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FDA 허가증 받을 5개 혁신신약은?

CAR-T·유전자치료제 등 승인 앞둬

[사진 = 게티이미지뱅크]

블록버스터급 매출이 예상되는 혁신신약 5종이 올해 2분기 글로벌 허가를 앞두고 있다. ‘원샷’ 치료제로 불리는 항암 신약 CAR-T(키메릭항원수용체-T)를 필두로, 소아와 고령층에 치명적 감염병인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백신, 혈액암 신약, 혈우병 유전자 치료제 등이 모두 4월에서 6월 사이에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기다리는 상황이다.

또한 단일 품목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연간 14조 원 이상의 매출 실적을 올리는 아토피 치료제 ‘듀피젠트’의 추가 적응증 확대에도 이목이 집중된다.

먼저 글로벌 헬스케어 기업 존슨앤드존슨(J&J)와 레전드 바이오텍이 개발한 CAR-T 신약 ‘카빅티’가 다발골수종 적응증을 놓고 이달 5일(현지시각) FDA 허가가 결정된다.

현재 세포치료제 시장을 주도하는 CAR-T는 환자의 면역 T세포를 추출한 뒤 본격적인 치료가 이뤄진다. 세포 표면에 암세포를 항원으로 인식하게 하는 특이적 키메릭 항원 수용체(CAR)를 발현시키고, 다시 환자에게 주입해 암세포를 공격하게 만드는 원리다. 암세포 사멸을 위해 외부 물질이 아닌, 체내 면역세포를 이용한다는 점에서 암 치료제의 가장 진화한 형태로 평가를 받았다.

카빅티가 다발골수종에 승인을 받게 되면 BMS의 CAR-T 치료제 ‘아베크마’의 직접 경쟁 약물로 등극한다. 이미 유럽 지역에서는 생존율을 획기적으로 개선한 임상데이터를 근거로 아베크마와 카빅티 모두 조기 사용을 승인 받았다.

다만, 미국 FDA가 CAR-T 치료제의 안전성 문제를 지적하는 상황이라 허가에 부정적인 의견도 나온다. 올해 3월 열린 FDA 자문위원회 논의에선 아베크마와 카빅티 임상자료를 검토한 뒤 임상시험 초기에 사망 위험이 증가하는 이슈를 지적했다. 이러한 문제가 실제 임상 현장에선 자주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는 데 의견이 모아졌지만, 최종 허가 과정에 넘어야 할 허들로 보인다.

모더나는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상황이 종료하면서 매출에 큰 타격을 받았다. 대유행 종식 후 백신 품목들이 정부 구매 방식에서 개별 판매로 전환되면서 지난해 매출이 급격히 감소한 것이다. 코로나 백신과 치료제 ‘팍스로비드’ 판매로 특수를 누린 화이자 역시 매출 하락 여파로 대규모 구조조정을 진행 중인 상황이다.

모더나는 최근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백신 시장 진출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RSV 백신 시장에는 GSK의 ‘아렉스비’와 화이자의 ‘아브리스보’가 작년 5월과 6월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았으며, 뒤이어 사노피와 아스트라제네카가 공동개발한 영아 대상 항체 약품인 ‘베이포투스’도 허가를 획득했다. 모더나도 오는 5월 12일 고령자를 겨냥한 RSV 예방 백신(개발코드명 mRNA-1345)의 허가를 기다리는 상황이다.

모더나는 시장 후발주자로서 mRNA-1345 백신의 경쟁력이 크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 백신은 사전충전(프리필드)된 1회 접종 백신으로, 편의성과 함께 강력한 효과를 가졌다는 의견이다. 실제로 임상 3상 결과 이 백신은 고령층을 대상으로 84%의 높은 예방효과를 보고했다. 더욱이 화이자와 GSK의 RSV 백신들에서 신경계 부작용인 길랑-바레 증후군(GBS)이 문제로 지적되는 가운데, 모더나의 백신은 3상 결과 동일한 문제가 보고되지 않았다.

이어 제론(Geron)이 개발한 골수질환 치료제 ‘이메텔스타트’도 오는 6월 16일 허가 심사가 예정됐다. 제론은 34년 전 줄기세포 연구를 위해 설립된 바이오기업이다. 이메텔스타트는 20년 가까이 임상평가가 진행된 혈액암 신약으로 골수형성이상증후군 3상 임상에 성공했다.

제론은 우선 저위험 환자들을 대상으로 허가를 받은 후 처방 환자를 늘려간다는 목표를 세웠다. 회사는 연간 최대 매출을 20억 달러 수준으로 예상했으며, 글로벌 기업과의 인수 거래보다는 자체적 판매 라인을 구축할 계획이다. 이메텔스타트의 원료의약품(API) 공급에는 국내 CDMO(위탁개발생산) 전문 기업 에스티팜이 참여한다. 따라서 이메텔스타트가 오는 6월 이후 승인받을 경우, CDMO 상업용 매출 실적 600억 원이 늦어도 4분기쯤엔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노피의 아토피 치료제 ‘듀피젠트’도 적응증 확대를 고대하고 있다. 이미 아토피피부염을 비롯한 천식 및 습진, 기타 염증성 질환에 승인을 받고 작년에만 110억 달러(약 14조8200억원) 이상의 글로벌 매출 실적을 기록했다. 듀피젠트는 호흡기계 대표적 만성질환인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적응증을 놓고 오는 6월 27일 허가 결정이 내려진다.

이번 허가를 받게 되면 듀피젠트는 중등도 이상의 COPD 환자 중 2형 염증이 있는 환자에 최초의 생물학적제제가 될 예정이다. 1900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후기 임상 결과 듀피젠트 치료를 받은 환자에서는 COPD 발작 발생률을 3분의 1까지 낮추는 것으로 확인됐다. 시장 분석가들은 듀피젠트가 이번 적응증 확대를 통해 연간 수십억 달러의 추가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밖에도 화이자가 신청한 B형 혈우병 유전자 치료제도 오는 2분기 중으로 허가가 결정된다. 이 약물은 후기 임상에서 환자의 출혈률을 낮추고, 정기적인 수혈의 필요성을 줄였다. 또한 한 번의 약물 주입으로 효과가 지속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치료제 승인이 결정된다고 해도 미래는 불투명하다. 경쟁사인 CSL 베링과 유니큐어의 동일한 유전자 치료제가 2022년 11월 먼저 허가를 받았지만, 실제 사용 환자수는 미미한 상황이다.

    원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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