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과 오렌지 속 풍부한 ‘이것’ …폭력성 확 낮춘다?

美정부의 엽산 강화 의무화 조치와 맞물려…폭력범죄 30%나 줄어

엽산은 오렌지 주스, 콩, 잎채소 등에 들어 있다. 엽산이 폭력 범죄율 감소와 관련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엽산(비타민B6)은 콩, 잎채소, 오렌지 주스 등에 많이 들어 있는 영양소다. 임산부에게 충분히 섭취하도록 권장되는 성분이다. 아기의 건강한 두뇌 발달에 도움이 된다는 이유에서다.

음식 속 엽산 성분이 범죄율을 낮추는 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흥미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 호주 웨스턴오스트레일리아대 의대 등 국제 연구팀은 미국 연방수사국(FBI) 범죄 통계와 미국 정부의 식생활 정책 등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팀이 인용한 FBI 범죄 통계를 보면 미국의 폭력 범죄는 1991년 약 110만건으로 정점을 찍었으나 2014년에는 약 45만 건으로 크게 줄어들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미국의 1991~2001년 폭력 범죄 건수가 30% 감소한 것은 미국 정부가 쌀, 빵, 파스타, 시리얼 등에 엽산을 강화하도록 의무화한 조치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같은 기간 미국인의 혈중 엽산 수치가 높아진 것으로 국가 데이터 분석에서 드러났다.

연구의 공동 제1 저자인 캘리포니아주립대 스티븐 J. 쇤탈러 교수(형사법)은 “엽산은 행복 호르몬 중 하나인 세로토닌을 합성하는 데 주요한 역할을 한다. 미국인의 혈중 엽산 농도가 해당 기간에 부쩍 높아진 현상이 폭력 범죄 감소와 관련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엽산이 범죄율을 낮추는 데 전적으로 이바지했다는 것을 뜻하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에 의하면 1990년대에는 경제 상황, 법 집행 관행의 변화, 마약 관련 법률 등 여러 가지 요인이 범죄율 개선에 기여했을 가능성이 있다. 폭력 범죄는 각종 환경적, 사회경제적 요인의 큰 영향을 받는다.

엽산이 범죄율과 확실히 연관돼 있다고 100% 단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다른 연구 결과(2023년)를 보면 엽산은 우울증을 누그러뜨리는 데 도움이 된다. 엽산은 우울증 환자의 약물 치료에 강력한 보조 치료제가 될 수 있다. 연구팀은 “우울증 환자는 생활방식, 약물, 유전적 요인 등의 영향을 받으며 혈중 엽산 수치가 낮은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많은 산부인과 의사는 임신한 여성에게 엽산을 충분히 섭취하도록 강력히 권장한다. 종전 연구에 따르면 엽산 성분은 태아 발달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척추이분증 등 심각한 선천성 결함을 예방하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임신하지 않은 보통 사람에게도 하루 400마이크로그램(mcg)의 엽산이 필요하다. 이는 인과관계를 입증한 연구가 아니라 관찰 연구 결과다. 연구에는 미국 메릴랜드대 의대, 노바건강연구소 등도 참여했다.

이 연구 결과(Homicide or Happiness: Did Folate Fortification and Public Health Campaigns Influence Homicide Rates and the Great American Crime Decline?)는 국제학술지 ≪영양소(Nutrients)≫에 실렸다.

    김영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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