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 오른다고 금니도?

일부 치과, 근거 없이 금니값 올려

최근

금값이 수직 상승하면서 치과 병원 중에는 금니 값을 그대로 유지하는 곳이 있는

반면, 일부 치과는 금니 값을 정당한 이유없이 올려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마포의 한 치과 개업의는 작년 금니 값을 하나당 25만~40만 원 받았지만,

요즘은 30만~50만 원으로 올려받고 있다. 20~25% 인상된 가격이지만 최근 금값이

수직 상승한 것에 비한다면 크게 올린 것도 아니라는 설명이다. 그가 “금값이 올랐으니

금니 값도 당연히 오르죠”라고 말하면 환자들은 다 알아듣는다. 반면 치과 중에는

“종전과 동일한 값을 받는다”는 곳도 있다.

성균관의대 삼성서울병원 보철과 이동환 교수는 "지금은 치료비 조정을 하지

않고 있지만 경제 불황으로 환자들의 부담감이 예전보다 커진 것은 사실”이라며

“부담감을 덜어드리기 위해 고가인 금니보다는 질코니아, 레진 등의 다른 재질 치료를

유도하고 있는 추세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일부 개원의 쪽에서는 금값의 상승으로 금니 가격도 인상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경희대병원 보철과 최대균 교수 역시 “많은 사람들이 금값이 오르면 당연히 금니

값도 오른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그렇지 않다”면서 “금니를 해 넣는 비용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금값이 아니라 의료진의 시술 비용”이라고 말했다.

금니를 내다 팔면 얼마나 받을 수 있을까?

세계적인 경제난으로 금값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금니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심지어 “금니를 빼 팔면 얼마나 받을 수 있냐”고 묻는 사람까지 나타날 정도다.

그러나 금니를 빼 ‘금값’을 받으려는 기대는 일찌감치 포기하라는 것이 치과 의사들의

말이다.

이는 금니에 쓰이는 금은 순금이 아니고 합금이며, 금의 함량 역시 30~70%으로

다양하기 때문이다. 금니를 빼서 팔면 금 함량에 따라 합당한 대금을 받겠지만, 순금이

아니라 합금이기 때문에 큰 돈을 받기는 힘들다는 설명이다.

금니를 매입하는 웹 사이트도 있다. 금니를 직접 가져가거나 우편으로 보내면

감정을 거쳐 매입가를 지불받는 방식이다. 이 사이트는 금니에 들어 있는 금의 무게를

기준으로 한 돈(3.75g)에 2만9000~11만 원을 준다.

금니 매입가는 금 함량을 기준으로 보통 포세린 85%는 3만7500원, 인레이 85%

3만6500원, 크라운 70% 3만100원, 크라운 40% 1만7500원 등이다. 금니를 해 넣는

비용에 비한다면 형편없는 소액임을 알 수 있다.

이렇게 가격차가 크기 때문에 치과 의사들은 “금니를 뽑아서 팔면 얼마나 받을

수 있나요?”라는 질문에 대해 “생각도 말라”고 말린다.

금니가 빠지면 치열에 이상이 생기고, 음식물 찌꺼기가 잘 끼면서 충치가 생기기

쉬운 환경이 된다. 그래서 금니가 빠진 부분은 어차피 금니 등으로 빈 자리를 메워

줘야 하는데, 금니를 뽑아 받는 돈은 소액인 반면, 다시 해넣는 비용은 열배쯤 되므로

“배보다 배꼽이 너무 크다”는 대답이다.

금니를 팔려면 우선 뽑아야 하는데 이것 역시 쉽지 않다. 최대균 교수는 “금니는

단단히 고정돼 있기 때문에 일반인이 직접 뽑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빠진 금니를 치과에 가져가 다시 넣어 달라는 것은 어떨까? 그것 역시

불가능하다. 최 교수는 “금니는 입 속에서 침, 음식물 등과 섞이면서 화학적 변화를

겪고, 색과 모양이 바뀐다”며 “그렇기 때문에 빠진 금니를 다시 끼워 넣으면 치아와

치아 사이 틈이 벌어져 문제가 생긴다”고 설명했다.

빠진 금니는 어떻게 처분될까? 

치과 환자들 중에는 빠진 금니를 가져가는 사람도 있지만 병원에 놓고 가는 사람도

있다. 환자들이 놓고 간 금니는 어떻게 처분될까? 특별한 규정이 따로 없어 대부분

치과는 환자가 원하면 금니를 준다.

강남의 한 치과병원 관계자는 “환자가 원하면 금니를 주지만, 환자가 두고 간

금니는 모아 놨다 폐금 도매업자에게 넘긴다”고 말했다.

폐금 도매업자들은 한 달에 한번 꼴로 치과병원을 돌며 금니를 수거한다. 경기도의

한 폐금 도매업체 관계자는 “상태에 따라 금니 한 개당 7000~10000원 정도에 사

온다”고 말했다. 금니에서 뽑아낸 금은 귀금속 용도 등으로 다시 사용된다.

    정은지 기자
    정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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