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수명 위협하는 치매… 인지기능에 도움주는 식단 나왔다

[사진=simarik/gettyimagesbank]

100세를 살아도 병을 오래 앓으면 장수의 의미가 퇴색할 수밖에 없다. 질병 가운데 치매는 가족들까지 힘들게 하는 최악의 병 가운데 하나다. 노인들이 가장 무서워하는 병이 치매라는 조사결과가 잇따르고 있다.

어떻게 하면 치매의 원인이 되는 인지 기능의 감퇴를 막을 수 있을까? 치매 예방에 확실한 ‘정답’은 없지만 올바른 음식 섭취와 운동 등이 도움 되는 게 사실이다. 그렇다면 무엇을 먹어야 할까?

올리브유에 된장, 마늘을 넣고 생선찜, 메밀국수 등을 곁들인 한국형 지중해식 식사가 노인의 인지기능 개선을 도운 것으로 밝혀졌다. 올리브유, 생선, 채소 등이 주식인  서양의 지중해식 식사는 일반적으로 인지기능에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형 지중해식 식사는 노인의 우울감, 배변 기능 개선에도 효과적이었다.

박유경 경희대 동서의학대학원 교수팀(의학영양학과)이 치매 위험이 있는 65세 이상 노인 40명을 각 20명씩 두 그룹(한국형 지중해식 식사 섭취 그룹과 일반 식사 섭취 그룹)으로 나눈 뒤 6주간 각기 다른 종류의 식사를 하도록 주문한 결과 이 같이 드러났다. 이 연구결과는 대한영양사협회지 최근호에 실렸고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이 소개했다.

박 교수팀은 실제 지중해식 식사에서 많이 사용되는 올리브유의 맛과 향이 우리나라 노인에 익숙지 않은 점을 감안해 된장, 마늘을 넣어 올리브유 고유의 향을 없앴다. 또 서양식 샐러드 대신 겉절이와 나물 등을 된장 올리브드레싱으로 버무려 제공했다. 해산물 요리는 생선찜이나 숙회 등 국내 노인이 익숙한 조리법으로 변형했다. 지중해 식사에서 권장하는 통곡물 빵, 통곡물 시리얼 등은 잡곡밥과 껍질이 최대한 많이 포함된 메밀국수, 통밀국수로 대체했다.

그 결과 한국형 지중해식 식사를 6주간 한 노인은 일반 식사를 한 노인에 비해 인지기능 개선도 점수가 높았고, 우울감은 낮아졌다. 4m를 걷게 한 뒤 걷기 속도를 비교한 결과 한국형 지중해식 식사를 한 노인의 하체 체력이 더 강한 것으로 분석됐다. 물을 하루 6컵 이상 섭취한 비율도 10% 증가했고, 채소와 과일 합쳐서 하루 7컵 이상 섭취한 비율도 30% 높아졌다.

한국형 지중해식 식사를 한 노인은 일반 식사를 한 노인보다 배변량도 15% 증가했다. 배변 후 깔끔한 기분은 10% 증가한 반면 배변 통증 경험률은 10% 감소했다. 변이 부드러워졌다는 응답률도 한국형 지중해식 식사를 한 노인에서 35% 높았다.

박 교수팀은 논문에서 “한국형 지중해 식사는 우리나라 노인의 일상식으로 권장하기에 무리가 없는 것으로 평가됐다”며 “한국형 지중해식 식사도 실제 지중해식 식사처럼 노인의 하체 체력을 강화하고 인지기능, 우울감, 배변 기능 개선을 도왔다는 것이 이번 연구의 결론”이라고 했다.

일단 치매에 걸리면 현재로서는 완전히 낫게 할 치료법이 없다. 뇌세포에 나쁜 영향을 주는 아밀로이드 단백질의 제거와 같은 근본적인 해결법은 아직 찾고 있는 중으로 우리나라를 포함한 세계 각국에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현재 치료법은 약물을 포함한 다양한 수단을 이용하여 인지기능이 더욱 악화되지 않도록 하고 치매 증상이 완화되도록 관리하는 게 핵심이다. 치매는 장시간에 걸쳐 서서히 진행되므로 환자의 인지기능 상태를 정기적으로 체크하면서 현재의 기능을 최대한 오랫동안 유지하기 위한 치료적 접근에 주목하고 있다.

건강한 뇌를 만들어 가면 치매 예방에 큰 도움이 된다. 평소 건강한 생활습관이 핵심으로 두뇌를 자주 활용하면서 운동도 하고, 건강에 좋은 음식을 먹는 것이다. 특히 나이가 들어 이를 시작할 게 아니라 젊을 때부터 좋은 생활습관을 들이면 본인은 물론 가족까지 힘들게 하는 치매를 막을 수 있다.

    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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