헷갈리는 미국 민간 의료보험, 한눈에 살펴보면…

Julian Lee의 美의료산업현장

미국 의료보호 시스템의 주체는 △개인 또는 기업 △보험회사 △의료서비스 공급자

등 크게 세 가지로 나눠진다. 개인 또는 기업(employer)이 매월 정기적으로 보험료(premium)를

내고, 보험회사는 이를 모아 보험대상자가 병원에서 들어가는 비용을 대신 지급(reimbursement)한다.

우리나라는 전 국민이 건강보험에 자동가입 된다. 하지만 미국 보험은

크게 공보험(public insurance)과 사보험(private insurance)으로 나누어진다.

공보험에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65세 이상 노인의 의료보험을

해주는 메디케어(Medicare)이고, 다른 것은 저소득층을 보험해주는 메디케이드(Medicaid)라는

것이다. 공보험 대상은 나이와 소득으로 엄격히 제한된다. 일반 국민들은 사보험에

가입해야 한다.

미국에서 사보험에 가입하려면 △일반보험(Conventional) △HMO

(Health Maintenance Organization) △PPO (Preferred Provider Organization) △POS

(Point Of Service plan) △HDHP/SO(High Deductible Health Plans with a Savings

Option) 등 5가지 중에 하나를 골라야 한다.

미국정부 집계에 따르면 면허를 가진 사보험 회사는 필자가 사는

캘리포니아주 28개, 뉴욕주 31개, 플로리다주 27개, 아리조나주 32개 등이다. 각각의

사보험 회사가 다섯 가지 보험 상품을 모두 취급한다면 캘리포니아주는 140가지,

뉴욕주는 155가지가 된다.(어떤 보험회사는 HMO만 취급할 수도 있어 실제 보험 가짓수는

이보다 작을 것이다) 개인이나 기업은 이렇게 많은 보험 가운데 어느 하나를 골라야

하는 어려움에 빠진다. 미국 의료보험은 왜 이렇게 복잡하게 됐을까?

앞의 그래프를 보면 알 수 있듯 1988년에 가장 많은 보험은 일반보험(Conventional)이다.

말 그대로 일반 보험이다. 환자가 의사에게 찾아가 진료 받을 때 마다 보험회사가

보험수가를 의사 또는 병원에 대신 내는 형태이다. 그런데 보험사 입장에 서보면

의료비용은 매년 오르는데 월 보험료는 그때 그때 올릴 수 없다.

그래서 나온 발상이 ‘관리의료(Managed Care, 미국 헬스케어 시스템을

아는데 매우 중요한 개념)’이다. 관리의료는 미국의 건강관리제도를 총체적으로

관리하면서 제공하는 의료이다. 20세기 초반에도 있었던 개념이다. 1973년 닉슨 대통령이

건강관리조직법률(HMO Act)에 서명하면서 급격히 확산된다.

마이클 무어가 만든 영화 식코(Sicko)는 미국의료시스템의 붕괴가

이 법률 때문에 시작됐다고 본다. 이 영화에서는 닉슨 대통령과 보좌관인 듯한 사람의

대화 녹음테이프가 공개된다. 대통령은 “골치 아픈 의료보험은 카이저(Kaiser Permanente,

미국에서 가장 큰 HMO보험사)에게 알아서 하라고 해”라고 말한다. 무어는 이 순간을

미국 의료보험의 주도권이 정부에서 민간으로 넘어간 순간이라고 본 듯하다.

HMO…일반의 먼저 만나야 전문의 진료 받을 수 있어

HMO가 대표적인 관리의료는 이렇게 보면 더 이해하기 쉽다.

의사인 마이클은 자기가 나고 자란 동네에서 병원을 열었다. 마이클의

주된 관심사는 돈보다 동네 사람들의 건강을 지키는 것이다. 그래서 동네 사람들이

병원에 올 때마다 병원비를 받는 시스템(conventional system)이 아닌 다른 방법을

찾았다. “만약 동네 주민 100명에게 한 달에 100달러씩 받아 모은 1만 달러를 가지고

사람들의 건강을 모두 돌본 후 남은 돈만 내가 수익으로 가지면 어떨까? 사람들이

병원에 와야 할 상황이 되기 전 내가 먼저 건강을 관리해(preventive medicine; 예방의학)

병원에 오지 않아도 되게 한다면 나는 돈을 벌어 좋고, 사람들은 한 달에 100달러씩만

내고 의사의 관리를 받아서 좋은 일거양득 아닐까?”

