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검사로 치매 조기 진단 지표 될 4개 단백질 찾아”

정식 진단 15년 전 90% 확률로 치매 발병 예측 가능

혈액 검사를 통해 치매 징후를 보여주는 생체지표가 될 4가지 혈장 단백질이 발견됐다.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치매 진단 10여 년 전 그 발병 위험을 조기 진단할 수 있는 혈액검사 기법이 한 걸음 더 가까워졌다. 혈액 검사를 통해 그 징후를 보여주는 생체지표가 될 4가지 혈장 단백질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12일(현지시간) 《네이처 노화(Nature Aging)》에 발표된 중국 푸단대 연구진의 논문을 토대로 영국 가디언이 보도한 내용이다.

연구진은 영국 바이오뱅크에 등록된 치매에 걸리지 않은 5만2645명 성인의 혈액 샘플을 2006년~2010년 채취해 냉동 보관하다가 치매환자가 발병한 10~15년 뒤 혈액과 비교 분석했다. 전체 참가자 중 치매에 걸린 사람은 1417명이었다.

연구진은 인공지능(AI)을 사용해 거의 1500개의 혈장 단백질과 치매 발병 사이의 연관 관계를 조사했다. 그 결과 4가지 혈장 단백질이 전체 치매 환자, 특히 알츠하이머병이나 혈관성 치매 환자에게서 특이한 수준으로 존재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4개의 혈장 단백질은 신경교섬유질산성단백질(GFAP)과 미세신경섬유경쇄(NEFL), 성장분화인자15(GDF15), 잠재 형질전환 성장인자 베타결합 단백질2(LTBP2)이다. 이들 단백질의 수치가 높을수록 질병의 징후가 뚜렷했다.

GFAP는 뇌의 신경교세포의 일종인 별모양의 성상세포에 의해 과잉 생산될 경우 알츠하이머병을 유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알츠하이머병의 생체지표로 주목받아 왔다. GFAP가 높아진 사람은 낮은 사람보다 치매에 걸릴 가능성이 두 배 이상 높았다.

NEFL은 신경섬유 손상과 관련 있는 혈장단백질이다. 뇌혈관 손상이 발생할 경우 정상수치 이상이 발견된다. GDF15는 뇌혈관 손상 후에 정상수치보다 많이 분비되는 호르몬이다. 특히 GFAP와 LTBP2는 치매 예측 특이성이 매우 높았고 치매 진단받기 최소 10년 전에 변화가 발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진은 이들 단백질 프로파일을 나이, 성별, 교육 및 유전적 민감성 같은 기존의 위험 요소와 결합할 경우 치매 진단 15년 전 약 90% 확률로 조기 진단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이를 상용화하기 위해 현재 수십 만 원에 달하는 검사비용을 낮추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최근 혈액검사를 통해 알츠하이머병의 조기 진단 가능성을 보여준 여러 연구가 있었으나 상용화된 경우는 아직 없다.

치매 환자는 전 세계적으로 현재 5500만 명 이상이 될 것으로 추정되며 2030년에 그 숫자가 780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전체 치매의 약 70%는 알츠하이머병에 의해 발생하며, 혈관성 치매는 혈관 손상으로 인해 발생하는 경우가 20%에 이른다.

다음 링크(https://www.sciencedirect.com/science/article/abs/pii/S0002916524000017)에서 해당 논문을 확인할 수 있다.

    한건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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