아들이고 기억하는 능력이 분명히 비산모보다 뛰어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는 아이를 가지면 기억력과 인지능력이 저하되는 이른바 ‘아기 뇌(baby brain)’ 증상을 겪는다는 통념과는 상반되는 것이다. 산티아고는 “엄마들은 ‘아기를 낳아서 기억력이 떨어졌어’라고 생각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아이를 갖는 것이 왜 산모의 기억력을 향상시켜주는 걸까? 여성이 임신을 하면 뇌가 처음에는 수축되지만 출산 6개월 후에 다시 정상으로 돌아오는 과정에서 그 같은 효과가 나타나는 것으로 보인다고 산티아고는 설명했다. 즉 엄마로 하여금 아이를 위험에 빠뜨릴 수도 있는 주변 환경에 대해 재빨리 파악하고 기억하게 해주는, 일종의 방어기제를 갖추게 해준다는 것이다. 산티아고는 이런 효과가 얼마나 지속되는지 후속 연구를 할 계획이다. 이번 연구 결과는 마이헬스뉴스데일리(My Health News Daily)가 지난 3일 보도했다.

 

    이무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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