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지나쳐 ‘애도실신’조문길 조심해야

뇌로 가는 혈류량 적어져 발생…무리 없는 애도해야

전국에서 고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애도 행렬이 이어지는 가는데 조문 행렬

가운데 실신하는 경우도 자주 나타나고 있다. 봉하마을에 마련된 빈소에서는 24일

오전 11시30분께 50대 여성이 조문을 마친 후 감정이 북받쳐 실신했고, 이어 오후

4시쯤에도 40대 여성이 고혈압으로 쓰러졌다. 이날 하루만 봉하마을 빈소에서는 조문객

10여명이 대기 중인 의료진의 치료를 받거나 병원으로 이송됐다.

정신적 쇼크가 신체 반응 일으켜

가톨릭의대 서울성모병원 정신과 김대진 교수는 “자신에게 가깝거나 가치가 큰

사람이 세상을 떠나면 사람은 과도한 슬픔으로 정신적 쇼크가 일어나면서 호흡이

가빠지고 현기증이 나는 것 같은 신체적 증상이 생긴다”며 “이런 증상이 심해지면

실신 상태에 이르게 된다”고 말했다.

이를 애도 반응이라고 한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것 같은 극단적인 슬픔 또는

상실로 나타나는 정신적, 신체적 징후다.

애도반응에는 4단계가 있다. 1단계는 급히 절망감이 오는 시기로, 죽음이라는

사실에 저항하고 감각이 멍해진다. 사실을 부인하면서 분노가 치미는 경우가 많으며

수일간 이런 상태가 지속된다. 갑작스러운 죽음일수록 이런 반응은 더 심하고 오래

나타날 수 있다.

2단계는 죽은 사람을 보고 싶어 찾는 강렬한 추구의 단계다. 안절부절 못하고

죽은 사람에 대한 생각에 지치도록 몰두하는 상태가 보통 몇 개월 지속되지만 몇

년간 약한 형태로 계속될 수도 있다.

3단계는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이 현실로 다가오면서 무너져 내리는 듯 한 절망이

찾아오는 시기다. 죽은 사람에 대한 추억을 반복적으로 떠올리지만 추억일 뿐이라는

사실을 연거푸 깨닫게 되면서 실망감이 증폭되며, 체중이 줄거나 불면증이 생길 수

있다. 사실은 이때가 가장 위험한 시기다.

이어 4단계는 자신을 추스르고 재구성하는 단계다. 애도의 급성적인 고통들은

지나가고 죽은 사람을 기억하는 단계다.

애도 반응은 이처럼 힘든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김 교수는 “조문 중 슬픔에 북받쳐

몸을 가누지 못하거나 눈물이 하염없이 흘러내리는 사람이라면 조문 행렬에서 잠시

빠져 나와 쉬는 것도 좋다”며 “너무 무리하지 않고 해가 되지 않도록 애도를 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애도 반응은 6개월~1년이 보통이지만 1, 2년 이상 지속되는 경우도 있다. 김 교수는

“애도 반응이 심하면 시간이 지나도 일상생활로 돌아오기 힘든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실신한 사람에 물 먹이면 안돼

특히나 평소 심장이 약하고 감성이 예민한 사람은 예상치 못한 쇼크와 애도 반응을

경험할 수 있다. 연세대 의대 세브란스병원 응급의학과 박인철 교수는 “한 시간

이상씩 조문 행렬에 서 있다 보면 슬픔과 감정적 쇼크로 체력이 약한 사람은 쓰러질

수 있다”며 “오래 서 있기 때문에 다리의 말초혈관이 확장되고 이곳으로 피가 몰리면서

뇌로 가는 혈액량이 일시적으로 줄어 현기증을 동반하면서 쓰러지는 경우도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조문 행렬 중 의식을 잃거나 경련 증세를 보이는 사람이 있을 때 주변 사람의

대처도 중요하다. 박 교수는 △서늘한 곳으로 옮긴 뒤 옷과 신발을 벗겨 편안한 상태가

되도록 하고 △즉시 의료진에게 보이거나 병원으로 후송하며 △무리하게 물 등을

먹이면 기도로 넘어가 자칫 위험할 수 있으므로 함부로 물을 주지 않는다 등 대응수칙을

강조했다.

정은지 기자 jej@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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