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 못하는 이유는 여러가지

학습지체, 학습부진, 학습장애 구별해 치료해야

2주일 후면 초등학교 2학년이 되는 철호(8)는 돌이 지나서야 엄마, 아빠를 말했고

만 4세가 돼서야 말이 트였다. 새 단어를 여러 번 반복해야 겨우 뜻을 알고 특히

추상적 개념의 단어를 어려워했다. 유치원 때 한글 학습지를 시작했지만 전혀 관심이

없어 몇 달 만에 그만두고, 한글을 거의 모른 채 입학했다. 책을 소리 내어 읽을

때는 더듬거리며 틀리게 읽는 경우가 많았다. 셈 계산은 재미있어 했으나 수학의

응용문제가 나오면 엉뚱하게 답을 쓰고 문제를 이해하지 못했다. 철호는 학습장애

진단을 받아 치료중이다.

초등학교 어린이들이 보일 수 있는 문제 유형은 다양한데, 학업 성취와 관련된

것으로는 ‘학습장애’가 있다. 학습에 뒤처지는 이유는 다양하기 때문에 공부를

못한다고 해서 다 학습장애라고 할 수는 없다.

지능이 낮거나 환경적인 요인, 정서적인 문제로 인해 성적이 부진한 경우는 ‘학습지체’나

‘학습부진’으로 분류한다.

▽ 학습지체

학습지체 어린이는 자기 나이에 적절한 인지기능의 발달이 이뤄지지 못해 평균

이하의 지능지수를 갖는다. 6~12세 어린이는 지능검사KEDI-WISC를 시행하는데 지능지수가

85~110 정도가 평균, 70~85가 낮은 수준이며, 70 이하인 경우에는 정신지체로 분류한다.

▽ 학습장애

학습장애 어린이는 읽기, 쓰기, 산술 등의 학습기능이 자신의 연령, 지능, 학년에서

기대할 수 있는 수준보다 낮은 학업 성취도를 보인다. 학습장애 원인으로는 읽기,

쓰기, 셈하기 등의 기능을 주관하는 뇌의 특정부분 기능장애, 유전적 요소, 인지적

결함, 지각적 요소, 언어발달장애 등의 기질적 문제를 들 수 있다.

▽ 학습부진

학습장애 문제나 지능 지체가 없는 경우에도 학업 수행을 방해하는 여러 가지

요인이 있을 수 있다.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Attention-deficit hyperactivity

disorder)같은 행동장애, 불안?우울증 같은 정서적 문제, 가족 불화, 부모와의 갈등

같은 환경적 문제, 교육기회의 부족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 치료

학습장애가 있는 지를 일찍 알기 위해서는 초등학교에 들어갈 무렵에 운동?언어발달의

지연, 인지기능?개념형성발달의 저하 여부 등을 살펴보아야 한다.

치료를 위해서는 읽기, 쓰기, 셈하기 중에서 어린이가 취약한 부분을 반복적으로

훈련해야 한다. 못하는 부분을 무조건 반복하는 방법은 도움이 되지 않으므로 개인의

성격에 맞게 학습 분량과 시간 계획을 세워야 한다.

학습장애는 ADHD 등의 다른 정신적인 문제를 많이 동반하는데 어떤 어린이의 경우

학습장애 자체는 호전되어도 이런 문제로 인해 사회적 생활에 어려움을 겪기도 하고

어떤 경우에는 이 문제로 학습장애가 더 악화될 수도 있다. 증상에 따라 동반되는

장애에 대한 약물치료를 할 수도 있다.

[도움말]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정신과 신민섭 교수

성균관대 의대 삼성서울병원 소아청소년정신과 정유숙 교수

 

    조경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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