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류마티스 관절염, 조기 치료해야
극심한 통증 호소…민간요법으로 병 키울 수도
“아침마다 손가락 관절이 부어 주먹이 쥐어지지 않고, 단추조차 못 꿰요”
“극심한 고통에 자살 충동까지 느낍니다”
병원을 찾는 많은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들의 하소연이다.
소염진통제, 패치, 효능이 검증되지 않은 민간 요법 등에 의지하면서 병을 키워온
환자들은 극심한 관절 통증 및 고통을 호소하며, 조기에 발견하지 않은 것을 뒤늦게
후회하는 경우가 많다.
우리나라 인구의 약 1%가 앓고 있는 류마티스 관절염은 여성의 유병률이 남성보다
3배 정도 높고 실제 환자의 70-80%가 여성이다. 특히, 여성 류마티스 환자 3명 중
1명이 30-40대 여성으로 ‘대표적인 젊은 여성 질환’이라 할 수 있다.
류마티스 관절염의 원인은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으나, 자가면역체계에 이상이
생겨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바이러스나 세균 등이 인체에 침투했을 때 방어
역할을 해야 할 면역계가 세균 등을 공격하지 않고 자신의 몸을 공격하는 것을 자가면역질환이라
한다.
류마티스 관절염은 손가락 관절이 붓고 구부러지지 않는 등의 초기 증상으로 시작되는
경우가 많은데, 많은 여성들이 이를 ‘단순한 가사 후유증’으로 치부하거나 ‘시간이
지나면 괜찮겠거니’ 하고 질환을 방치하기가 쉽다. 실제 류마티스 환자 중 2명 중
1명은 관절 파괴 후 병원을 찾아 조기 치료를 더욱 어렵게 한다.
류마티스 관절염은 조기에 질환을 발견해 치료하지 않거나, 발병 후에도 효과가
검증되지 않은 민간 요법에 매달려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할 경우 발병 후 2년 이내
관절의 파괴와 변형이 시작되고, 심각할 경우 “관절 기능을 할 수 없게 되는” 무서운
질환이다. 제때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면 관절의 조직이 망가지고 외형적인 장애까지
유발 되어 평생을 고통 받으며 살아가야 하기 때문에 류마티스 관절염을 ‘관절의
암’ 이라고도 한다.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들이 느끼는 정신적 고통은 쉽게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2009 년 대한류마티스학회 조사 결과 류마티스 환자의 절반은 우울증을 경험한 적이
있으며, 심지어 환자 4명 중 1명은 자살 충동을 느낀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신적 고통만큼 환자들이 느끼는 사회적 압박도 커서 직장 중단 또는 구직의지 상실의
위험에 처한 여성 환자가 10명 중 3명 이상(33.8%)인 것으로 나타났다.
류마티스 관절염과 같이 오랫동안 질병에 시달려 온 만성 질환자일수록 ‘어떤
질환엔 무엇이 좋다’라고 하는 민간요법에 기대려는 마음이 강하다. 하지만 민간요법에
의지한 무분별한 자가치료는 증상을 악화시켜 치료를 어렵게 만들기도 한다. 류마티스
관절염의 조기 검진 및 적절한 치료가 절실한 이유이다.
현재 류마티스 관절염을 완치시킬 수 있는 약물은 없다. 따라서 류마티스 관절염의
치료의 목적은 가능한 조기에 질환을 발견하고 최선의 약물로 치료하여 병의 진행을
억제시키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류마티스 관절염의 치료는 약물 치료를 우선으로
하면서, 물리 치료 및 운동 요법을 병행하는 것이 기본이다. 수술적 치료 등은 상태가
심하게 악화된 경우 고려할 수 있다.
류마티스 관절염의 치료에 주로 쓰이는 약물은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 (NSAIDs),
항류마티스제제(DMARDs), 스테로이드제, 생물학적 제제 등이다.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제로 널리 사용되는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는 통증과 염증을 빠르게 감소시켜
주어 널리 사용되고 있지만, 장기 복용할 경우 속쓰림, 위출혈 등 위장관 부작용의
위험성이 있다.
항류마티스 제제는 관절염의 진행 과정을 억제하거나 완화시키기 위하여 사용하지만,
효과가 1-6개월이 지나야 나타나며 각 약제에 따른 독특한 부작용이 있고 효능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있다. 스테로이드 제제는 장기간 또는 많은 양을 사용하게
되면 약효가 저하될 수 있고, 고혈압, 백내장, 위궤양, 골다공증 등 심각한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최대한 사용을 자제해야 한다.
최근에는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를 위해 생물학적 제제 등 효과적인 치료제들이
개발되어 치료의 효과를 높이고 있다. 생물학적 제제는 류마티스 관절염의 발생과
관여하는 염증성 물질들을 차단하여 활막염과 골미란을 억제하는 목적으로 개발되었으며
대표적인 제품으로 휴미라, 엔브렐, 레미케이드 등이 있다.
류마티스 관절염은 초기에 발견하면 고혈압이나 당뇨병처럼 관리가 가능한 만성질환이다.
따라서 증상 초기의 적극적인 치료와 전문의의 상담 하에 약물 및 운동 등을 꾸준히
병행하는 것이 효과적인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의 기본이다.
* 이 글은 스폰서칼럼으로 코메디닷컴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박성환 (서울성모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 rapark@catholic.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