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질적인 사람, 치매 빨리 온다 (연구)

나이가 든 뒤 뇌의 인지능력 보호가 사람의 성격에 좌우된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나이가 든 뒤 뇌의 인지능력 보호가 사람의 성격에 좌우된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당신이 외향적이거나 성실한 성격이라면 가벼운 인지장애를 늦은 나이까지 겪지 않게 되지만 신경질 잘 내는 성격이라면 인지능력 감소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는 것. 11일(현지시간) 미국심리학회(APA) 학술지인《성격 및 사회심리학지》에 발표된 캐나다 빅토리아대 연구진의 논문을 토대로 CNN이 보도한 내용이다.

제1저자인 빅토리아대 심리학 박사 후 연구원 요네다 도미코는 “성격적 특성은 상대적으로 지속적인 사고와 행동 패턴을 반영하며, 이는 평생 건강하고 건강하지 못한 행동과 사고 패턴에 누적적으로 영향을 끼칠 수 있음을 뜻한다”고 말했다. 그는 “평생 경험의 축적은 가벼운 인지 장애와 같은 특정 질병이나 장애의 감수성에 영향을 미치거나 나이와 관련된 신경학적 변화를 견딜 수 있는 능력의 개인 차이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라고 밝혔다.

이러한 연관성은 임상적으로 관찰되지만 무엇이 먼저냐는 “달걀과 닭”의 관계와 비슷하다고 미국 플로리다애틀랜틱대(FAU) 슈미트의학대학원 뇌건강센터의 리차드 아이작슨 알츠하이머병 예방 클리닉 소장은 말했다. 이번 연구에 관여하지 않은 그는 “특정 성격이 인지적 쇠퇴나 알츠하이머병에 걸리기 쉬운 평생의 행동을 초래해 위험을 증가시킬 수도 있고 초기 질병 병리학과 관련된 직접적 생물학적 영향의 산물로 특정 성격이 발현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1997년에 시작된 시카고 지역 노인 대상으로 한 종적 연구인 러시 메모리와 노화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는 1953명의 성격을 분석했다. 이 연구는 사람들이 만년에 인지능력 저하를 어떻게 견뎌내는지에 대해 3가지 주요 성격적 특성인 성실성, 외향성, 신경증과 어떻게 관련돼 있는지를 분석했다.

신경증이란 사람이 스트레스를 얼마나 잘 다루는지에 영향을 미치는 성격적 특성이다. 신경질적인 사람은 불안, 분노, 자의식적 상태에서 삶을 바라보며 종종 사소한 좌절감에 절망적으로 압도되거나 위협감을 느낀다. 성실한 사람은 자기수양 수준이 높고. 조직적이며 목표 지향적이다. 외향적인 사람은 삶에 열광하고 종종 적극적이고 사교적 경향이 있다.

요네다 연구원은 “성실성 점수가 높거나 신경증 점수가 낮은 사람은 연구 과정에서 가벼운 인지장애가 발생할 가능성이 현저히 낮았다”고 말했다. 그는 성실성 척도에서 한 사람이 추가로 6점을 받을 때마다 “정상적인 인지 기능에서 경도의 인지 장애로 전환될 위험이 22% 감소했다”고 말했다. 이는 성실성이 높은 80세 노인이 그렇지 못한 80세 노인보다 인지적 문제없이 2년을 더 살 수 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또 외향적 성격의 경우 치매 없는 삶을 1년 더 살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외향적 성격의 노인은 가벼운 인지 장애 진단을 받고도 정상적 인지기능으로 회복하는 능력이 더 높았다.

반면 신경증 수준이 높아질수록 인지적 감소로 전환될 위험도 증가했다. 요네다 연구원은 신경증 척도에서 한 사람이 추가로 7점을 받을 때마다 “인지적 감소 위험이 12% 증가했다”고 말했다. 이는 적어도 1년간의 건강한 인지능력 상실을 가져올 수 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연구가 성격과 뇌 기능 사이의 연관성을 입증한 첫 연구는 아니다. 2021년 미국 노스웨스턴대 연구진의 기존 연구는 경험에 더 개방적이고, 더 성실하고, 덜 신경질적인 사람이 인지력 테스트에서 수행능력이 더 좋았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인지 저하가 덜하다는 것을 보여줬다.

해당 논문은 다음 링크(https://doi.apa.org/doiLanding?doi=10.1037%2Fpspp0000418)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건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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