멍 때리기,우리를 살린다…손쉬운 방법

아무 것도 하지 않는 시간 늘려야

우리 뇌는 아무 생각도 하지 않는 멍한 시간이 필요하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체육관에서 격렬하게 운동한 뒤 근육이 회복하려면 휴식이 필요하다. 인간의 뇌도 휴식과 다운타임, 즉 공상하거나 멍하게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

‘클리블랜드 클리닉’에 따르면 정신적인 휴식을 취하는 것은 기분을 좋게 하고 수행력과 집중력, 주의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뇌가 쉬지 않으면 탈진하거나 만성 스트레스 상태에 빠질 수 있고, 건강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 

미국 버지니아대 인지과학 철학 조교수인 재커리 어빙(Zachary Irving) 박사는 “다운타임은 뇌의 내정상태 회로(The default mode network)와 관련이 있다”고 말한다.

내정상태 회로는 사람들이 특별한 생각을 하지 않을 때 활성화되는 뇌의 부분이다. 이 부위가 기억, 자기반성, 그리고 상상과 같은 과정과 연결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다운타임은 뇌가 집중하려는 의식적인 노력을 하지 않고 감정이나 외부 자극, 즉 소셜 미디어나 TV 쇼와 같은 외부 자극을 따르지 않는 시간이다.

건강 의료 매체 ‘에브리데이헬스’는 지난달 28일(현지 시각) 뇌에 다운타임이 왜 필요한지, 어떻게 다운타임을 가질 수 있는지를 소개했다.

두뇌는 왜 다운타임이 필요한가?
내정상태 회로는 뇌가 무언가에 집중할 때마다 자동으로 꺼진다. 스탠퍼드대의 스트레스 및 건강 센터 책임자인 데이비드 슈피겔(David Spiegel) 박사는 “현대인들은 정신적으로 조용한 시간을 얻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잠을 자는 동안 뇌가 기억을 재구성하고 불필요한 정보를 버리는 것처럼, 뇌는 이미 알고 있는 것과 최근에 접한 새로운 정보 사이를 연결하기 위해 다운타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캘리포니아 멘로파크의 정신과 의사이자 수면 의학 전문가인 알렉스 디미트리우(Alex Dimitriu) 박사는 “우리에게 일어나는 모든 것을 통합하기 위해 하루 동안 처리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스마트폰이 등장하면서 다운타임이 사라졌다”고 했다.

현대인들은 점점 더 바빠져 스트레스를 주는 것에 대해 다시 생각할 시간을 갖지 않는다. 이런 상태를 방치하면 문제가 더 커질 수 있다. 또 다른 문제는 스트레스가 밤에 잠들려고 할 때처럼 원하지 않을 때 다시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충분한 다운타임을 가지는가?
운동이나 수면과 달리, 정신 건강 전문가들이 권장하는 다운타임은 정해져 있지 않다. 직장 가상 커뮤니케이션과 번아웃을 연구하는 텍사스대 경영 조교수인 앤드루 브로드스키(Andrew Brodsky) 박사는 “자율성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다운타임이 얼마나 필요한지는 개인과 상황에 따라 다르다”고 말했다.

연구는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사람들은 회복하기 위해 더 많은 휴가가 필요한 경향이 있다는 것을 알아냈다. 어떤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보다 더 많은 다운타임이 필요하다.

브로드스키 박사는 “종일 자신의 감정에 주의를 기울일 것”을 권한다. 계속해서 스트레스를 받고 “신경 끄기”가 불가능할 경우 다운타임이 부족할 수 있다. 이런 상태는 새로운 일에 집중하는 것을 어렵게 만들 수 있다.

직업적인 영역에서, 근로자들은 다음에 무엇을 해야 할지 생각하거나 자신이 얼마나 잘 수행했는지 평가하기 위해 멈추지 않고, 하루하루 서두른다. 또 ‘일과 삶의 갈등’을 경험할 수 있는데 삶의 한 부분에서 목표를 달성할 수 없는 것처럼 느낄 수 있다. 브로드스키는 “이것은 모두 과로의 징후”라며 “가족을 간병하는 일을 포함해 유급 노동이 아닌 노동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고 했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을 늘리는 방법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의 정신 상태에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라고 어빙 박사는 말한다. 같은 작업도 어떤 사람에게는 다운타임이 되고, 다른 사람에게는 그렇지 않을 수 있다. 마음의 몰입도에 따라 다르다.

강의나 음악을 듣고 있다면, 뇌는 외부 정보를 처리하기 위해 일하고 있다. 몇 곡을 듣고 한 시간 뒤에 재생목록에 무엇이 올라왔는지 기억하지 못하는 것은 뇌가 이완되고 스스로 생각을 만들어내고 있다는 신호다. 이것이 바로 다운타임이다.

다운타임을 촉발하는 몇 가지 방법이 있다.

* 멍함, 이렇게 시작!

1. 휴대전화 가져가지 않고 산책하기
2. 설거지 등 간단한 집안일을 하거나 샤워하기! 이때 팟캐스트나 TV, 음악을 틀지 않는다.
3. 10분간 침묵을 연습한다.
4. 다음 작업으로 넘어가기 전에 숨 쉬고 반성하는 시간 가진다. 이때 컴퓨터에서 손을 뗀다.

어빙 박사는 명상을 추천하지는 않는다. 몇몇 종류의 명상은 다운타임 기준을 충족할 수 있지만, 일반적인 명상은 뇌에 다운타임을 주지 않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앉아서 호흡을 세는 것은 생각을 바꾸고 감정을 진정하는 훌륭한 방법이 될 수 있지만, 실제로 두뇌에 주는 자유 시간은 아니다. 오히려, 이러한 형태의 명상은 주의를 집중시키고 생각을 더 잘 통제하도록 만들고 이는 다운타임의 반대다.

다음은 다운타임을 더 만들기 위한 제안이다.

* 멍함 만들기

1. 경계를 정하고, 집이나 직장에서 무리하게 일정을 짜고 싶은 유혹을 뿌리치자.
만약 당신이 재택근무를 한다면 당신의 일과 생활공간 사이에 물리적인 경계를 만들어라. 집에 업무 전용 공간을 만들고, 쉴 때는 거기로 다시 돌아가지 말자.

2. 전자 메일이나 소셜 미디어에 빨려 들어가곤 한다면, 알람을 설정하자.
알람을 설정하면 시간을 끊어 그런 활동을 중단하도록 한다. 휴대전화를 계속 확인하는 습관이 있다면, 하루 또는 주 중 특정 시간에 원하는 사이트를 차단하는 앱을 설치할 수 있다.

3. ‘걱정’을 기록하거나 걱정하는 시간을 따로 설정하자.
불안할 때, 펜을 들고 앉아서 종이에 무엇이 잘못되었고 그것에 대해 무엇을 할 것인지 적는다면 도움을 받을 수 있다.

4. 뇌가 자유롭게 방황하는 대신, 어떤 기억이나 생각의 고리로 돌아가고, 빈번하게 자기반성을 한다면, 정신 건강 전문가와 대화하면서 도움을 얻을 수 있다.

    김세진 기자

    저작권ⓒ 건강을 위한 정직한 지식. 코메디닷컴 kormedi.com / 무단전재-재배포, AI학습 및 활용 금지

    댓글 0
    댓글 쓰기

    함께 볼 만한 콘텐츠

    관련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