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kg 종양이 어깨 목 뒤덮어”…30년간 혹 이고 산 男, 무슨 일?

5살 때 1형 신경섬유종증(NF-1) 진단 받은 남성...몇번의 제거수술 받았지만 계속 자라나, 안면 마비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재수술에 성공

어깨와 머리에 생긴 종양 무게만도 거의 4kg. 이 무게를 견디며 30년동안 살아온 한 남성의 이야기가 공개됐다. [사진=영국 데일리메일 보도 갈무리]
어깨와 목을 거쳐 머리를 뒤덮은 종양 무게만도 거의 4kg. 이 무게를 견디며 30년 동안 살아온 한 남성의 이야기가 공개됐다.

미국 캐나다 케이블 TV TLC에서 방영되는 ‘테이크 마이 튜머(Take My Tumor)’ 최신 에피소드에는 미국 위스콘신주 밀워키에 사는 42세의 말로의 사연이 소개됐다. 그는 얼굴과 등에 큰 종양이 자라는 희귀 유전 질환을 앓고 있던 가운데 100%는 아니지만 주요 종양 제거 수술을 성공적으로 받고 새 삶을 얻게 됐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TLC에 소개된 말로의 이야기를 전했다. 두 아이의 아버지인 말로는 5살 때 1형 신경섬유종증(NF-1) 진단을 받았다. 말로는 일곱 살 때 평생에 걸쳐 자라날 종양 중 첫 번째 종양을 제거하기 위해 첫 수술을 받았다. 당시 수술은 성공적이었지만 종양은 6개월 만에 다시 자라나 크기가 두 배로 커졌다. 그 후 30년 동안 말로는 머리, 목, 등에 종양이 생겨 어깨에 3파운드(약 1.4kg), 머리에 5파운드(2.2kg)의 종양을 제거하기 위해 여러 차례 수술을 받았다.

목, 등, 뺨에 다시 큰 종양이 생겨 통증과 편두통이 생겼고 등을 누르는 무게감 탓에 척추까지 굽어지고 있었다. 말로는 어깨와 목에 통증과 근육 긴장 때문에 항상 고개를 돌리거나 오른팔을 사용하기가 어려웠다.

삶의 질을 개선하기로 결심한 그는 로스앤젤레스의 두경부 외과 종양 전문의이자 오스본 두경부 연구소 소장인 라이언 오스본 박사에게 연락을 취했다. 이전에 다른 의사들은 말로에게 이 섬유종을 제거하면 안면 마비로 이어질 확률이 50대 50이라 말했었다. 이에 대해서는 오스본 박사도 마찬가지 의견을 내놨다. 그는 말로에게 “모든 안면 기능을 제어하는 뺨의 주요 안면 신경이 잘라질 위험이 높다”고 설명했다.

항상 위험 따르기 마련이라고 생각한 말로는 마비도 그러한 위험 중 하나로 기꺼이 위험을 감수하겠다고 의지를 밝혔다. 종양을 제거하는 것이 더 큰 가치가 있다고 여긴 것이다.

오스본 박사는 매우 천천히 수술을 진행하면서 종양의 위험도가 낮은 부위부터 마비 위험이 높은 고위험 부위로 이동하는 등 단계별로 수술을 진행했다.  [사진=영국 데일리메일 보도 갈무리]
수술 당일, 오스본 박사는 첫 절개를 한 후 종양이 얼마나 복잡한지 깨달았다. 모든 안면 신경 가지가 서로 얽혀 있어 제거 지점을 탐색하기가 불가능할 정도였다. 그는 이 종양을 ‘악몽’이라고 부르며 “예상했던 것보다 더 심각하다”고 전했다. 오스본 박사는 매우 천천히 수술을 진행하면서 종양의 위험도가 낮은 부위부터 마비 위험이 높은 고위험 부위로 이동하는 등 단계별로 수술을 진행했다.

오스본 박사는 수술 방식과 제거할 수 있는 종양의 양에 만족했지만, 말로우가 깨어나기 전까지는 신경 손상 가능성이 여전히 우려된 상황이었다. 다행히 수술 후 깨어난 말로는 수술실에 있는 모든 사람을 향해 활짝 웃었다. 종양이 모두 제거되지 못했지만 수술 후 11주가 지난 현재, 말로는 자신의 외모에 100% 만족한다고 말했다. 그는 “종양이 생각했던 것보다 더 나를 괴롭혔을 뿐인데, 이제 종양이 많이 사라졌으니 큰 효과를 보고 느끼고 있”고 소감을 밝혔다.

제1형 신경섬유종증 가장 흔한 유형…50%정도에서는 학습장애가 나타나기도 

신경섬유종증에는 7가지 유형이 있다. 제1형이 위의 사연 속 남성이 겪는 질환이다. 폰 레클링하우젠병이라고도 하며, 환자의 85%가 이 유형에 속한다. 전 세계적으로 약 3000명 중 1명이 NF-1 신경섬유종증을 앓고 있다고 보고된다.  피부나 피하에 신경섬유종과 다수의 밀크커피색반점이 광범위하게 분포하며, 말초신경에서 많이 발생한다. 뼈가 굵어지면서 변형이 올 수도 있고, 척수가 굽는 현상이 일어날 수도 있다. 간혹 종양이 뇌나 척수에서 발생할 수도 있다. 환자의 50% 정도는 학습장애가 온다.

신경섬유종증 원인은 세포 성장에 중요한 역할을 하면서도 종양 억제제로 여겨지는 단백질을 조절하는 NF-1 유전자의 돌연변이로 인해 발생한다. 피부와 신경계통에 가장 중요한 변화가 나타나지만 그 외에 뼈와 연부조직 등에도 다양한 증세가 일어나는 전신적 질병이다. 종양은 신경이 있는 신체 어느 부위에나 발생할 수 있고, 다발성으로 일어나기 때문에 신경섬유종증이라고 한다.

 

성장하는 종양은 암성 종양일 수도 있고 비암성 종양일 수도 있다. 신경섬유종증은 성장 외에도 비정상적으로 큰 머리, 저신장, 심장 문제, 발작 및 학습 장애를 유발할 수 있다. 가족을 통해 유전될 수 있지만, 이 질환을 앓는 사람의 약 30~50%는 가족력이 없다.

    정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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