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마음이 진짜 진통제

가짜약 발라주면 감각인식 척수 “동작 그만”

가짜 약을 비아그라라고 먹이면 성기능이 좋아지는 것 같은 ‘가짜약(placebo)

효과’는 심리적 작용에 따른 것으로 인식돼 왔다. 그러나 가짜약에는 마음뿐 아니라

몸이 먼저 반응하면서 효과를 낸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독일 함부르크-에펜도르프 병원의 팔크 아이퍼트 박사 팀은 건강한 남성 15명의

팔에 크림을 발라 주면서 한 쪽에는 “초강력 진통제”라고 속이고 다른 쪽에는 “아무

효과 없는 크림”이라고 말해 줬다. 그리고 팔에 열을 가하자 초강력 진통제 크림을

발랐다고 속은 사람들은 통증을 훨씬 덜 느꼈다.

팔에 열이 가해지는 동안 척수의 활동을 자기공명영상(MRI)로 촬영했더니 사지에서

올라오는 감각 신호를 수집하는 배측각(뒤뿔, dorsal horn) 부위의 활동이 현저히

줄어들어 있었다. 팔에 가해지는 열을 마음이 덜 느끼는 게 아니라 몸 자체가 경계

태세를 풀어 버림으로써 아픔을 덜 느낀다는 결론이었다.  

아이퍼트 박사는 “원인은 아지 모르지만 가짜 약에는 몸이 먼저 반응한다는 사실이

확인됐다”며 “이러한 작용을 이용해 가짜약으로 진통 효과를 거두는 새로운 치료법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 결과는 세계적 과학지 ‘사이언스(Science)’ 최신호에 실렸으며 미국

방송 ABC 뉴스 인터넷판, 건강포털 웹엠디 등이 15일 보도했다.

    소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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