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성폭력범 ‘화학적 거세’ 해야”

미국,캐나다,유럽 등 선진국 도입 시행중

‘나영이 사건’을 계기로 아동성폭행범에 대해 ‘화학적 거세’ 도입을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 다시 일고 있다.

대법원 3부(주심 안대희 대법관)는 최근 8살 어린이를 성폭행해 이 어린이에게

장애를 입힌 혐의(강간상해)로 기소된 조모(57) 씨에게 징역 12년을 선고하고 전자발찌

부착 및 신상정보 공개를 명령한 원심을 확정했다.

이에 대해 네티즌들은 “죄질에 비해 형량이 너무 가볍다” “화학적 거세를 도입해야

한다”며 법원의 결정에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성폭력범은 도덕의식 결여된 ‘사이코패스’

화학적 거세란 호르몬 치료의 한 방법으로 성충동의 근원인 테스토스테론이라는

남성호르몬을 줄이는 것이다. 물리적 거세와는 달리 화학적 거세는 약물 투입을 중단하면

성욕을 회복할 수 있다.

테스토스테론은 시상하부, 뇌하수체, 고환 등을 거쳐 분비되는데 시상하부부터

고환에 이르는 테스토스테론의 길 중 한 부분을 약으로 막는 것이다. 화학적 거세는

미국, 캐나다, 유럽 등지에서 현재 시행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화학적 거세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2008년 있었다. 한나라당

박민식 의원은 ‘화학적 거세 치료법안’인 ‘상습적 아동성폭력범 예방 및 치료법안’을

발의, 13세 미만 아동성폭력범에게 재발 방지 차원에서 약물 처방을 하자고 주장했다.

박민식 의원 측은 “아동성폭력은 아무리 법정 형량을 높여도 재발률이 줄지 않는다는

특징이 있다”며 “약물치료와 심리치료를 통해 재범률을 낮추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연구 용역 결과를 바탕으로 범죄자의 동의를 얻는 등 인권 침해 논란을 최소화하기

위한 보호 장치를 마련했으나 현재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전문가들은 아동성폭력범의 경우 성 충동 조절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 도덕적

의식이 결여된 사이코패스의 일종이라는 것이다.

실제 최근 10년 간 두 배 이상 증가한 성폭력 범죄의 재범률은 60% 정도로 매우

높다. 특히 13세 미만의 어린이를 상대로 한 성범죄의 경우 평균보다 최대 10%까지

재범률이 더 높다.

서울특별시 보라매병원 신경정신과 최정석 교수는 “피해아동의 경우 정신적 신체적으로

더 취약할 수 밖에 없다”며 “장기적인 관심과 치료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신적인 학대나 성추행을 당한 아동은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를 겪을 가능성이

높다. PTSD 치료는 증상의 정도를 누그러뜨리게 하는 것이 목표다. 최 교수는 “치료

초기에는 사건과 관련된 기억을 꺼내지 않도록 주변에서 언급을 자제하는 것이 좋지만

장기적으로는 사건과 관련된 정신적 충격(트라우마)을 극복하는 치료가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성범죄자 양형기준 개정 목소리 높아

이번 사건에 대해 법조계와 일반 시민의 관점이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주요

포털사이트에는 ‘나영이 사건’이 이틀째 상위에 랭크돼 있으며, 이 사건을 처음

소개한 언론사의 관련 기사에도 분노한 네티즌들의 댓글이 폭주하고 있다.

법무법인 씨에스 이인재 변호사는 “성범죄에 대한 양형 기준은 이미 마련돼 있어

이것을 기준으로 형량을 정하고 있다”며 “형사 책임은 결과보다 행위 책임인데

국민 감정은 결과를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성범죄는 ‘성범죄 행위 자체’를 처벌하는 것인데 국민들은 끔찍한 결과를 바탕으로

판단한다는 것이다. 이 변호사는 “배심원 제도를 도입하는 등 법원도 노력은 하고

있지만 국민의 법 감정을 아우르는 양형 기준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경훈 기자 kwkang@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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