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두증 ‘지카바이러스’ 확산… 국내도 ‘비상’

 

중남미를 진앙지로 ‘지카바이러스’가 확산되자 우리나라 방역당국이 지카바이러스 감염증의 법정감염병 지정을 추진한다고 26일 밝혔다. 지카바이러스 감염증이 법정감염병으로 지정되면 의료기관의 신고와 감시, 실험실 진단이 체계화된다. 현재 지카바이러스 감염증은 국내에서 법정감염병으로 등록되지 않아 의료기관의 신고의무가 없다.

질병관리본부는 “우선 의료기관에 지카바이러스 관련 정보와 신고 기준 등을 사전 안내했고, 신속 대응을 위해 실험실 검사법을 시도 보건환경연구원에서도 가능하도록 확대할 것을 추진 중”이라고 26일 밝혔다.

이집트숲모기를 매개로 전파되는 지카바이러스에 감염된 임신부에서 소두증 신생아 출산 가능성이 제기돼 현재 세계적으로 연관성 조사가 진행 중이다. 질병관리본부는 중남미 등 지카바이러스 감염증 발생국가로 임신부의 여행을 미뤄달라고 권고한 상태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지카바이러스 감염증이 현재까지 국내에서 발생하거나 해외에서 유입된 사례는 없다. 유입되더라도 현재 전파 매개체인 모기가 활동하지 않는 시기이기 때문에 국내 전파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 질병관리본부의 평가다. 지카바이러스는 감염자와 일상적인 접촉을 통해 감염되지는 않는다.

다만 지카바이러스 유행국가를 여행하다 감염될 수 있다. 최근 2개월 이내 지카바이러스 감염증 환자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된 국가는 브라질과 멕시코, 볼리비아, 수리남, 아이티, 에콰도르, 엘살바도로, 온두라스, 콜롬비아 등 중남미 21개국, 아프리카의 카보베르데 등 1개국, 태평양섬의 사모아 등 1개국이며, 아시아권에서는 태국에서 감염자가 확인됐다.

지카바이러스 감염자가 발생한 24개국에 관한 최신 정보는 질병관리본부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질병관리본부는 “현재 여름에 해당하는 브라질 등은 계절 변동으로 모기의 활동이 감소하는 5월 이후까지 유행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질병관리본부 홈페이지를 확인한 뒤 여행 계획을 세우고, 여행 중 모기에 물리지 않도록 주의해 달라”고 했다.

지카바이러스는 지난해 5월 브라질에서 처음 보고된 뒤 점차 중남미를 넘어 유행지역이 확산일로다. 지카바이러스는 뎅기열을 유발하는 바이러스와 같은 계열의 병원체로, 이집트숲모기뿐 아니라 국내에 서식하는 흰줄숲모기도 매개체가 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카바이러스 감염 모기에 물리면 3~7일이 지나서 발열과 발진, 관절통, 눈충혈, 구토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최대 잠복기는 2주다. 대부분 증상이 약하게 진행되고, 감염자의 80%는 증상을 보이지 않는다. 중증 합병증도 드물고, 세계적으로 지카바이러스 감염자의 사망사례도 보고된 적 없다.

그러나 임신부가 감염되면 소두증 신생아를 출산할 가능성이 제기돼 주의해야 한다. 백신이 없기 때문에 지카바이러스 감염증을 피하려면 유행지역에서 모기에 노출되지 않아야 한다. 모기기피제를 쓰고, 긴소매와 긴바지 옷을 입어 노출을 최소화해야 한다. 잘 때는 모기장을 쓸 필요가 있다.

임신 중 유행 국가를 여행했다 돌아와 2주 이내에 발열과 발진 등 지카바이러스 의심 증상이 나타나면 의료기관을 방문해 진료를 받고, 해외 여행력을 의료진에 반드시 이야기해야 한다. 태아에게 미칠 영향을 확인하려면 산부인과에서 산전 진찰을 통해 모니터링해야 한다.

지카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충분히 휴식을 취하고, 수분을 보충해야 한다. 치료가 끝난 뒤 최소 1개월 간 헌혈해서는 안 된다. 각국에서 허가된 모기기피제는 임신부에게도 안전하고 효과적이나, 제품별로 사용법과 주의사항에 차이가 있어 확인 후 사용해야 한다.

    배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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