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경영 과대망상? 고도의 전략?

“대중들 거짓말인 줄 알면서 즐기는 것”

“몸이 아픈 사람이 내 이름을 부르면 병이 낫는다” “한 살 때 눈빛으로 병을

고치는 능력을 하늘로부터 받았다” “공중부양을 할 수 있지만 CIA 때문에 하지

않고 있다. 대통령이 되면 진짜 보여줄 수 있다”

인터넷이나 방송에서 ‘허본좌’ 허경영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그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환호하는 사람들이 있고 9월 18일 열린 콘서트에는 600여 명의 관객이 참여하기도

했다.

허경영은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는 법을 아는 정치인인가? 아니면 과대망상자인가?

‘서른 살이 심리학에게 묻다’의 저자인 김혜남 정신분석연구소 소장(신경정신과

전문의)은 “그의 언행을 들여다 보면 조울증으로 인한 과대망상증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축지법을 사용하고, 눈빛으로 병을 고친다는 것이 현실적으로 타당하지도

않고 일반인들이 믿지도 않는다는 것이다.

망상장애를 가진 사람들은 자신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믿지 않는다. 남들이

봐선 이상하게 들릴지라도 자신에게는 ‘있는 그대로의 사실’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논리적인 대화나 토론으로도 깨지지도 않는다.

“조울증에 따른 과대망상 가능성 높아”

과대망상은 사소한 계기에 의해서 생각이 무한히 확대 해석되는 특징이 있다.

‘돈’을 생각하다가 무턱대고 은행에 찾아가 ‘내 계좌에 돈 50억 원이 있는데 모두

당장 현찰로 인출하겠습니다’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허경영의 말을 한 번 웃고 즐기는 것이 아니라 진짜라고 믿게 된다면 이는 ‘암시’를

경험하는 것이다. 암시는 어떤 행동이나 말을 이성적인 판단 없이 무비판적으로 받아

들이는 과정을 뜻한다.

김 소장은 “실제로 그가 축지법을 사용할 줄 알고 외계에서 왔다고 믿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며” “진짜일지도 모른다고 생각이 든다면 그 것이 바로 암시가 통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고도의 마케팅, PR 전략이라는 의견도 있다.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정신과 채정호 교수는 “직접 만난 적이 없기 때문에 함부로

얘기하기는 조심스럽다”면서 “기존 정치를 희화화하고 싶은 대중의 욕구를 긁어준

측면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터넷, 댄스 음악, ‘키치’라고 불리는 가벼움 등 신세대가 좋아하는 것을 이용한

고도의 전략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대중들 정치희화화 카타르시스 느끼는 것”

채 교수는 “실제로 외계에서 왔다고, 공중부양을 할 줄 안다고 믿는 것인지 그렇게

말하는 것이 자신을 알리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알고 이용하고 있는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허 씨에게 열광하는 사람들도 그 것이 거짓말인 줄 알면서도 ‘그냥 즐기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실제로 한 IT 업체 직원인 선 모(34) 씨는 “국회나 정부 등 정치 뉴스보다 허경영의

말 한마디가 더 재밌다”며 “나이는 기성세대지만 젊은 이들의 감각이나 문화를

잘 수용하기 때문에 말이 통할 것 같다”고 말했다.

허경영은 지난 17대 대선에서 ‘소득세를 제외한 모든 세금을 폐지하겠다’ ‘결혼하면

1억 원을 지급하겠다’ 등 독특한 공약을 제시해 10여 만 표를 얻기도 했다. 

이후 공직자 선거법 위반과 명예훼손 혐의로 1년 6개월 간 수감된 후 지난 7월

출소하면서 언론을 통해 ‘마이클 잭슨, 노무현 전 대통령 등이 사망하기 3일 전에

꿈에 나타났다’ ‘내 아이큐는 430이고 내 뇌는 100% 활동한다’ 등의 말을 통해

세간의 관심을 모았다.

 

    강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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