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자 운동 메커니즘 비밀 풀렸다

스스로 산성도 조절하는 메커니즘 발견

남성의 정자가 스스로 산성도를 조절해 활발하게 움직이거나 움직임을 억제하는 메커니즘이 발견돼 새로운 불임치료와 피임법 개발이 모두 가능하게 될 전망이다.

미국 캘리포니아대학의 유리 키리초크 박사팀은 Hv1이라는 정자 내부물질이 산성 양자 방출을 적절하게 제어함으로써 정자의 움직임을 때로는 활발하게, 때로는 둔하게 하는 메커니즘을 발견했다고 학술지 ‘세포(Cell)’ 최근호를 통해 발표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정자를 알칼리성으로 만들어 활동성을 높여야 할 때는 Hv1이 정자 표면의 미세한 구멍을 열어 내부에 있는 산성 물질을 내보내고, 반대로 힘을 아껴야 할 때는 구멍을 닫아 산성 물질을 유지한다는 것이다.

Hv1이라는 물질은 난자 부근에 특히 많이 분비되는 아난다미드라는 물질에 반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메커니즘은 정자가 가진 에너지가 한정돼 있어 방출된 정자가 난자와 먼 곳에서는 에너지를 아끼고 가까운 곳에서는 전력 질주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그동안 산성도가 정자의 활동성을 결정한다는 사실은 알려졌지만 어떤 메커니즘 속에서 정자가 스스로의 산성도를 조절하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이번 발견은 불임 치료와 피임법 개발 모두에 새로운 발전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Hv1을 조절할 수 있다면 정자의 활동을 활발하게 하거나 억제하는 것이 모두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미 셰필드 대학의 남성병학 선임강사인 앨런 페이시 박사는 “우리는 이제 막 정자가 헤엄칠 때 쓰는 물질을 발견했다”며 “이를 통해 정자의 움직임을 방해해 임신을 막거나 반대로 활발하게 해 불임을 치료하는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내용은 영국 BBC 방송과 미국 과학 사이트 사이언스 데일리가 5일 보도했다.

    정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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