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균관대 의대 강북삼성병원 류승호 코호트연구센터 소장, 삼성서울병원 박혜윤 호흡기내과 교수, 조주희 임상역학연구센터장, 존스홉킨스대 홍연수 박사 등 연구진은 국내 폐경기 여성 4만3822명을 대상으로 폐경에 따른 폐 기능 변화를 추적해 이런 사실을 확인했다고 12일 밝혔다.
연구팀은 2015년 1월부터 2017년 12월까지 강북삼성병원에서 건강검진을 받은 40~65세 여성을 대상으로 폐경 전과 비교해 폐경 초기, 폐경 후기, 폐경 이후에 폐 기능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살폈다. 그 결과 폐경 이외 폐 기능에 영향을 줄 만한 별다른 요인이 없었는데도 폐경 그 자체로 폐 기능이 나빠지는 경향이 확연했다.
폐경 이전을 기준으로 폐 기능 이상 유병률을 평가했을때 폐경 초기 1% 머물다 후기에는 13%로 커졌다. 폐활량을 비롯해서 폐 기능을 평가하는 세부 항목에서도 마찬가지 경향을 보였다.
폐의 유연성이 떨어져 숨을 들이마셨다가 내쉬는 능력이 저하되는 제한성 환기 장애 유병률을 폐경 이전과 비교 측정한 결과 폐경 초기엔 2%, 후기 18%, 폐경 이후 15% 더 높았다. 제한성 환기 장애 유병률이 높아졌다는 건 폐활량이 그만큼 줄었다는 뜻이다.
연구팀은 이런 변화의 주원인으로 호르몬 변화를 지목했다. 여성 호르몬의 한 종류인 에스트라디올은 일반적으로 항염증 작용을 하는데 폐경 후 이 호르몬의 수치가 떨어지면서 폐 조직의 염증을 불러왔을 것으로 풀이했다. 폐경 후에는 복부 비만이 발생하기 쉬운 만큼 이로 인해 흉부와 횡격막(가로막)의 움직임이 제한돼 숨쉬기가 어려워진 것도 이유로 꼽았다.
연구팀은 “폐경은 자연스러운 인체의 변화이지만 그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해 슬기롭게 넘어가야 한다“며 “꾸준한 유산소 운동과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폐경기 폐 건강을 챙기는 것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북미폐경학회가 발행하는 학술지 《폐경(Menopause)》 최신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