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바람이 불면 뇌도 바람맞는다“
겨울철 중풍 주의보
서양의학의 뇌졸중(腦卒中)에 해당하는 중풍(中風). 중(中)은 적중한다, 풍(風)은
바람이라는 뜻이므로 ‘바람에 적중되었다’ ‘바람에 맞았다’ 또는 ‘바람 맞았다’로
표현할 수 있다. 바람은 우리가 일상생활의 경험에 비추어 볼 때 갑자기 몰아치기도
하다가 곧 잠잠해지기도 하고 다양하게 변화하는 성질을 갖고 있다. 요즘처럼 찬바람이
몰아칠 때 뇌도 바람을 맞기가 쉬워진다.
중풍의 증상은 전조증, 중풍 초기증상, 합병증, 후유증으로 구분된다. 전조증상은
△팔다리에 힘이 빠지거나 △자주 저리거나 △말을 하는데 알아듣기가 어렵고 △음식물을
삼키기가 힘들며 △사래가 잘 걸리거나 △입이 삐뚤어지는 등 다양하다. 평소에 가볍게
지나칠 수 있기 때문에 무엇보다도 정기적인 예방검진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발병초기 증상으로는 운동장애(반신불수‧편마비‧사지마비‧가볍게 힘이 없는 경우
등), 감각장애(저리고‧ 시리고‧ 아프고‧ 차가운 느낌을 많이 받고, 감각을 전혀 느끼지
못한 경우 등), 두통(머리가 맑지 못한 경우 포함), 반복적으로 구토, 언어장애(말을
하는데 둔하고, 생각하는 것을 바로 전하기 어렵고, 말을 전혀 구사하지 못하는 경우
등), 어지럼증, 구안와사(얼굴의 마비), 시야결손(복시), 삼키기 장애, 의식장애,
치매, 대소변 장애 등이 있다. 합병증은 욕창, 폐렴, 요로감염 또는 위장관 출혈
등이 있다.
중풍은 초기의 적극적인 치료만이 증상이 더 악화되는 것을 방지하고 합병증과
후유증을 줄일 수 있다. 언어장애, 반신마비, 인격장애, 대소변장애, 지능장애, 감각장애
등 후유증이 오면 돌이키기가 힘들 수 있다.
중풍이 의심되면 즉시 환자를 병원으로 옮겨서 치료를 받도록 해야 한다. 대부분의
중풍은 초기 약 1주일 증상이 심해지는 ‘급성기’가 나타나는데, 치료가 이르면
이를수록 위험인자를 없애고 합병증을 줄이며 병의 악화를 막는 데 그만큼 도움이
된다. 뇌 손상의 부위가 크거나 뇌간 등 중요부위에 병변이 있으면 환자의 호흡상태가
이상하거나 잘 못 쉬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경우에는 기관삽관술로 환자의 호흡을
안정되게 도와주어야 하며, 가래를 제거하여 호흡이 원활하도록 하여야 한다.
한방에서 중풍은 약물요법, 침구요법과 물리치료, 도인기공치료, 수술치료 등
종합적인 접근법으로 치료하고 있다. 약물요법으로 가장 중요한 치료법이 순기‧조기(順氣‧調氣)다.
정확한 체질을 판별함으로써 빠른 시간 내에 기의 소통을 원활하게 해주는 것이다.
침구요법이란 침과 뜸을 이용한 각종 치료법으로 특히 침치료는 약물요법보다 간단하고
빨리 시술할 수 있으며 효과도 우수한 치료방법이다. 중풍초기에 의식이 없을 때,
혈압이 올라갔을 때, 뇌혈관에 순환이 안 될 경우에는 침치료가 상당한 효과를 나타낸다.
뜸치료는 뜸의 열작용과 뜸에서 나오는 화학물질의 작용이 결합하여 효과를 나타내는
치료방법으로 대개 초기의 응급한 상황보다는 안정기에 이르렀을 때 시행한다. 운동마비의
개선에 상당한 도움이 되며 특히 노인들과 허약한 환자들에게는 각종 증상의 개선도
가져올 수 있다.
급성기를 지나고 안정기에 있는 환자에게는 운동치료, 작업치료, 언어치료 등
물리치료를 시행한다. 특히 환자의 상태, 병소의 크기, 운동의 정도를 파악한 후에
의사의 지시에 따라 단계적으로 물리치료를 시행하는 것이 좋다. 도인기공요법은
호흡과 운동을 동시에 시행함으로써 기를 조절하고 정신을 안정시키면서도 맑게 하며,
몸을 단련하여 심신의 균형과 조화를 통해 생명력을 높이는 치료방법이다. 수술요법은
한방이 아니라 서양의학에서 시행하는데 내과적인 치료보다 외과적인 치료가 더 우선적이고
효과적이라고 판단되었을 때 의뢰한다. 전체적으로 중풍초기에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한방차는 일반적으로 피의 흐름을 원활하게 하고, 혈중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성인병 예방에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차를 약으로 생각하기보다는
기호품처럼 즐길 줄 알아야만 궁극적으로는 약효도 볼 수 있는 것이므로 여유를 가지고
차를 가까이 하는 습관을 가지면 좋다. 잎차들은 끓는 물에 우려내는 식으로 차를
마시고, 열매나 씨앗, 껍질, 줄기 등을 차로 만들 때에는 30분~1시간 달여 마시는
것이 좋다. 대표적인 차로는 구기자차, 갈근차(칡차), 오미자차, 생강차, 결명자차,
뽕나무가지(상지)차, 두충차 등이 있다.
구미 선진국에서는 뇌졸중에 의한 불구나 사망률이 과거에 비하여 줄어 들고 있는데,
이것은 의학적 성과보다는 예방에 의한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평소 정기적인 진료,
규칙적인 생활과 식사습관, 적절한 운동, 체중조절, 무절제한 기호식품(흡연, 음주,
커피 등)이나 과도한 성생활 같은 무리한 생활습관을 피하고, 중풍의 선행질환(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등)을 잘 관리하고, 심장질환(심장판막증, 심근경색증, 부정맥
등)은 지속적인 관리를 한다. 정신적인 안정과 휴식을 취하고, 급격한 환경이나 기온
변화에 조심하는 것이다.
중풍은 발병했을 때보다 발병 전 예방이 더 중요하다. 평소 불규칙한 생활습관이
질병을 유발시키는 원인이 된다는 것은 이미 알고 있은 사실이다. 이런 불규칙한
생활습관에서 벗어나 좋은 습관을 바르게 실천하는 것만이 중풍예방의 지름길이다.
경희동서신의학병원 중풍뇌질환센터
한방내과 고창남 교수
kcn202@kh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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