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마찰과 경쟁, 암·심장병 유발한다

스트레스에 대응하는 염증 단백질이 범인

타인과 다투는 등의 사회적 마찰이 있거나 업무나 학업으로 경쟁을 많이 하는

상황은 건강에 특히 해로울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UCLA 의과대학원

연구팀은 부정적 사회적 상호작용에 따른 스트레스가 신체의 염증을 일으킨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염증은 암에서 심장병, 고혈압에 이르는 질병을 일으킬 수 있다. 지난

23일 ‘미국 국립과학원 회보(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에

실린 논문의 내용이다.

사회신경과학자인 쉘리 타일러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건강한 젊은이 122명에게

8일간 일기를 쓰면서 경쟁과 관련되는 사건을 포함해 긍정적이거나 부정적인 사회적

상호작용을 모두 기록하도록 했다. 이로부터 며칠 뒤 연구팀은 참가자들의 뺨 안쪽을

면봉으로 긁어낸 샘플에서 염증을 유발하는 단백질의 양을 분석했다.  

그 결과 일기에서 부정적인 사회적 상호작용이 있었다거나 업무나 학문 분야에서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경쟁을 했다고 기록했던 사람들의 특징이 나타났다.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특정 염증 단백질의 수준이 크게 높았던 것이다. 또한 다른 사람의

관심을 끌기 위해 스트레스를 겪으며 경쟁을 해야 했던 사람들은 또 다른 염증 단백질의

수준이 크게 높았다.

 또한 연구팀은 이들에게 산수 암산 문제를 25분간 풀게 한 뒤 모르는 사람들

앞에서 대중 연설을 하게해 스트레스를 받게 만들었다. 여기서도 며칠 전 부정적인

일들을 겪었다고 보고한 사람들의 염증 단백질 수준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미국 브랜다이스 대학의 심리학자 니콜라스 롤리더는 단기적 스트레스와

이에 따른 염증 반응은 진화적 근거를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대

사회에서 스트레스가 질병을 일으킨다는 사실은 이미 확립돼 있지만 원시 시대엔

스트레스에 의한 염증 반응이 감염을 막아주는 역할을 했었다”면서 “(상처에 의한)감염은

‘싸울 것인가 도망칠 것인가’를 선택해야 하는 상대와 마주쳤을 때 일어나게 십상인

사건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날에는 그 같은 감염 위험이 없다”면서 “하지만 현대인은

매일 매일을 헤쳐나가면서 지속적으로 스트레스를 받고 이것이 통제되지 않는 만성

염증을 일으키는 것” 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내용은 과학잡지 ‘사이언스 뉴스’

등이 23일 보도했다.

    조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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