마이클은 주민을 일일이 찾아다니면서 건강하게 사는 법도 가르치고

여러 예방주사도 놓아가면서 주민들의 건강을 돌보았다. 가끔씩 자전거 타다가 다리가

부러지는 환자도 있지만 한 달에 1만 달러의 범위 안에서 모두 치료할 수 있고, 남는

돈은 마이클의 월수입이 되었다.

예방활동을 통해 건강을 증진시키고, 의료서비스의 수요를 아예

줄임으로써 의료비 지출을 최소화 하자는 것이 관리의료의 핵심이다. 앞서 말한 일반

보험을 제외한 나머지 네 가지 상품이 모두 관리의료의 범주에 들어간다고 하겠다.

병원은 보험가입자 개인이 내는 일정금액이 수입의 전부이고 이

재원으로 방문 환자를 모두 치료해야 한다. 따라서 환자가 많으면 적자가 나고, 환자가

적으면 흑자가 난다. 병원과 의사는 보험 가입자들이 평소에 건강하게 살도록 자연히

더 노력하게 된다.

관리의료의 대표주자인 HMO보험의 중심에는 문지기 역할을 하는

일반의(general practitioner, GP, 가정의학과 의사)가 있다. 모든 보험 가입자는

이 의사를 먼저 만나야 한다. 일반의를 거치지 않고는 전문의(정형외과, 피부과,

심장내과 등) 또는 상급병원에 갈 수 없다. 즉 문지기가 보험가입자들의 건강한 삶을

유지하는데 중추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는 뜻이다.

PPO…전문의 바로 만날 수 있지만 자기 부담 높아

그러나 HMO보험이 부과하는 제한을 모두가 만족해하지 않는다. 그래서

나온 보험 프로그램이 일반의를 거치지 않고도 전문의를 직접 골라 만날 수 있는

조건의 PPO이다. PPO는 HMO보다 자기부담금, 병원 갈 때마다 내는 돈, 공동보험료(co-insurance)

등이 더 높다. 공동보험이란 한 회사만 전체위험을 끌어안기는 부담이 크므로 보험

위험을 다른 회사와 나눠지는 것이다. PPO는 의사 선택 폭이 넓어졌으므로 피보험자도

비용 부담을 더 한다는 개념이다.

미국에서 의료보험을 고르려면 개인은 여러 가지 경우의 수를 염두에

둘 수 있다. 이때 일이 생기면 자기부담을 어떻게 한다는 조건이 자기부담금(deductible)이다.

이것은 1년 주기로 또는 한 가지 병에 대해 개인이 먼저 내기로 하는 일정한도다.

자동차 보험에서 1년에 또는 사고 한 건 당 처음 얼마까지는 보험회사가 부담하지

않는다는 조건이다.

자기부담금 한도가 매우 높으면 보험료는 싸지고 자기부담금이 적으면

보험료는 비싸진다.

건강한 젊은 사람들은 평소 병원에 가는 횟수가 많지 않기 때문에

“자기부담금을 기존보다  높이고 보험료를 대폭 낮출 수는 없을까”라고 궁리할

수 있다. 그래서 나온 프로그램이 고(高)자기부담건강보험(HDHP)이다. 한편 POS는

미국 의료보험계의 ‘캐딜락’이라고 불릴 만큼 일단 병이 나면 보험회사의 역할이

다양하고 가입자는 편하지만 매달 내는 보험료가 가장 높은 고급 사보험이다.

이렇게 미국에서는 개인이 처한 상황에 따라 맞춤형 보험 상품이

나오면서 각 보험사마다 상품디자인을 달리 하기 때문에 수십 가지 이상의 의료보험

상품이 쏟아지는 것이다. 이 가운데 사람들은 자기의 처지에 가장 알맞은 의료보험을

선택하는 숙제를 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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