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비환자 몸 움직이는 신경보철 기술 개발(연구)

인공 손, 눈, 피부, 신경 등을 이식해 신체능력을 향상시키는 기술을 ‘신경보철’이라 한다. 최근 미국에서 사지마비를 가진 환자 뇌에 인공 신경을 넣어 생각만으로 손과 다리를 움직일 수 있게 해 화제가 되고 있다.

미국 케이스웨스턴리저브대학교 연구팀이 학술지 ‘랜싯’에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사지마비를 앓는 56세 남성의 뇌에 인공 신경센서를 이식해 뇌-컴퓨터 인터페이스를 만들어 스스로 음식을 먹는 행위를 성공적으로 수행하도록 이끌었다.

8년 전 자전거 사고로 사지가 마비된 이 환자는 그전까지는 타인의 도움 없이는 음식을 먹을 수도, 옷을 입을 수도 없었다. 이때 인공 신경센서는 환자가 팔을 움직이는 것을 상상할 경우, 뇌 신호를 전기 신호로 변환해 팔 근육에 있는 신경을 자극해 팔을 원하는 대로 통제할 수 있게 한다.

이식 직후 곧바로 운동능력이 향상되는 것은 아니다. 환자는 약 4개월 동안 뇌-컴퓨터 인터페이스에 익숙해지는 훈련과정을 거쳤다. 먹고 마시는 행동 같은 일상 활동을 수행하기 전 인공 신경센서가 일으키는 부작용도 관찰했다.

훈련이 끝난 직후 수행한 간단한 실험에서 환자는 일상행위를 무리 없이 소화했다. 총 12번 시행한 음료 마시기 시험에서 11번을 깔끔하게 마시는 데 성공했고, 환자 스스로 숟가락을 사용해 입에 음식을 넣는 행동도 통제할 수 있었다.

약점도 있었다. 보통 사람에 비한다면 상대적으로 움직임이 느렸고 정확도도 조금 떨어졌다. 인공 신경이 공간 감각을 완전히 회복시켜주는 것도 아니어서 환자는 시력에 의존하지 않고는 팔을 통제할 수도 없었다.

주요 연구자인 벤자민 월터 박사는 “우리 연구는 아직 초기 단계에 있지만, 기술이 더 발전하면 신경보철이 마비 환자의 운동능력을 마비 이전으로 되돌려 독립적인 생활을 가능하게 할 것”라고 전망했다. 한계가 있긴 해도 이번 연구는 신경보철을 이용해 마비 환자의 신체기능을 향상시킨 첫 연구라는 점에서 의의가 깊다.

[사진출처: 아이클릭아트]

    권오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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