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가 꺼리는 환자의 말 6가지

[박문일의 생명여행] ㉔환자가 의사에게 하지 않으면 좋은 말들

의사도 사람이기에 환자들로부터 듣기 불편한 말들이 있다. [사진=gettyimagesbank]
병원 방문은 누구에게나 즐거운 일이 아니다. 자신의 건강에 대한 걱정, 불안은 물론이고 사소한 증상으로 방문했는데 큰 병을 발견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은 누구에게나 있을 수 있다.

‘백의(白衣, Whitecoat) 고혈압’이라는 것이 있다. 평소 집에서 측정하는 혈압은 정상이었는데 병원을 방문하여 흰가운을 입은 의사들 앞에서만 혈압이 높아지는 현상이다. 이런 현상은 주로 노인, 여성, 체중이 적은 사람들에서 잦다. 또한 병원을 처음 방문하는 사람이나 특히 긴장을 잘하는 사람들에게서 많다. 이와 같은 사람들에게서 공통적인 것은 다른 사람들과 비교할 때 교감신경계가 쉽게 활성화된다는 것이다.

백의고혈압이 없어도 병원을 방문하는 자체가 사람들의 기분에 영향을 줄 수 있다. 교감신경계가 활성화돼 예민해진 나머지 의사에게 침착하게 상담하지 못하는 사람들도 꽤 있으며 오히려 의사에게 공격적인 말과 행동을 보이는 경우들이 종종 있다. 미국에서는 환자중 1/6 정도가 이러한 문제를 갖고 있다고 한다. 물론 환자들이 이런 태도를 보이는 것 자체가 다른 질병의 증상일 수도 있으니 의사들은 찬찬히 환자들의 언행을 살펴보면서 정서적, 심리적 요구까지 충족할만한 진료를 해야 할 것이다.

이같은 문제가 없는 환자들도 자신의 진료에 도움이 전혀 안 되는 언행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그동안 내가 만난 의사들의 의견들을 종합해 보면 다음과 같은 말은 의사에게 하지 않는 것이 좋을 듯하다.

첫째, 자신의 건강과 관련해 100% 사실이 아닌 것.

환자가 자신의 증상, 생활 방식, 통증 수준 또는 약물의 효과를 경시하거나 과장하면 의사들은 혼란에 빠진다. 이러한 언행은 직접적으로 자신이 받는 치료의 질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데 정작 자신은 깨닫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진료에 관한 한, 사소한 거짓말이라도 잠재적인 약물 과다 복용이나 상호 작용을 유발할 위험이 있음을 깨달아야 한다. 모든 증상은 있는 그대로 정확히 표현해야 한다.

둘째, 다른 의사에 대한 불만.

환자가 자신을 진료하는 의사에게 다른 의사에 대해 불평하면 의사가 경계심을 갖게 된다. 이 환자가 또 다른 의사에게  자신을 비난할 가능성을 있기 때문이다. 사실 진료에 만족하지 않으면 불만은 누구나 가질 수 있다. 그런 불만을 가족이나 주변 사람들과 공유할수도 있지만 의사에게 불평을 하면서 “이렇게 진료해도 되는겁니까” 라는 말하는 환자들도 있다. 일반적인 경우 의사들은 불평하는 환자를 피하고 싶어 한다. 불평이 아니더라도 진료실에서 의사에게 거만하거나 너무 시끄럽거나 적대적이거나 비꼬는 언행도 자신의 진료에 도움이 되지 못한다.

셋째, 100% 치료를 기대하는 말.

모든 사람은 의사가 실수를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의사가 신이 아닌 이상, 100% 치료에 성공하는 의사는 이 세상에 없다. 실수하지 않는 의사는 없으며, 훌륭한 의사일수록 그 실수 빈도가 낮을 뿐이다. 환자는 의사가 파트너라는 것을 깨달을 필요가 있다. 너무 기대치를 높여 의사에게 부담감을 주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의사들은 진료와 치료에 최선을 다할 뿐이다.

넷째, 근무 시간이 아닐 때 진료상담을 원하는 것

의사도 사생활에 대한 권리가 있다. 환자가 식당, 골프장 또는 지역사회 행사에서 의사와 마주쳤을 때 진료를 바라지 말아야 한다. 환자와 마찬가지로 의사들도 쉬는 시간에 일하기를 원하지 않는다.  이런  장소에서는 적절한 신체 검진 절차는 물론 검사결과도 없이 환자의 말에만 의존해 진료상담을 하는 것도 문제다. 환자는 “만난 김에 진료상담을 좀 해주면 안되나?”라고 가볍게 생각할지 모른다. 의사는 아무런 보상도 없이 자신의 말에 책임을 지고 싶어 하지 않는다.

다섯째, 가족이나 다른 환자의 진료상담까지 원하는것.

소아과를 방문하는 엄마들이 이런 경우가 흔하다고 한다. 다른 아이의 증상을 이야기하며 형제 자매에 대한 진료상담을 원하는 것이다. 설령 증상이 비슷하다고 해도 환자 없는 진료란 원천적으로 있을 수 없다. 환자측에서도 불명확한 진료상담의 결과를 자신이 책임져야 한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다.

여섯째, 닥터 구글(Dr. Google)의 이야기.

최근 들어 의사들은 환자로부터 닥터 구글의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 닥터 구글이란 구글로 검색할 수있는 의학정보들이다. 구글에는 거의 매일 업데이트되는 최신 의학정보들은 물론 진단과 치료와 관련된 상세한 방법들, 합병증등 세상의 온갖 정보가 다 있다. 국내 포털사이트들도 마찬가지이다. 대부분의 의사들은 환자가 “온라인으로 내 증상을 찾아 보았는데요…” 또는 “인터넷에서 이 기사를 읽었는데요 …”라고 말하기 시작하면 움츠러들기 시작한다. 환자가 자신의 치료에 관심을 가지고 온라인 기사나 정보를 읽고 의학적 상태에 대해 더 알고 싶어하는 것은 결코 나쁜 일이 아니다. 그러나 의료 전문가와 상의하지 않고 자가 진단하는 것은 환자에게도 오히려 불필요한 불안을 야기할 수 있다. 실제 포털사이트 정보들은 환자와 의사의 관계를 더욱 어렵게 만든다. 구글의 정보를 이길 수 있는 의사는 이 세상에 없다. 그러나 구글이 당신의 신체검진까지 하지는 못한다. 구글은 당신의 얼굴을 살펴보지도 못하고 정서적인 감정을 추측하지도 못한다. 의사는 진단과 정확한 치료방법을 결정하기 위해 거쳐야 하는 특정 프로토콜이 있다. 즉, 증상, 가족력, 복용 중인 약물등 모든 제반사항을 고려하며 최선의 방법을 찾는다. 온라인에서 조사한 내용을 맹신해서 혹시 의사와의 관계를 해칠 수 있는지 가슴에 새겨두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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