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발 찌릿한데 그냥 넘겨”…사실은 ‘이 병’, 앓아도 몰라

미국 저소득층 169명 샘플조사에서 진단율 25%

신경병증 환자의 3분의 1 이상이 날카롭거나 찌르거나 충격과 같은 통증을 경험해 우울증 발병률이 높아지고 삶의 질이 떨어진다.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신경 손상으로 손과 발에 감각이 없거나 통증을 느끼는 신경병증은 광범위한 장애지만 실제 진단율은 크게 떨어질 수 있다는 새로운 연구결과가 나왔다. 《신경학(Neurology)》에 발표된 미국 미시건대 연구진의 논문을 토대로 건강의학 웹진 ‘헬스 데이’이 9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이다.

연구진은 미시간주 플린트의 한 외래 내과진료소에서 진료를 받고 나오는 40세 이상 성인 169명을 대상으로 신경병증에서 가장 흔한 ‘원위부 대칭성 다발신경병증(DSP)’이 있는지를 조사했다. 73%에서 DSP가 나타났으며, 그 중 75%는 이전에 진단을 받지 않은 상태였다. 환자 중 25%만 정확한 진단을 받았다는 이야기다.

논문의 주저자인 미시건대 앤아버캠퍼스의 멜리사 엘라프로스 교수(신경학)는 “현재 신경병증의 유병률은 13.5%로 알려져 있는데 우리 조사에선 73%나 됐다”면서 진단되지 않은 신경병증 환자가 상당수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렇게 진단되지 않아 제대로 치료받지 못하는 신경병증으로 인해 많은 사람이 낙상, 감염 및 심지어 절단의 위험에 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비히스패닉계 흑인과 저소득층은 기존 DSP 연구에서 과소 대표됐기 때문에 이들 인구의 유병률, 위험 요인 및 질병 부담을 알기 위해 이들의 비중이 많은 외래진료소를 샘플링해 조사했다고 밝혔다. 연구 참여자의 평균 연령은 58세였으며 69%가 흑인이었다.

신경병증이 있는 참여자 10명 중 6명가량이 실제 통증을 느끼고 있었다. 또 참가자의 절반이 신경병증의 주요 원인인 당뇨병을 가지고 있었다. 3분의 2는 과도한 뱃살, 고혈압과 혈중 중성지방, 혈당, 콜레스테롤이 모두 높은 증상을 다 갖고 있는 대사증후군이 있었다. 그것들은 또한 사람들을 신경병증의 위험에 빠뜨렸다. 다른 위험 요소를 감안했을 때 대사증후군이 있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신경병증 위험이 4배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엘라프로스 교수는 “신경병증 환자의 3분의 1 이상이 날카롭거나 찌르거나 충격과 같은 통증을 경험해 우울증 발병률이 높아지고 삶의 질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또 “신경병증 환자는 다른 질환을 고려하더라도 조기 사망 위험이 높아지기 때문에 신경병증에 걸렸거나 걸릴 위험이 있는 사람을 파악하고 치료하는 것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연구진은 또한 인종과 수입 그리고 신경병증 사이의 연관성을 조사했지만 낮은 수입과 신경병증 사이에 연관성을 찾지 못했다. 또한 오히려 흑인들이 신경병증에 걸릴 위험이 낮다는 것을 발견했다. 신경병증이 있는 참가자 10명 중 6명이 흑인이었지만 동시에 신경병증이 없는 참가자 10명 중 9명은 흑인이었다.

이번 연구는 특정 시점이 찍힌 사진과 같은 샘플 연구에 불과하다고 연구진은 인정했다. 또 조사 대상자들이 신경병증을 유발할 수 있는 위험 요소를 관리하지 못하는 이유도 조사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해당 논문은 다음 링크(https://www.neurology.org/doi/10.1212/WNL.0000000000209390)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건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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