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숭이두창도 코로나19처럼 공기전파 가능

원숭이두창이 코로나19바이러스처럼 공기전염된다는 보도가 나왔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지난주 원숭이두창 예방을 위해 해외여행자에게 마스크를 쓰라는 지침을 홈페이지에 올렸다가 6일(이하 현지시간) 밤 긴급 삭제했다.  이 센터는 7일 보도 자료를 통해 “혼란을 야기할 수 있기에 삭제했다”고 밝히면서도 감염자와 그 가족, 의료종사자에게는 마스크 착용을 계속 권고하는 모순적 태도를 보였다. CDC의 웹사이트의 다른 곳에선 여전히 원숭이 두창 환자들, 특히 호흡기 증상이 있는 사람들에게 수술용 마스크를 착용하라고 권고하고 있다.

미국의 뉴욕타임스(NYT)는  원숭이두창이 짧은 거리에서는 코로나바이러스와 유사하게 공기 중으로 전파될 수 있어 이런 혼선이 벌어졌다고 7일 보도했다. 천연두와 수두의 사촌인 원숭이두창에 걸린 사람은 대부분 감염된 환자나 동물과 밀접 접촉(체액, 피부 접촉, 호흡기 비말)으로 발병했다.  드물지만 공기 전염으로 인해 발병한 케이스도 있다.

2012년 천연두 전염에 대한 리뷰에서 메릴랜드대 바이러스 전문가인 도널드 밀턴 교수는 공중 전염의 몇 가지 예를 들었다. 그는 1947년 뉴욕에서 천연두가 발병했을 때 병원에서 7층이나 떨어진 환자가 감염된 사례는 그 원인이 공기 감염뿐이라고 지적했다. 또 1970년 독일 메셰데에 있는 병원에서 1명의 천연두 환자가 건물 기류를 통해 3개 층에 있는 예닐곱 명의 환자를 감염시킨 사례가 있었다.

원숭이두창의 경우 2017년 나이지리아 교도소에서 환자와 직접 접촉하지 않은 두 명의 의료 종사자가 감염된 사례가 있었다. 지난주 세계보건기구(WHO)가 소집한 전문가회의에서도 원숭이두창의 알려지지 않은 감염 방식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낸시 설리번 미국 국립알레르기감염병연구소(NIAID) 연구원은 “지배적인 전염 경로가 무엇인지 매우 모호하다”며 “이는 실험실 연구의 우선적 과제가 돼야 한다”고 밝혔다. CDC의 바이러스 전문가 앤드리아 매컬럼 연구원은 ‘보건당국자들이 공기 전염 가능성을 더 널리 알려야 하느냐’는 질문에 “타당한 지적이며 우리가 앞으로 해야 할 일”이라고 NYT와 인터뷰에서 밝혔다.

CDC의 마스크 착용 지침 번복을 두고 코로나19 확산 초기와 비슷한 행태라는 지적도 있다. 2020년 9월 코로나19 공기 전염 관련 지침을 내놓은 지 며칠 만에 철회한 CDC는 지난해 5월에서야 “바이러스가 몇 분에서 몇 시간 동안 공기 중에 머무를 수 있다”며 공기 전염 가능성을 인정했다.

원숭이두창에 대한 대부분의 정보는 천연두에 대한 연구로부터 수집됐다. 지난 20년 동안 과학자들은 테러리스트들이 생물무기로 사용될 경우에 대비해 천연두가 어떻게 퍼지는지 연구해왔다. “대다수 사람들은 천연두가 보통 큰 물방울에 의해 전염된다고 생각하지만 때때로 에어로졸(공기 중의 아주 작은 고체나 액체 입자)에 의해 전염될 수 있다”고  NIAID의 바이러스학자 마크 챌버그 연구원은 말했다.

밀턴 교수는 에어로졸을 통해 바이러스가 퍼지는 것을 막기 위한 예방책이 보편적이지 않기 때문에 특히 병원에서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원숭이두창 발생이 계속되면서 증상이 가벼운 대부분 환자는 집에서 격리 생활을 하고 있다. 이런 가정의 구성원은 공기 전파의 가능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했다.

    한건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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